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인 홍진경의 유튜브 채널에 등장한 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이 인기 강사의 연봉을 공개해서 화제입니다. 해당 영상에서 홍진경은 메가스터디 건물의 주차장에서 마이바흐를 발견하고 손주은 회장의 차일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이에 대해 손 회장이 "제 차가 아니다. 아마 우리 스타강사 A 선생님 차인 것 같다"라고 말하면서 해당 강사의 연봉이 백억 대라는 소문에 대해서도 "그거보다 훨씬 많다"라고 답해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실제로 대형 입시학원 소속의 일명 '일타강사'들 중에는 100억 이상의 연봉을 자랑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수학 일타강사로 유명한 현우진 씨의 경우 2017년 국내 최고가 아파트 PH129의 펜트하우스에 입주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사회 일타강사 이지영 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2014년 이후 연봉이 100억 원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수험생은 물론 대중들에게 익숙한 스타강사 중 한 명으로 역사 과목의 이 선생님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역사 분야가 방송 콘텐츠로 주목받으면서 연예인들의 역사 선생님으로 유명해졌다는 주인공은 바로 역사 강사 이다지 씨입니다.
85년생인 이다지 씨는 이화여대 사학과에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입학할 정도의 수재입니다. 졸업 후 IBK 증권사에 입사했지만 본인의 원래 꿈인 교사가 되기 위해 입사 2년 만에 퇴사했는데요. 다만 이다지 씨가 졸업할 무렵 임용고시의 역사 과목 TO는 전국적으로 손꼽을 정도로 적었습니다.
앞서 고등학교 재학 시절에도 시험기간 사나흘 동안 머리를 감지 않을 정도로 열성적이었던 이다지 씨가 임용고시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을리는 없었지만 워낙 TO가 적은 역사 과목의 특성상 이다지 씨는 공립학교 교사가 되는 임용고시 시험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대신 사립재단인 인천하늘교육재단의 채용시험에 합격하면서 자율형 사립고 인천하늘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기 시작했지요.
이어 염광학원 재단의 염광중학교에서 근무한 이다지 씨는 정교사로 발령 난 후, 1정 연수를 통해 1급 정교사 자격증까지 취득했습니다. 그야말로 정규 교원으로서 고용안정이 보장되는 교직원이 된 것. 하지만 어쩐 일인지 이다지 씨는 2014년 학교를 퇴직했습니다.
많은 기간제 교사들이 꿈꾸는 정교사의 자격을 단 이다지 씨가 돌연 퇴사를 결심한 것은 우연히 시작한 EBS 강의 때문입니다. 모든 교사가 EBS에 출연하는 것은 아니지만 방송 출연이나 사교육 시장으로의 진출을 목표로 하지 않더라도 EBS에 강의를 나서는 교사들은 많습니다. 다만 이다지 씨는 카메라 앞에서 전혀 긴장하지 않고 완벽한 강의 실력을 선보인 덕분에 방송 직후 순식간에 EBS의 스타강사로 떠올랐는데요.
덕분에 학교 업무와 방송활동을 병행하기 부담스러웠던 이다지 씨는 과감하게 퇴사하고 EBS 강의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EBS에서 한국사와 세계사 강의를 진행하면서 수험생들 사이 아이돌급 스타가 된 이다지 씨는 각종 예능 프로에 출연하면서 대중들에게도 익숙한 역사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첫눈에 이다지 씨의 미모에 눈길을 빼앗긴 시청자들은 듣는 사람의 눈높이에 맞춰서 쉬우면서도 세심하게 전해주는 역사 이야기에 다시 한번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실제로 이다지 씨는 SKY대학 입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대학 합격에 가장 도움이 된 강사 1위'로 뽑힐 정도로 미모보다 실력을 인정받은 강사입니다. 특히 역사적 흐름을 이해하기 쉽도록 정리한 도표는 이다지 씨만의 강의 비법으로 꼽히지요.
