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의사 군인 연예인 고3 학생까지 재난안내문자 받고도 이태원 클럽에 간 사람들

"이태원클럽만 아니었다면 오늘 학교 가는 날인데..."
이태원클럽發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점진적 등교 개학 준비는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앞서 교육부는 5월 13일 고3을 시작으로 6월 1일 중1까지 등교 수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으나 11일 다시 등교 수업 시작일을 1주일씩 연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태원클럽 관련 확진자가 순식간에 100명을 넘어선 데다 2차 감염자도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라 등교 개학은 추가 연기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클럽에 방문했다가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 남성이 거주 중인 아파트에 "학부모 일동"이라는 명의로 확진자를 비판하는 벽보가 붙는 일까지 발생했는데요. 등교 개학만을 기다리며 집안에 갇히다시피한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클럽에서 코로나 확산을 일으킨 이들은 공분의 대상일 수밖에 없겠지요.

이태원 다녀온 교사 90여 명 긴급 돌봄도 못해

이태원클럽발 코로나 감염이 확산되자 정부는 이태원클럽에 다녀온 교직원들의 자발적인 검사를 촉구했습니다. 등교 개학을 앞두고 학생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지요. 그 결과 클럽 방문자 가운데 원어민 교사가 상당수 포함되었음이 드러났습니다.

강원도 교육청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6일 사이 이태원 일대를 방문한 교직원을 조사한 결과, 원어민 교사와 영어봉사 장학생 등 총 61명이 이태원 클럽과 식당, 술집 등을 방문했다고 전했습니다. 그중 6명은 클럽과 주점을 이용했고 특히 2명은 문제가 된 클럽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다행히 현재까지 이들 가운데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았는데요. 다만 해당 교사들이 등교 개학을 앞두고 이미 학교로 출근해 다른 교사들과 지속적으로 접촉해왔기 때문에 감염에 대한 우려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광주와 전남에서도 지난 연휴 기간 동안 50여 명의 교직원이 이태원과 홍대 일대를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중 광주지역 학교의 원어민 교사 4명은 해당 기간에 이태원에 있는 6개 클럽을 다녀갔고 전남교육청 소속 원어민 교사 2명 역시 이태원과 홍대 일대 클럽에 다녀온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등교 개학 준비가 한창이던 4월 말부터 5월 초, 대부분의 교사들은 학교로 출근했고 학생들의 안전을 고려한 수업을 준비하는 한편 교사 스스로도 코로나 감염에 대한 철저한 경계는 늦추지 않았는데요. 일부 교직원들의 안일한 태도 때문에 학교는 다시 문을 닫았고 이태원 방문 교사가 있는 학교는 긴급 돌봄마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습니다.


대구의료봉사 다녀왔다더니 클럽 갔다가 확진 판정받은 공보의
전북 김제의 공중보건의가 이태원 클럽에 다녀온 뒤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충격을 주었습니다. 김제시 백구면에 있는 보건지소에서 공중보건의로 근무하는 33살 남성 A 씨는 앞서 대구에 의료진으로 파견되어 근무했고 이후 14일 동안의 자가격리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자가격리가 끝난 이후인 지난 5일 새벽, 지인 4명과 함께 이태원 클럽과 주점을 다녔지요. 

그리고 그날 오후 A 씨는 KTX를 타고 김제로 돌아와 선별 진료소에서 밤샘근무를 했습니다. 이후 7일과 8일, 11일까지 사흘 동안 백구보건지소에서 근무했는데, 직접 진료한 환자 25명을 비롯해 환자의 동행인과 동료까지 수많은 사람들과 접촉했습니다.

공중보건의는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등이 보건소에서 진료 보는 것으로 군 복무를 대신하는 것으로 신분은 국가공무원법에 따른 임기제 공무원입니다. 때문에 방역에 앞장서야 할 공무원이자 의사인 A 씨가 감염 위험이 매우 큰 클럽에 다녀간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비판을 벗어나기 어려워 보이는데요.

게다가 정부와 전북도가 이태원 클럽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지난 7일부터 자진신고를 요청했는데, A 씨는 이를 무시하고 사흘간 진료를 진행했으며 11일 오후 6시 이후에야 익산시 보건소를 찾아 검체를 채취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휴가와 외출이 통제되어 부대 내에 갇혀지내는 군 장병들의 어려움을 생각한다면 그들과 마찬가지로 병역의무를 수행 중인 공중보건의 A 씨의 클럽행은 상대적 박탈감을 주고 있습니다.

성남시 의료원 남자 간호사 3일 동안 그 클럽에

보건소보다 훨씬 많은 의료진과 환자를 접촉하는 대형병원 소속 간호사도 이태원에 갔습니다. 성남의료원 마취과 소속 남성 간호사 A 씨는 지난 2일과 3일, 5일 세 차례에 걸쳐 용인 66번이 다녀간 이태원 소재 클럽에 다녀왔고 6일부터 목에 간지럼 증상이 발현되어 7일 오전 검체를 채취해 감염을 확진 받았습니다.

해당 간호사가 소속된 성남시의료원은 8일 수술실을 폐쇄하고 마취과 의사 등 의료진에게 격리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리고 11일 용역 및 파견업체 직원을 포한한 전 직원 681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수조사를 벌였습니다. 현재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이는 없으나 2주간의 잠복기간을 거치는 동안 2차 감염에 대한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을 듯합니다.

