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월급이 400을 넘는다는 이 직업, 문제는 초봉이 끝봉이다?

정년보장, 조직 분위기, 사내 복지 등 좋은 직장의 기준은 다양하지만 '연봉'만큼 중요한 조건은 없겠지요. 돈이 전부는 아니라지만 어차피 힘든 직장 생활에서 통장에 들어오는 월급이 세다면 한 달간 고된 노동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셈인데요.

근무시간이 일정하지 않고 노동의 강도가 높아 힘든 직업으로 불리는 승무원이 여전히 인기 높은 직업으로 꼽히는 이유 역시 높은 연봉 덕분입니다. 특히 직급에 따라 달라지는 기본급 이외에 비행수당과 체류비 등 기타 수당이 월급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직급이 높지 않은 사원들의 경우에도 실수령액이 높다는 점이 특이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다만 대부분의 승무원은 입사 직후 인턴 신분으로 일정 기간을 일한 후 정직원으로 채용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국내 항공사 가운데 아시아나, 에어부산, 티웨이는 1년의 인턴 기간을 두며 대한항공, 진에어, 제주항공은 2년의 인턴 기간이 지나면 정규직으로 전환되지요. 외항사인 카타르항공 역시 6개월간 probation 기간을 두는 등 승무원 직의 인턴 기간은 일반적입니다.


기본급 순위
국내 메이저 > 국내 LCC > 중동 외항사

정규직으로 전환된 직후를 기준으로 초봉을 살펴보면 국내 메이저급 항공사인 아시아나와 대한항공의 경우 기본급은 180만 원 내외입니다. 단, 2년제 출신의 경우 30만 원 정도 적은 150만 원 내외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런 기본급의 차이는 정규직 전환 이후 2년의 근무기간을 채우고 나면 사라지게 되어 2년제 대학 졸업자 역시 180만 원의 기본급을 받게 되지요.


기본급의 경우 LCC도 비슷한 수준입니다. 에어부산과 제주항공 역시 인턴 기간을 거친 정규직의 경우 180만 원 내외의 기본급을 받는데요. 반면 외항사의 경우 카타르항공이나 에미레이트 등 우리나라 승무원이 많이 근무하는 항공사를 기준으로 볼 때 기본급은 다소 낮은 편으로, 평균 120~130만 원 선으로 알려져 있지요.


일하는 만큼 받는다
비행수당만 100만 원 이상

이처럼 일정 수준의 기본급이 정해져 있음에도 승무원의 월급이 매달 달라지는 것은 바로 비행수당 때문입니다. 최소 비행시간인 60시간부터 100시간 이상까지 승무원마다 편차가 생길 수밖에 없지요. 다만 비행시간 100시간을 넘기는 것은 승무원의 고된 업무적 특성상 체력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고 항공사에서도 비행수당 지급에 부담이 되기 때문에 권장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승무원의 평균 비행시간은 80~90시간이고 이에 따른 비행수당은 100~150만 원이지요.


따라서 메이저 항공사 승무원의 경우 유럽이나 미국 등 비행시간 먼 지역의 스케줄이었다면 기본급과 비행수당을 합해 300만 원이 넘는 경우도 충분히 가능한 것인데요. 다만 LCC의 경우 기본급은 비슷하지만 국제항공편이 적고 비행시간 역시 적을 수밖에 없어 월급이 300만 원을 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하네요.

그리고 앞서 국내 항공사보다 다소 적었던 외항사의 기본급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비행수당입니다. 외항사의 경우 비행 스케줄이 다소 빡빡한 편이라 평균 비행시간이 100~120시간인데요. 자연히 비행수당도 높아지므로 기본급과 비행수당을 합한 월급이 국내 항공사와 비슷해지는 것이지요.


기본급 100% 보너스가 1년에 10번?

국내 메이저 항공사들이 가지고 있는 또 한 가지 특별한 급여항목은 바로 짝수 달에만 나온다는 상여금인데요. 아시아나와 대한항공은 1년에 여섯 번 짝수 달에 기본급의 100%를 상여금으로 지급하며, 그 외 두 번의 명절 보너스와 7월 성수기 보너스까지 모두 합하면 보너스가 없는 달은 두 달 정도에 불과합니다. 즉, 연봉 700% 이상의 상여금이 지급되는 셈이지요.


면세품 판매 수익이 승무원에게?

국내 메이저 항공사에서 지급하는 짝수 상여금은 없지만 외항사만이 갖는 특별한 보너스가 있다면 바로 면세품 판매에 대한 수당을 지급하는 것인데요. 에미레이트 항공의 경우 판매 수익의 5~10%를 승무원의 급여에 포함해 지급합니다. 국내 LCC 중 에어부산은 면세품 판매에 대해 개인 승무원이 아닌 해당 승무원이 포함된 팀 전체에 만 원권 상품권을 지급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도 하지요.


달러로 들어오는
제2의 월급통장

"승무원에게는 월급통장이 2개다?" 맞습니다. 승무원들은 기본급여 외에 특별한 수당을 외화통장으로 받는데요. 바로 퍼듐이라는 이름으로 지급받는 일명 체류비이지요. 이는 해외 체류 동안의 생활비 개념으로 지급되는 돈으로 지역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는데요. 월급날과 다른 시기에 다른 통장으로 들어오는 퍼듐이야말로 진정한 보너스의 개념이 되지요.


다만 실제 해외 체류 시 드는 비용을 감안하면 퍼듐을 현실적인 수익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펴듐으로 지급되는 비용은 생활을 위한 최소한의 금액이고 실제 승무원들을 해외 체류 시에  교통비 등을 사용하고 나면 "남는 게 없다"라는 입장이지요.


초봉이 끝봉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무원의 초봉은 일반적인 사회 초년생을 기준으로 볼 때 매우 높은 편인데요. 국내 메이저급 항공사의 경우 세후 실수령액이 4600만 원 선이라고 하니 웬만한 대기업 사원들도 따라가기 힘든 금액인 것이 분명합니다.


전직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역시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기업에 입사한 친구들에 비해 높은 초봉을 받아서 스스로 놀랐다"라며 높은 초봉에 대해 인정했는데요. 다만 "친구들이 대리가 되고 과장이 되어 연봉이 오르는 동안 나는 그대로더라"라며 "초봉이 끝봉이다"라는 씁쓸한 명언을 남겼지요.

승무원 역시 직급이 상승함에 따라 기본급이 상향 조정됩니다. 다만 비행 근무 연도와 토익시험 등 깐깐한 자격심사를 거쳐야 하는데요. 사원에 해당하는 승무원을 거쳐 대리급 부사무장이나 과장급 사무장이 되는 것이 일반적인 기업의 승진 과정에 비해 까다롭고 확률적으로 낮은 일이지요. 실제로 삼성 등 대기업의 경우 사원 4년 차에는 대리로, 대리 4년 차에는 과장으로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다면 자연스럽게 승급되는데 반해 승무원은 입사 10년 차에도 사무장이 되는 경우가 매우 드문 상황입니다.


한편 승무원은 취준생들 사이에 선호하는 직업군으로 불리면서도 입사 후 퇴사율이 높은 반전 직업이기도 한데요. 높은 연봉 덕분에 고된 업무와 강한 조직문화를 이겨내는 힘이 되었다면 연차가 쌓일수록 연봉과 직급이 제자리인 상황에서 더 이상의 목표를 잃고 퇴사를 결심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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