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하기 가장 좋은 시기'라는 요즘 '동학개미'로 불리는 소액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주식시장은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식과 투자에 대한 제대로 된 신념과 공부 없이 '쉬운 돈벌이 수단' 정도로만 생각하고 뛰어들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도 많은데요.
주식으로 집을 두 채나 날리고 형제 사이까지 나빠졌다는 이 스타의 사연을 듣다 보면 주식투자의 위험성이 꽤 심각하게 다가옵니다. 명절이 되어도 동생들 보기가 어려워진 이유가 무엇인지 들어볼까요?
주식에 투자했다가 무려 15억 원을 잃었다는 주인공은 바로 방송인 조영구입니다. 워낙 가난하고 힘들게 어린 시절을 보낸 덕분에 조영구는 돈에 대한 소중함을 유난한 편인데요. 조영구의 아버지는 세상 물정을 모르는 채 장사를 시작했다가 사기를 당했고, 경제적 타격과 함께 심리적 충격을 받은 후 재기하지 못한 채 인생을 포기해 버렸습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오히려 사기를 당한 억울함과 분함을 아내와 가족들에게 풀었지요.
반면 조영구의 어머니는 능력 없는 남편을 대신해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일을 하면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습니다. 당시 어머니가 부양한 가족은 시부모님과 남편, 아들 넷까지 총 8명이었고 할머니는 중풍이 있어서 병수발까지 들어야 하는 형편이었습니다. 이에 어머니는 가사도우미, 사감, 회사원, 국민연금 홍보대사 등 안 해본 일이 없었지요. 게다가 남편이 술을 먹고 들어와 손찌검까지 하는 바람에 조영구의 어머니는 남편이 술을 먹고 들어오면 4형제를 데리고 잠시 도망갔다가 남편이 잠든 후 다시 들어와야 했습니다.
4형제 중 둘째였던 조영구는 유난히 어머니 대신 집안일을 도맡는 다정한 아들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조영구는 "어머니가 우리 4형제를 버리고 도망갈까 봐 너무 겁이 나서 집안일을 많이 도와드렸던 기억이 난다"라며 당시의 힘들었던 심경을 털어놓는데요. 결국 조영구의 아버지는 51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술로 시간을 보내다 돌아가셨고 혼자가 된 조영구의 어머니는 4형제를 키우는 것도 모자라 봉사활동까지 하면서 힘든 시기를 이겨냈습니다.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자란 조영구가 돈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조영구의 어머니가 밤낮으로 일을 해도 혼자서 많은 식구를 책임지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었고 조영구는 어린 시절 육성회비를 못 내거나 준비물을 못 챙겨가서 체벌을 당하는 일도 잦았습니다. 또 제대로 된 학용품조차 준비하지 못해 늘 빌리고 다니는 탓에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면서 땅만 보고 다니는 아이였지요. 다만 타고난 끼가 남달랐던 덕분에 중학교 때는 집 옥상에 올라가서 매일 노래를 하다가 편도선에 무리가 와서 피가 난 경우까지 있었는데요.
가난한 형편 때문에 가수의 꿈을 포기한 조영구는 대학입시에 실패한 뒤 "등록금 만들어 줄 형편이 안 된다. 잘 떨어졌다"라고 말하는 어머니에게 차마 재수하겠다는 말을 할 자신이 없어서 입시도 포기해야 했습니다. 그러던 중 가수가 되려면 대학가요제에 나가야 된다는 생각에 공장을 다니며 재수학원 비용을 모으기로 결심했지요.
이후 가야금 공장에서 하루 10시간을 일하며 8만 원을 받아 재수 비용을 모으던 조영구는 돈을 더 준다는 말에 포천 돌산에서 잡부 일까지 하면서 모은 돈으로 재수학원에 근로장학생으로 들어가 공부한 끝에 충북대에 합격했습니다. 대학 입학 후 꿈꾸던 대학가요제와 강변가요제에서는 예선 탈락했지만 대신 1991년 전국노래자랑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며 꿈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지요.
유년기에 가난 때문에 늘 기죽어 지내던 조영구는 대학시절 단과대 학생회장까지 맡으면서 180도 바뀐 인생을 살게 되었습니다. 각종 행사의 진행을 맡으면서 교내에서는 이미 유명인사가 된 조영구는 각종 방송국의 아나운서와 개그콘테스트 등 시험에 도전했고 무려 14번이나 탈락한 끝에 1994년 SBS 전문 MC 공채 1기로 합격했습니다.
