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흥행 열풍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징어게임은 현지시간 21~23일 미국 넷플릭스 TV쇼 부문 1위에 올라 국내 드라마로 넷플릭스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했는데요. 456명의 참가자를 그려낸 해당 드라마에는 이정재, 박해수, 허성태 등 연기 베테랑뿐만 아니라 수많은 신예들이 등장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인상 깊은 연기로 연일 이슈가 되고 있는 배우는 바로 '새벽이' 역을 맡은 정호연 배우. 탈북자 출신에 소매치기 생활을 했다는 쉽지 않은 인물 설정을 적절하게 소화하면서 시청자들 사이에 "저 배우 누구야?"라는 궁금증을 유발했죠.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도 당찬 존재감을 드러낸 정호연을 보고 많은 대부분 시청자들은 독립영화 몇 편쯤을 필모로 가지고 있는 신인배우쯤으로 예상했는데요. 놀랍게도 정호연은 데뷔 12년 차인데다 이번 작품이 첫 연기 도전입니다.
무려 17살에 데뷔해서 활동 12년 차가 되었다는 정호연의 전직(?)은 모델입니다. 어린 시절에는 수영을 잘해서 경기도 대회에서 2등 상을 4개나 탈 정도로 재능이 있었고 실제로 수영 선수의 꿈을 가지기도 했는데요.
중학생 무렵 워낙 큰 키 덕분에 주변에서 "모델 해봐라"라는 권유를 자주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모델을 해보겠다는 결심이 생겼다고. 어머니를 쏙 빼닮은 미모뿐만 아니라 남다른 포즈와 발랄하고 생기 넘치는 표정까지 사진 속 모습만 보아도 주변에서 모델 일을 권한 이유는 충분히 설명이 되는 듯합니다.
"모델이 되고 싶다"라고 선언한 정호연을 위해 아버지는 MBC 아카데미를 등록해 주었습니다. 이후 정호연은 17살에 처음 프리랜서 모델로 활동을 시작했고 18살에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 2'에 도전한 후 모델 에이전시에 들어가면서 본격 직업 모델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앞서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 2에서 순위권에 들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는 정호연은 2013년 도수코 시즌 4에 다시 도전해서 최종 3위를 차지하면서 톱모델의 반열에 올랐는데요. 어린 나이에 일을 시작했고 20대 초반에 이미 국내 모델계에서 정상의 자리에 오르면서 오히려 공허한 마음이 들었다는 정호연은 '현실도피'의 마음을 안고 무작정 뉴욕으로 떠났습니다.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 보다 힘든 환경에 자신을 내몰기 위해 해외 진출을 시도했다는 정호연은 뉴욕에서 의외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했습니다. 직업적 커리어로는 2016년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2017s/s 시즌 뉴욕 패션위크의 Rag&Bone 쇼로 핫데뷔를 한 후 샤넬, 루이비통, 보테가베네타의 런웨이에 오르면서 성공 가도를 달렸는데요.
반면 일하는 시간과 휴식 시간을 엄격하게 구분하는 뉴욕의 분위기에 따라 치열한 패션위크를 끝낸 후 완전한 개인 시간을 가지면서 릴랙스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어린 나이에 직업적으로 성공하면서 스스로 '일하는 기계 같다'라는 생각까지 했다는 정호연은 일하러 간 뉴욕에서 쉬는 법을 배우고 온 셈.
당시에 대해 정호연은 최근 진행한 더블유코리아와의 인터뷰를 통해 "휴일이면 집에서 혼자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고 사색하는 시간을 보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그 시간이 없었다면 아마 연기란 걸 못하지 않았을까 싶다. 외로움을 영화, 책으로 달랬고 거기서 느낀 것들을 연기로 표현하고 싶다는 욕구가 크게 들었다"라고 전했습니다.
덕분에 연기에 관심을 갖게 된 정호연은 패션위크가 진행되는 동안 해외에 머무는 대신 홀리데이 시즌에는 한국에 와서 연기수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1월 배우 전문 매니지먼트로 회사를 옮기면서 본격 연기 트레이닝에 나섰는데, 제대로 된 연기공부를 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2월에 '오징어게임'의 오디션에 참가하게 되었다고.
당시 뉴욕 패션위크 참가 차 뉴욕에 있던 정호연은 회사가 전달한 오징어게임의 대본 일부를 받은 후, 3일간 밤샘이 공부를 한 끝에 오디션 영상을 보냈고 한국에 돌아와 대면 오디션에 참가해서 최종 캐스팅되었습니다. 다만 첫 연기 도전을 하는 작품이 너무 대작이다 보니 부담감이 엄청날 수밖에 없었는데요.
걱정과 달리 쉽지 않은 캐릭터를 잘 소화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정호연은 "해외에서 모델 활동을 할 때 혼자 지내면서 느낀 외로움이 새벽이와 닮았다"라고 고백했습니다.
그 외 정호연의 연기 비결에는 연인 이동휘의 조언도 좋은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정호연은 지난 2016년 공개 열애를 시작한 후 6년째 사랑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남자친구 이동휘가 본업인 연기 대신 'MSG워너비'로 가수활동을 하는 동안 여자친구인 정호연이 본격 연기자로 데뷔한 것.
최근 정호연은 넷플릭스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맡고 싶은 역할을 묻는 질문에 "사랑에 빠진 여자를 연기하고 싶다"말했는데요. 연인 이동휘와 연기호흡을 맞추는 걸 기대한다면 너무 무리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