실제로 A 씨와 함께 거주하는 친형과 어머니가 양성 판정을 받고 격리치료 중에 있기도 한데요. A 씨는 클럽을 다녀온 후 버스를 이용해 이동했고 병원에 출근해 근무한 것은 물론 식당, PC방, 패스트푸드점, 편의점, 공원 등을 들렀기 때문에 지역 감염의 전파자가 될 확률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출금지령 어기고 몰래 클럽 간 군인들
지난 2월 22일부터 무려 76일간 외출과 휴가 제한 조치가 시행되면서 국군 장병들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습니다. 이에 국방부는 5월 8일부터 장병 외출과 휴가 제한 조치를 해제하고자 했는데요. 제한 조치 해제 첫 날인 8일 국방부 사이버사령부 소속 하사 한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장병들의 고통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확진 하사의 동선 추적 결과 그는 지난 2일 새벽 용인 66번 확진자가 다녀간 이태원 클럽에 방문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당시는 고강도의 외출 제한 조치가 시행 중이던 때인데, 이를 어기고 새벽에 몰래 클럽에 갔다가 감염된 것이지요. 이후 해당 하사와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노래방에 다녀온 부사관 3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는 등 군대 2차 감염이 이어지자 국방부는 징계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이태원 방문 자진 신고를 유도했습니다.

실제로 이태원 방문 사실을 신고한 장병은 49명, 이중 32명은 입대를 앞두고 이태원을 다녀온 훈련병이었고, 13명은 현역 간부, 4명은 병사였습니다. 국방부는 이들을 즉시 격리한 뒤 검사를 진행 중인데요. 이들로 인해 사이버사령부와 경기도 용인의 한 육군 부대 장변들의 휴가는 다시 전면 통제되었고 전체 장병들의 휴가와 외출이 다시 제한되었습니다.


마스크 기부하고 칭찬받더니 몰래 클럽행
코로나19 사태로 전 국민이 일상을 누리지 못하고 예민한 시기에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온 스타들은 팬들에 대한 보답으로 기부를 하거나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보여준 선행은 인기를 위한 홍보작전 중 하나일 뿐일까요?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국민들을 위로하던 그들의 뻔뻔한 클럽행이 논란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걸그룹 카라 출신의 배우 박규리는 용인 66번 확진자가 다녀간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사실이 알려져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소속사 측은 최초 입장 표명을 통해 "입장부터 나갈 때까지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고 있었다"라고 했다가 마스크를 내리고 있는 모습이 포착된 이후 "입장 시부터 20여 초 정도 외에는 나갈 때까지 계속 착용하고 있었다"라고 말을 바꿔 논란을 확산시키기도 했지요.

앞서 박규리는 지난 3월 공개 열애 중인 동원건설 장손 송자호 큐레이터와 함께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대구 동산의료원에 마스크 1만 장을 기부해 화제가 된 바 있는데요. 이후에도 자신의 SNS를 통해 "다들 이 시국을 잘 견뎌내고 어서 빨리 건강히 만났으면 좋겠다"라는 글과 함께 홈트레이닝 중인 모습을 게재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에 앞장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로부터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클럽에서 춤추는 모습은 충격일 수밖에 없습니다.


송민호 역시 자신이 협업한 캐주얼 브랜드의 쇼케이스가 코로나19로 취소되자, 쇼케이스 진행에 사용될 비용 일부를 저소득층 아동을 위한 마스크 1만 장 기부에 쓰겠다가 밝혀 '개념 연예인'으로 등극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12일 송민호가 클럽에 방문한 모습이 공개되면서 여론은 돌아섰습니다. 공개된 사진 속 송민호는 마스크를 턱까지 내리고 있는 데다 마이크를 들고 공연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이에 소속사인 YG 측은 "송민호는 최근 지인들과 개인적인 여행을 다녀왔고,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라며 공식 일정이 아닌 개인 일탈행동임을 강조했는데요.

송민호가 방문한 곳은 강원도 양양의 한 클럽이며 해당 클럽 내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는 알려진 바 없으나 송민호가 방문한 3일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 강조되던 황금연휴였던 만큼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클럽 간 고3 학생 학교에서 수업까지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고 감염 전파자가 된 이들에게 비난의 목소리가 높은 것은 오랜 기간 등교하지 못하고 온라인 수업을 진행 중인 학생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크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특히 입시를 앞두고 불안해하는 고3 학생들은 전 국민의 응원과 격려를 받고 있는 대상인데요.

국민들의 격려에 뒤통수를 치기라도 하는 듯 연휴 기간 중 이태원클럽에 방문한 고3 학생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한 이 학생은 연휴 기간 클럽을 방문했고 자신신고한 뒤 11일 선별검사소에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문제는 해당 학생이 클럽을 방문한 직후 학교에 가서 대면 수업을 받았다는 점입니다. 학교는 미술 실기 수업을 위해 고3 학생을 불러 대면 수업을 진행했고 해당 학생 역시 4일과 8일 두 차례나 교시에서 다른 10여 명의 학생과 함께 수업에 참석했습니다.

이에 해당 학교 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본교는 교육청의 방침에 따라 학교 운영을 하고 있으며 문제가 될 만한 일은 결코 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지만 서울시 교육청은 "등교를 하지 않고 온라인 수업하고 있는 상태인데 모으면 학교가 문제가 있는 거다"라며 상반된 입장을 전했습니다.


다행히 해당 학생은 검진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2주간 잠복기 사이 다시 양성 판정이 나올 수 있는 만큼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은 여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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