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우선 분양권 날렸다" 용인에 아파트 사고 후회했다는 메달리스트

어떤 분야에서든 세계 3위 안에 드는 수준이라면 먹고 살 걱정은 안 해야 되지 않을까? 다소 거칠고 단편적인 해석이긴 하지만 전 세계를 무대로 경쟁하고 그만한 성과를 냈다면 그 노력을 인정해 주고 싶은 마음인데요. 올림픽 메달리스트에게 지급되는 연금 역시 이러한 의미에서 대다수 국민들이 인정해 주는 것이겠지요.

다만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었다고 해서 평생 먹고 살 걱정이 없을 수준의 연금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때문에 메달리스트를 포함한 국가대표 출신 운동선수들은 직업적으로 짧은 수명을 극복하고 스스로 제2의 인생을 꾸려나가야 하는데요. 10여 년 전 온 국민의 응원과 위로를 동시에 받은 메달리스트가 최근 겪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을 솔직하게 털어놓아 화제입니다.

 

억울한 동메달리스트, 연금은 60만 원

 

2012 런던올림픽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편파판정으로 전 국민의 위로를 받은 주인공은 유도선수 조준호입니다. 당시 조준호는 남자 유도 66kg 이하급 8강전에서 일본 선수를 상대로 연장 접전 끝에 판정승을 거뒀지만, 심판의 판정 번복으로 4강 진출에 실패하는 좌절을 겪었습니다. 이후 패자부활전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하며 '금메달보다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건 주인공이기도 하지요.

2012 런던올림픽

당시에 대해 "서울대에 붙었다가 떨어진 심경"이라고 표현한 조준호는 누구나 인정하는 금메달 실력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동메달을 획득했고 연금 역시 그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받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메달 연금'으로 표현하는 돈의 정식 명칭은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지급하는 '경기력 향상 연구 연금'인데요. 국제 대회에서 입상한 선수의 성적을 점수로 환산해 기준에 맞춰 지급하는데, 선수들은 평가점수 20점 이상부터 연금을 받게 됩니다. 아시안게임은 금메달 10점, 은메달 2점, 동메달 1점이며, 올림픽은 금메달 90점, 은메달 70점, 동메달 40점.

 

합산 점수 20점부터 10만 원씩 지급되기 시작해서 누적 평가점수 110점이면 연금 상한액 100만 원을 모두 채우게 되는데, 올림픽 금메달은 금메달 1개만으로 평가점수가 90점이어도 월 100만 원을 지급합니다. 또 평가점수 110점을 초과한 선수가 추가 메달을 받을 경우에는 '일시장려금'으로 보상하는데, 다달이 받는 100만 원의 연금과 별개로 대회 종료 직후 금메달 500만 원, 은/동메달 150만 원으로 계산해서 지급합니다.

 

이와 같은 계산법을 바탕으로 조준호는 런던올림픽 당시 획득한 동메달 점수 40점을 비롯해 평가점수를 쌓은 덕분에 매달 60만 원의 연금을 받고 있습니다.

 

보안업체 투잡까지 뛴다

연금수령액 60만 원만으로 생활하기란 불가능한 일. 지난 2017년 조준호는 한 예능 프로를 통해 체육관을 운영 중인 근황을 공개했습니다. 당시 조준호는 체육관 내에 텐트를 설치해서 숙식을 해결하며 체육관 운영에 열성을 다하는 모습이었는데요.

 

기상하자마자 체육관을 청소하고 참관실 유리창까지 직접 닦으면서 정성을 다했고 직접 코치로 나서서 지도자로서 역할까지 해냈습니다. 당시 방송에서 조준호는 "자영업자의 삶이 많이 힘들더라. 예전에는 국가의 아들로서 운동만 하면 됐는데, 사회에 나와보니 전쟁터였다. 먹고살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자영업자로 변신한 삶의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인문학 공부를 통해서 국가대표 출신으로서의 부담감과 어려움을 극복한다고 밝힌 조준호는 이후 유도 지도자로서 길에 집중하면서 체육관 운영은 쌍둥이 동생인 조준현에게 맡겼습니다. 조준현 역시 유도선수 출신인데 형의 체육관 사업을 돕다가 운영권 자체를 물려받으면서 사업가로 변신한 것. 다만 코로나 이후 매출이 절반으로 급감하면서 조준현은 현재 체육관 사업 외에 다른 곳에서 보안요원으로 투잡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 우선 분양권 날려버린 메달리스트

 

유튜브채널_싸움의벽

2019년 경기도 양평군청 유도팀 코치를 거쳐 지난해 11월 한국국제대학교 유도부 초대 감독으로 영입된 조준호는 최근 한 예능 프로에 출연해 실직한 근황을 전했습니다. "코로나19로 실직해서 장동민을 찾아갔다"면서 유튜버로 변신한 계기를 설명했는데, "동민이 형이 더 자극적인 걸 원한다"라고 난감한 심경도 털어놓았지요.

 

 

 

 

 

이날 방송에서 조준호는 용인의 한 아파트를 매입한 사실도 밝혔습니다.  “부모님이 쌍둥이 동생하고 분양을 받아서 사려고 했는데 집 두 개를 살 돈이 없어서 제 명의로 집을 샀다”면서  "온 가족이 모여서 바비큐 파티를 하자고 테라스동을 선택했다"라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는데요. 다만 바비큐 파티의 즐거움을 만끽하기도 전에 조준호는 아파트 매입을 후회했습니다.

MBC 라디오스타

아파트를 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선배들을 만난 조준호는 "넌 집을 왜 샀냐"라며 타박을 받았습니다. 알고 보니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서울에 우선 분양권이 있는데. 조준호가 용인에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그 기회를 상실해 버린 것이지요. 이를 알게 된 조준호는 '아, 돈 못 버는 놈들은 못 버는구나'라며 탄식했다고.

 

E채널 노는브로

한편 새로운 예능프로 '노는브로'에 합류한 조준호는 최근 쌍둥이 동생 조준현과 함께 부업에 나선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조준현은 자신이 맡아 운영 중인 유도장이 코로나19에 의한 실내체육관 영업 정지 여파로 200명에서 70명으로 원생의 60%가 급감해 폐업직전의 상황이라면서 빚이 3천만 원이라고 전했습니다. 빚을 갚기위해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겸하고 있는데, 그중 동대문 의류 포장 알바를 돕기 위해 형 조준호가 함께 나선 것.

방송이 나간 뒤, 시청자들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유도선수들이 생업에 뛰어든 모습에 충격이라는 반응을 내놓았습니다. 메달리스트 조준호는 물론이고 조준현 역시 톱급 선수들인데 수천만 원의 빚을 졌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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