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료 1000원 내외, 분당 100원 내외의 이용료를 지불하면 누구나 이용 가능한 공유 킥보드는 혼잡한 도로 위에서 낭비하는 시간을 아낄 수 있는 꽤 똘똘한 수단입니다.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논란도 많았으나 다가오는 13일부터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헬멧 착용과 운전면허 소지가 필수화되면서 보다 안정적인 킥보드 문화가 정착되길 기대하는 바.
한편 공유 킥보드를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는 이들도 있는데요. 길거리에 세워진 킥보드를 수거해서 충전하고 반납하는 일만으로 수익을 얻는 방식입니다. 근무시간, 근무방식에 전혀 제약이 없다 보니 본업 이외 '투잡'으로 각광받고 있다는 킥보드 충전 알바는 실제 돈벌이가 될까요?
공유 전동 킥보드는 전기도 작동되길 때문에 방전된 킥보드를 수거해서 충전하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또 고장 나거나 파손된 전동 킥보드를 수거하는 일 역시 일손이 필요하지요. 대부분의 국내 공유 킥보드 업체들은 해당 업무를 외부 물류업체에 맡겨서 진행합니다. 반면 미국의 공유 킥보드 업체 '라임(LIME)'은 킥보드의 수거 및 충전 등 업무를 일반인에게 맡기고 '쥬서(Juicer)'라고 부르는데요. 현재 서울, 인천, 경기도, 부산, 대전, 대구, 울산 지역에서 운영 중인 라임코리아의 경우에도 쥬서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킥보드 수거 알바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쥬서로 신청해야 합니다. 승인기간은 신청 후 한 달 내외로 알려져 있는데요. 승인이 완료되고 나면 온라인을 통해 교육을 이수한 후, 기존 쥬서 앱을 픽업 모드로 전환해서 픽업 임무를 찾아 일을 시작하면 됩니다. 앱의 지도상 표시된 빨간핀은 고장 난 킥보드를 물류창고로 가져가는 회수임무, 초록핀은 충전해서 반환하는 충전임무, 주황핀은 배치 혹은 재비치임무입니다.
회수업무와 재배치 임무는 물류창고 방문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해당 지역이 동선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에는 알맞지 않으며 주로 쥬서들의 돈벌이는 충전임무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앱상 초록핀으로 표시된 곳에 있는 킥보드를 확인한 후 예약 기능을 활용해서 다른 쥬서라 킥보드를 회수하지 못하도록 찜한 후에 30분 이내 킥보드를 찾아 회수하면 되는데, 킥보드가 있는 인근에 가서는 링 기능을 활용해서 킥보드 위치를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고 킥보드를 찾으면 QR코드를 스캔해서 수거를 인증하면 됩니다.
킥보드가 10~15kg 정도 무게이기 때문에 15% 이하로 충전된 킥보드를 수거할 경우 킥보드 작동 자체가 되지 않아서 들고 이동하려면 체력소모가 상당합니다. 때문에 차량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승용차의 트렁크도 실리지만 많은 킥보드를 한 번에 수거하기 위해서는 SUV차량이나 트럭 등을 활용하면 좋겠지요. 물류업이나 운송업 등을 본업으로 삼은 이들이 쥬서활동을 부업으로 선호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
수거한 킥보드는 자택 등 자신의 공간에서 충전하면 됩니다. 전용 충전기는 '라임코리아' 측에서 1~2주에 한 번씩 진행하는 무료배포 행사를 활용하거나 3만 원에 사비로 구매할 수 있는데, 충전을 위한 전기 사용료는 완충 시 200원 이내, 시간은 2~4시간입니다.
80% 이상 충전되면 정해진 앱을 통해 정해진 반납 장소를 확인한 후 반납하면 됩니다. 반납 후 사진을 찍어 인증하면 수익을 바로 확인할 수 있으며 며칠 내로(주로 해당주의 일요일 오전) 입금되는 방식인데요. 가격 책정은 배터리 잔량과 수거 난이도 등을 고려해서 차등 지급됩니다. 배터리 잔량이 0%에 가까울수록 킥보드 위치가 수거하기 어려운 지역에 있을수록 단가가 높은 것.
실제로 지난 2월 MBC '생방송 오늘아침'을 통해 소개된 쥬서들의 경우에도 일하는 방식에 따라 수익이 천차만별이었습니다. 대학생 장희찬 씨는 주로 저녁시간에 자차를 활용해서 충전임무를 하고 대당 5천 원 정도되는 높은 단가의 킥보드 위주로 임무를 진행해서 월 300만 원의 수익을 낸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자영업자인 김수진 씨는 강아지와 산책을 할 때 등 하고 싶은 때만 충전임무를 하는데. 자신의 본업과 동선 등에 방해받지 않고 일을 하면서도 월 40~50만 원 정도 수익을 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과일 판매업을 하면서 1년 전 킥보드 충전 알바에 대해 알게 되었다는 두 청년은 청과물 장사에 사용하는 트럭을 활용해서 충전임무를 하는데, 1년간 피크타임과 킥보드 회수가 용이한 지역 등 노하우를 쌓아서 달인의 경지에 올랐다고. 덕분에 하루 평균 50~60대 킥보드를 수거한 그들은 알바로만 월 200~300만 원의 부수입을 얻게 되었습니다.
카카오TV '빨대퀸'에 등장한 쥬서 A씨 역시 본업인 유통업 외에 부업으로 하루 5대 정도 킥보드 수거를 했습니다. 본인의 트럭을 활용해서 본업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소소하게' 일하고 있다는 A씨는 지난 2월 한 달간 160대의 킥보드를 수거해서 562,919원의 수익을 냈고 지난 3개월간 총 1,512,540원의 수익을 인증했습니다.
이어서 A씨는 "많이 하시는 분들은 하루 100대씩 한다"면서 "한 달 1000만 원 수익도 가능하다"라고 말했는데요. 일하는 만큼 벌 수 있다는 점이 해당 알바의 최대 장점이라고. 또 운동과 다이어트를 병행한다고 생각하면 더 만족스럽다는 의견도 전했습니다.
A씨에게 쥬서활동에 대한 추천을 받은 개그우먼 홍현희는 직접 개그맨 후배들과 함께 충전임무 체험에 나섰습니다. 다만 처음 하는 일에 익숙지 않은 홍현희는 앱상 지도를 잘못 보거나 어렵게 위치를 찾아왔으나 이미 다른 쥬서가 킥보드를 선점하여 회수하는 바람에 놓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예약과 링 기능을 활용해서 2시간 만에 첫 킥보드를 회수하는데 성공한 홍현희는 총 4개를 회수해서 11.320원의 수익을 냈습니다. 다만 제작진이 따로 제공한 충전기 구입비와 후배의 자동차로 수거 및 이동한 기름값 등을 투자비용을 계산하면 실제 순수익은 마이너스인 셈인데요.
충전기 구입비를 제외한 비용의 경우에는 동선을 줄이고 단가 높은 킥보드를 빠르게 선점하는 등 노하우가 쌓이는 만큼 아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무엇보다 반납 장소와 반납 시간도 정해져 있어서 시간이 지날 경우 정해진 단가의 일부만 받기 때문에 초보자일수록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때문에 쥬서 활동을 해본 이들이라면 "월 1000만 원 가능", "누구나 가능"이라는 홍보성 문구만 보고 뛰어들 정도로 만만한 알바는 아니라는 것이 공통적인 충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