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자 A씨는 결혼 후 2년 동안 매달 시댁에 70만 원 정도의 돈이 나가고 있다면서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시댁으로 매달 빠져나가는 돈의 정체는 현재 시어머니와 시동생이 살고 있는 집의 대출금인데요. 그 집은 결혼 전 A씨의 남편이 취직한 후 가족들과 함께 살 집으로 시어머니가 가진 돈 몇천만 원을 보태어 대출을 최대치로 받아 마련한 30평대 아파트입니다.
A씨의 남편과 시어머니가 공동명의로 가지고 있는 해당 아파트는 결혼 전부터 A씨 남편이 대출금, 대출이자, 관리비를 모두 책임지고 있었습니다. 결혼 전 A씨의 남편은 가족들 생활비까지 책임지고 있었는데, 결혼 후에도 생활비만 제외하고 나머지 집과 관련한 지출은 여전히 직접 부담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매달 나가는 돈이 70만 원가량.
게다가 해당 아파트의 공동명의 때문에 A씨의 남편은 주택보유자가 되어 아파트 분양에도 불리한 상황입니다. 실제로 A씨의 남편은 지금까지 아파트 청약에 도전했다가 수차례 고배를 마셨고 현재 A씨와 함께 신혼집으로 구한 전셋집에 살고 있습니다.
A씨는 앞으로 자신이 살 집도 아니고, 집값이 오를 기대를 할 만한 가치도 없는 시어머니의 집에 대출금을 갚고 재산세까지 내면서 분양도 힘든 지금의 상황이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입니다. 때문에 남편과 상의 끝에 "둘이서 벌이가 괜찮을 때 무리해서라도 집 하나 장만하고 싶다"라는 데 의견을 모아서 시어머니께 이야기를 꺼내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A씨 남편이 "집을 팔아서 전세로 잠깐 계시고 무주택이 되시면 우리 두 집 다 다른 방법이 많이 있을 거다"라며 "지금 계신 아파트를 팔아서 어머니가 투자한 금액을 돌려드리겠다"라고 말하자 시어머니는 "이 나이에 집도 없는 게 싫다"라며 거절했습니다.
이전까지 "사랑하는 남편의 식구들이니까, 우리가 조금 덜 모으고 덜 쓰며 되지"라고 생각하던 A씨도 점점 화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성인이 되자마자 부모님 도움 없이 스스로 벌어서 공부하고 취업까지 한 아들이 고생해서 번 돈을 당연하게 받고 있는 시어머니의 마음이 의아하게 느껴지기도 했는데요. 평소 A씨의 시어머니는 사치스러운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지독하게 아끼거나 못쓰는 편도 아니어서 돈이 있을 때는 사고 싶은 것도 사고 놀러도 다니는 편이기 때문에 고생하는 아들 마음을 몰라주는 것이 더 서운하게 느껴졌습니다.
반면 A씨는 결혼 준비할 때부터 전셋집을 구하고 살림살이를 준비하는 것까지 모두 남편과 둘이 해냈고, 첫 명절을 제외하고는 결혼생활 2년 동안 설, 추석, 제사를 모두 혼자 도맡았습니다. 친정에서 제사를 지내본 적이 없어서 서툰 A씨는 장을 보고 음식을 마련하면서 친정어머니의 도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또 취업 전인 시동생에게 명절 등 특별한 날에는 일 년에 대여섯 번 용돈도 챙겨주었지요.
최근 A씨는 시어머니가 시누의 자녀들을 두고 "외손주라서 내 손주가 아니다"라며 "너네는 애는 왜 안 낳냐"라고 하는 말조차 속상하게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나쁜 분이 아니라는 건 알면서도 집과 관련된 문제들 때문에 점점 시댁 식구들이 나쁜 사람들로 보이기 시작한다는 A씨.
며느리로서 나름의 도리는 다하고 있다고 느낀다는 A씨는 남편도 자신도 30대 중반이 넘어서고 있는 나이에 여전히 전셋집에서 지내는 것이 속상하고 불안한 상황인데요. 결혼 후에도 시어머니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대출을 갚고 있는 남편, 이해해 줘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