그리고 1995년부터 시작한 '한밤의 TV 연예'에서 리포터로 활약하면서 연예계 최고의 리포터이자 진행자로 우뚝 섰습니다. 방송가에서의 활약이 행사 섭외로 이어진 덕분에 조영구는 가장 바쁜 연예인 중 하나가 되었고 2007년에는 그룹 쓰리쓰리의 멤버로 가수의 꿈까지 실현하면서 과로로 응급실에 실려가는 일이 잦을 정도였습니다.
일주일에 고정 프로그램만 12개를 소화하면서 나름 큰돈을 벌면서도 조영구는 여전히 겨울에 보일러도 안 틀 정도로 절약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어린 시절 가난했던 기억을 잊지 못한 덕분에 오로지 돈을 모으고 고생한 어머니께 효도를 하거나 형제들에게 베푸는 정도만 사용했지요. 자신은 찬물에 씻으면서도 형과 동생들에게 차를 한 대씩 선물할 정도로 가족 사랑이 남다른 데는 가난했던 과거에 대한 보상심리가 있지 않았을까요?
그러던 중 조영구는 지인의 권유로 시작한 주식투자에서 2000만 원을 투자했다가 보름 만에 1000만 원을 벌어들이는 경험을 하게 되었는데요. 당시 조영구는 행사 페이로 50~100만 원을 받을 때였고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이 있는데 내가 왜 이렇게 힘들게 살았나"라는 생각으로 주식 담보 대출과 아파트 판 돈으로 15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하지만 그 돈은 해당 종목의 엄청난 낙폭과 함께 종잇장처럼 날아갔고 결국 15억 중 1억 8천만 원만 남았습니다. 보일러 안 틀어가며 과로로 쓰러지며 모은 돈 13억을 잃은 조영구는 돈은 물론 건강상 문제까지 겪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억울했던 탓인지 주식으로 잃은 돈에 대해 "주식으로 복수하고 싶다"라는 오기가 생겼고 마침 회사를 그만둔 동생을 데리고 부천에 있는 '주식의 신'을 찾아갔습니다.
수익률 1위로 불리는 그를 믿고 동생과 함께 1년간 공부한 것이지요. 하지만 1년 공부 끝에 투자한 1억 원은 한 달 만에 5000만 원으로 반 토막이 났고 현재는 2000만 원이 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조영구는 최근 한 예능에 출연해 "알고 보니 주식의 신은 적은 돈으로 연습해서 수익률이 1위였던 것이다. 지금 동생이랑 사이 안 좋다"라고 말하며 속상한 심경을 드러냈습니다.
한편 총 15억 원 가까운 돈을 잃으면서 주식 쪽박 연예인의 대표로 불리는 조영구가 한때 '주식대박 스타'로 불린 때도 있었는데요. 바로 조영구가 등기이사와 모델을 맡고 있는 이상 전문 업체 영구크린이 M&A 전문 기업에 흡수합병된다는 공시가 떴던 2017년입니다. 당시 공시대로 합병이 마무리되면 영구크린의 지분 13.5%를 가지고 있던 조영구는 약 38억 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 되어 화제가 되었지요.
하지만 해당 합병 계획은 무산되었고 조영구의 주식대박은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대신 해당 사업의 운영 자체를 성실하게 해온 덕분에 현재는 업계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사실 이사 관련 사업은 컴플레인이 많은 분야로 연예인의 이름을 걸고 하기에는 쉽지 않은 성격인데요. 실제로 조영구 역시 사업 초반에 고객들이 조영구가 방송하는 프로그램의 게시판까지 찾아가 욕설을 하고 불만을 토로하는 바람에 사업뿐만 아니라 방송활동까지 차질이 생겼습니다.
이에 조영구는 "조영구 욕을 먹이지 말자"라는 슬로건을 회사의 경영철학으로 내걸고 한 달에 한 번 지점장 강의까지 하면서 꾸준히 사업에 공을 들였지요. 수익이 적더라도 서비스를 강화하고 지점들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보장한 덕분에 지금은 명실공히 최고의 이사업체가 되었습니다.
현재 조영구는 해당 업체의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언젠가 해당 기업이 상장사가 된다면 그야말로 주식대박을 낼지도 모를 일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