수업점유율 높은 만큼 연봉 UP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강사계의 김태희'로 불리며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이다지 씨의 연봉은 여느 일타강사들에 비해 낮은 편입니다. 이에 대해 이다지 씨는 한 예능 프로에 출연해서 100억 계약금설을 부인하며 "국영수 선생님들 같은 경우에는 한 분 한 분의 매출이 중소기업 1년 매출 정도가 된다. 하지만 제가 가르치는 역사는 수능에서 선택과목이라 그 정도까지는 안된다"라고 해명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일타강사들의 월급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학생들이 학원이나 인강 사이트에 지불한 강의료를 강의 플랫폼과 나누는 정률제 방식을 사용하는데, 인강은 7:3으로 플랫폼이 많이 가져가고 현강은 6:4로 강사가 많이 가져가는 것이 보통입니다. 지난 2019년 메가스터디가 온라인 강의로 벌어들인 매출은 총 263억 3000만 원. 이중 79억 원이 강사들에게 돌아간 셈인데, 수업 점유율이 높은 강사일수록 많은 수익을 가져갔겠지요.
이외에 강사들은 대형 학원과 1~5년 주기로 계약할 때 받는 이적료가 수십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타강사 한 명이 한 해 입시 시장 전체를 좌우할 만큼 영향력이 크다 보니 스포츠 스타 못지않은 이적 전쟁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또 자체 제작한 교재 판매 수익 역시 천문학적인 매출액을 자랑합니다.
다만 이 모든 것은 수업 점유율에 비례하는 것. 이다지 씨가 언급한 대로 역사 과목은 선택과목이기 때문에 국영수와 같은 주요 과목에 비해 수강생이 적은 것이 당연한데요. 사탐 영역 중에서도 선택자 수가 가장 많은 생활과 윤리, 사회문화, 윤리와 사상을 가르치는 이지영 씨가 누적 수강생 300만 명을 넘어서며 연봉 100억 원 이상을 자랑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
100억 원 건물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다지 씨는 지난해 100억 원대의 건물주 대열에 올랐습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지하 1층~지상 7층 규모 건물을 113억 5000만 원에 매입했는데, 당시 50억 원의 현금을 동원한 사실을 알려져 놀라움을 안겼습니다.
또 현재 거주 중인 아파트 역시 럭셔리한 시설로 유명한 롯데 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인데, 최근 한 방송을 통해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지내는 일상을 공개하기도 했지요.
다만 럭셔리한 집의 분위기와 달리 방송을 통해 공개된 이다지 씨의 삶은 여유롭지만은 않았습니다. 새벽 4시 30분경 이른 아침을 시작한 이다지 씨는 하루 일과를 정리하고 인강 수강생들이 올린 질문에 답변을 다는 것으로 바쁜 일상을 열었습니다.
이후 자신의 연구실 겸 스튜디오로 출근한 이다지 씨는 자체 제작한 수험서의 개정본을 교정작업하고 본격 강의 준비에 나섰는데요. 평소 강의를 할 때 구체적인 스크립트를 짜놓고 대본대로 진행한다는 이다지 씨는 20분에 한 번씩 수강생들의 집중력을 다잡을 만한 농담과 공부 팁까지 미리 짜놓았습니다.
특히 영상 촬영을 한 날, 6월 모의고사가 진행되는 바람에 유난히 바빴다는 이다지 씨는 시험 직후 8시 20분경 공개된 시험지를 분석해서 9시 정각에 라이브로 총평을 내놓고 다음날 오전에 해당 시험에 대한 해설 풀이 강의까지 진행하면서 프로다운 프로의 저력을 선보였습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 이다지 씨는 "강의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푼다"면서 "학생들과 소통이 가능한 70대까지 강사로 일하고 싶다"라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과정보다 억대 연봉 등 결과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이 아쉽다는 점도 강조했는데요.
학생들의 공부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진심을 가지고 자신만의 무기를 늘 개발하며 10년째 최정상의 자리에 오른 선생님이라면, 100억 연봉을 자랑한다고 해도 누구도 비난할 수 없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