"술 끊고 휴대폰 3대 바꿨다" 로또 1등 당첨자의 놀라운 자제력

최근 한 예능 프로에 실제 로또 1등 당첨자가 출연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27살 나이에 로또 1등에 당첨되어 17억 원의 당첨금 중 실수령 약 11억 8천만 원을 받았다고 고백한 민석 씨가 그 주인공인데요.

지난 2018년 민석 씨는 회사 동료들과 함께 점심 식사 후 재미로 구입한 로또 복권에서 1등에 당첨되었습니다. 큰 기대 없이 산 로또가 1등에 당첨되면서 순식간에 12억 원 가까운 거금이 생긴 민석 씨는 당첨금을 다소 계획 없이 사용했는데요. 먼저 복권을 함께 구입하면서 "1등 당첨되면 1억씩 주자"라고 농담을 섞어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직장동료에게 1억, 직장 사장님께 2억 원을 나눠주었습니다.

이후 부모님의 전세보증금과 본인의 전세보증금, 학자금 대축 등에 목돈을 사용한 민석 씨는 외제차를 구매하거나 해외여행을 다니는 등에도 큰돈을 썼습니다. 초밥을 먹고 싶으면 당일치기로 일본에 가서 점심 식사를 하고 저녁에 귀국하는 플렉스를 즐겼죠. 당시에 대해 민석 씨는 "경제관념이 부족한 27살 어린 나이였다"면서 1등 당첨 후 1년여 만에 12억 원 가까운 실수령액 중 상당 부분을 지출했다고 고백했는데요. 이후 2019년 11월에 마지막 남은 4~5억 원으로 카페 창업을 시작했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그마저도 사정이 어려워졌다고.

30대에 접어든 민석 씨는 당첨금을 받기 전에 하던 사진작가로서의 일을 다시 시작하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당첨 직후 '아무리 열심히 해도 17억이라는 돈을 벌 수 있을까'에 대한 허무함 때문에 퇴사했다는 민석 씨가 로또 1등 당첨 3년 만에 당첨금을 모두 써버리고 결국 다시 일상으로 복귀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죠. 민석 씨의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고 집을 샀어야 한다", "경제관념이 너무 없었다", "직장동료에게 왜 돈을 주느냐"라고 안타까워했는데요.

언론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복권 당첨자들의 근황은 주로 민석 씨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더 극단적이고 나쁜 상황도 많습니다. 당첨금을 두고 가족 간 싸움이 나거나 도박이나 사치에 빠지는 경우도 많죠. 그렇다면 모든 복권 당첨자들이 불행한 결말을 맞이하는 것일까?

사실 복권 1등에 당첨되고도 평온하게 살아가는 당첨자들은 일상에 큰 변화가 없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나 언론의 주목을 받을 일이 없습니다. 당첨 전과 다름없이 생활하기 때문에 티가 나지 않는 것이죠. 실제로 지난 2011년 로또 422회에서 1등에 당첨된 사업가 A씨는 22억 원이 넘는 당첨금에도 일상에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심지어 가족에게도 당첨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A씨는 "1등 당첨자들 뉴스 보면 다 1년도 못 가서 패가망신하고 길거리에 나앉고 하는데 만약에 내가 잘못됐을 때 그전의 생활을 할 수 있겠느냐"라는 생각으로 복권 당첨 사실에 대해 큰 자제력을 발휘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15억 원이 넘는 실수령액이 실제 통장에 찍힌 것을 보고 "온몸에 전기가 흐르듯이 벼락 맞은 기분이었다"면서도 주변에 알리지 않기 위해 3개월간 술도 마시지 않으면서 혹여 실언할 것까지 대비했죠.

앞서 사업을 시작하고 대출금이 늘어날 때쯤부터 복권에 도전해 왔다는 A씨는 매주 5~10만 원씩 복권을 샀습니다. 그리고 복권을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1등에 당첨되었는데, 주변에 알리거나 당첨금을 사용하지는 않지만 통장에 든 당첨금을 보고 "개인 비자금"으로 여기며 풍요로운 기분을 느낀다고. 아마 사업가로서 돈 문제로 힘든 일이 생겼을 때를 대비해서 개인적인 목돈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겠지요.

1등에 당첨된 이후 2등에도 한 번 당첨되고 3등에는 수차례 당첨 경험이 있다는 A씨는 꾸준히 복권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아마 A씨에게 복권은 단순히 돈과 행운 이상의 버팀목이 아닐까? 놀라운 것은 당첨 횟수가 늘수록 복권 구입비용 역시 늘릴 법 하지만 A씨는 처음 정한 대로 5~10만 원의 기준을 지키고 있는데요. 다만 가족에게도 알리지 않은 당첨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각종 투자, 기부 권유 등의 전화가 자주 오는 바람에 휴대전화를 3대나 바꿔야 했다고 하네요.

술을 끊고 휴대전화를 3대나 바꾸면서 복권 당첨 사실을 숨겨온 A씨는 "큰돈이 한 번에 들어오면 조금 냉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돈이라는 건 무조건 삶의 혜택을 준다. 그렇기 때문에 큰 금액을 분배해서 앞으로 이 돈을 까먹지 않고 잘 부풀려 나가야 한다"라고 극도의 자제력을 자랑했습니다. 또 복권으로 바라는 목표에 대해서도 '인생역전'이나 '조기은퇴'와는 거리가 멀게 "현상 유지를 잘하고 삶의 혜택을 받고 싶다"라며 보다 현실적인 목표를 내놓았는데요.

로또에 당첨되자마자 동료에게 3억을 주고 외제차도 뽑았다는 27살 당첨자와 가족에게도 당첨 사실을 숨기고 있다는 사업가의 선택, 여러분이 로또 1등에 당첨된다면 어떤 삶을 살고 싶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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