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도 밝아지고 다이어트도 되더라"
쿠팡 자부심 드러낸 태사자 김형준
90년대 후반 원조 꽃미남 아이돌로 큰 사랑을 받던 태사자의 멤버 김형준이 최근 특별한 근황을 전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최근 슈가맨3를 통해 오랜만에 방송에 나선 김형준은 현재 소셜커머스 업체 쿠팡의 배송기사로 일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자신의 직업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자 "사업하다 망해서 하는 것도 아니고 돈이 많아서 취미로 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열심히 사는 거다. 낮 밤 시간 나는 대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 3만 개 정도 배송한 것 같다. 이 일을 하면서 정신적으로도 좋아지고 성격 자체가 밝아졌다. 84kg이었던 몸무게도 배송일을 하면서 72kg까지 빠져서 다이어트도 됐다."라며 쿠팡맨으로서의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지요.
성별 나이 경력 제한 없다는
쿠팡 플렉스
태사자 출신 김형준이 하는 일은 사실 쿠팡맨과는 조금 다른 개념인 쿠팡 플렉스입니다. 정규직원인 쿠팡맨과 달리 하루 단위로 고용되는 시스템인데요. 2018년 8월부터 시작한 해당 서비스는 처음에는 도보배송과 자차배송으로 나뉘었지만 현재는 도보배송이 사라지고 개인 차량을 활용한 배송 업무만 가능합니다.
쿠팡 플렉스는 앞서 2015년부터 시행된 '아마존 플렉스'와 매우 유사한 형태인데요. 성별, 학력, 경력을 모두 따지지 않으며 성인이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고 근무시간도 유동적이지요. 덕분에 쿠팡 플렉스는 광고에 주부와 노년층을 내세우고 '아이가 학교 간 시간 틈틈이 일할 수 있다.', '별다른 기술 없이도 일할 수 있다'라는 문구를 내걸기도 했습니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실제로 쿠팡 플렉스는 이름, 연락처, 희망지역만 작성해서 제출하면 당장 내일부터라도 일할 수 있습니다. 신청서를 제출하고 기다리면 문자 메시지나 메신저를 통해서 확정 안내 메시지가 발송되는데요. 해당 메시지에는 배송날짜와 지역, 상품 수령 장소와 더불어 상품의 개당 금액까지 안내되어 있습니다.
이후 메시지에 나온 대로 정해진 시간에 상품 수령 장소인 쿠팡의 물류 캠프로 가면 쿠팡플렉서의 첫 번째 업무가 시작되지요. 배송업무만 맡는 걸로 알려진 쿠팡 플렉서들은 사실 택배상자의 분류작업부터 시작해야 하는데요. 이후 배정받은 택배상자들을 자신의 차에 싣는 작업까지 모두 마쳐야 본격적인 배송업무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배송 업무 역시 쉬운 일은 아닙니다. 요령이 없어서 택배상자를 순서 없이 적재했다가는 지역을 옮길 때마다 모든 택배상자를 내려야 하는 데다 좁은 골목길은 멀리 주차해 놓고 짐을 직접 들고 배송해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한데요. 주부와 노인을 전면에 내세운 쿠팡의 광고와 달리 실제 쿠팡 플렉서의 대부분은 젊은 남성들인 이유도 여기에 있지요.
시급 25,000원이라더니
최저시급도 안되는 경우가 수두룩
배송업무가 쉬운 일이 아니라고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쿠팡플렉스는 시간활용의 장점이 크게 작용한 덕분에 많은 신청자들이 몰렸습니다. 특히 쿠팡플렉스의 최초 광고 당시 시급 3만 원을 전면 내세운 덕분에 새벽잠을 줄여가면서 투잡에 나선 직장인들이 많았지요. 실제로 쿠팡 플렉스 도입 초반 배송단가는 개당 2000원 내외였으므로 하루 3~4시간 동안 50여 개의 택배상자를 배송하면 시간당 2만 원 이상의 수익도 가능해 보였는데요.
다만 최근 쿠팡 플렉스에 신청자가 늘어나면서 배송단가는 개당 750원 수준으로 떨어졌고 현실적으로 일반인인 쿠팡플렉서의 능력으로 시간당 배송 가능한 물량 자체도 적어서 오히려 최저시급에도 못 미치는 수익을 내는 이들도 많다고 합니다.
때문에 지난 2월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쿠팡은 플렉스 인원에 대한 최저임금을 보장하라"라는 청원이 제기되기도 했는데요. 청원인 외에도 인터넷을 통해 올라온 쿠팡 플렉서들의 최신 후기를 보면 대부분 단가가 700~800원 대로 떨어진 데다 유류비 등을 제외하고 나면 시급이 7~8000원 대라며 쿠팡이 과장광고로 사람을 모았다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목숨 걸고 해야 할까?
한편 지난 2월 새벽 배송을 위해 출근하던 한 쿠팡플렉서가 얼어붙은 도로에서 차가 미끄러져 사고를 당하는 일이 있었는데요. 전날 낮 시간에도 배송을 했던 해당 플렉서는 피곤한 상태로 주행을 하다 변을 당했고 이 사고로 인해 골반뼈가 부러지는 대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게다가 법률상 노동자가 아닌 쿠팡플렉서는 산재보험의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었는데요.
주간은 750원 내외, 심야와 새벽은 1200원 내외라는 쿠팡 플렉스. 시간을 유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과 자차를 이용해 복잡한 절차 없이 바로 시작 가능하다는 점에서 투잡으로서 굉장한 매력을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간단한 절차만큼이나 최저임금부터 산재 혜택까지 보장되는 내용 역시 적다는 점을 인지하고 자신의 상황에 맞게 주의해서 활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