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보다 잘 벌어요" SES, 핑클에 밀려 사라진 걸그룹 멤버들의 놀라운 근황

아이돌 지망생 100만 명 시대는 과장이 아닙니다.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 조사에서 '아이돌 가수'는 상위권을 차지한 지 오래인데요. 덕분에 SM이나 JYP 등 대형 기획사의 연습생이 되는데만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합니다. 기획사에 소속된다고 해서 끝난 것이 아닙니다. 연습생이 되더라도 데뷔 기회를 얻게 될 거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는데요. 데뷔까지 걸리는 시간은 연습생 개개인의 역량과 시장환경에 따라 다르고, 실제로 트와이스 리더 지효의 경우 10년 넘게 연습생 생활을 한 것으로 유명하지요.

그나마 어렵게 데뷔에 성공한 아이돌그룹에게 펼쳐진 앞길은 험난하기만 한데요. 오랜 연습기간 동안 기획사에서 지원한 교육비를 갚아나가면서 인지도를 올리기 위해 혹독한 신인시절을 보내야하지요. 게다가 팀 내부에서도 멤버들 간 경쟁이 있을 수 밖에 없는데요. 센터를 차지하지 못해서 혹은 팀의 인지도가 오래가지 못해서 결국 활동을 접아야 했던 걸그룹 멤버들이 놀라운 모습으로 근황을 전했습니다.


걸스힙합의 원조 O-24(1999-2000)
경단기 영어강사 안미정

우리나라 최초 걸스힙합 컨셉의 아이돌 O-24를 기억하시나요? 앞서 데뷔한 그룹 '디바'보다는 걸리쉬하고, 같은 해 데뷔한 그룹 '클레오'나 '티티마'보다는 강렬한 컨셉의 O-24는 귀여운 외모와 달리 걸크러쉬한 분위기를 내세워 주목받은 걸그룹인데요. 다만 2000년 2집 활동 당시 비슷한 컨셉의 베이비복스에게 크게 밀리면서 소리 소문없이 사라졌지요.

O-24에서 발랄한 이미지로 랩과 노래를 담당했던 멤버 안미정은 그룹이 해체한 이후 대학 편입학까지하며 자신의 미래를 계획했습니다. 동덕여대 실용음악과를 재학 중이던 안미정은 2003년 국민대학교 언론정보학부로 편입했고 전공을 살려 리포터와 아나운서로 활동했는데요. SBS 수원지역 아나운서로 활동하면서도 TESOL 과정을 수료하는 등 자기개발에 꾸준히 노력한 끝에 영어강사로 새로운 길을 열게되지요. 

이후 YBM 어학원과 EBS 토익강사로 활동하던 안미정은 2011년 경단기에 스카웃되면서 공무원 영어강사로 활약 중인데요. 수험생의 눈높이에 맞춰서 세심하게 설명하고 반복학습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수강생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요. 더불어 아나운서 출신답게 부드러운 목소리와 정확한 딕션이 장점으로 꼽히기도 하는데요. 과거 걸그룹 활동 당시 랩을 보여주는 등 수강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편이라고 하네요.


클레오(1999-2006)
프리랜서 아나운서 공서영

1999년에 데뷔한 또 다른 걸그룹 클레오 역시 1세대 걸그룹의 선두그룹에 들지 못한 아쉬운 아이돌입니다. 당시 최고 인기 걸그룹이었던 SES와 핑클을 겨냥해 비슷한 컨샙의 3인조로 데뷔했지만 그들과는 경쟁이 되지 못하는 아쉬운 성적이었는데요. 그래서인지 멤버교체가 잦은 그룹이기도 하지요.

그중 마지막 5집 활동 당시 뒤늦게 합류했다가 단 한 곡만 활동하고 사라진 멤버 정예빈은 현재 공서영이라는 본명으로 활동 중인 방송인인데요. 2011년 KBS N SPORTS의 아나운서로 입사하면서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공서영은 걸그룹 활동 이력과 고졸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특히 2012시즌부터 XTVN을 통해 시작한 프로야구 중계는 노련한 진행 솜씨와 우월한 비주얼 덕분에 많은 남성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지요. 이후 연예기획사와 계약하며 방송활동의 영역을 넓히기 시작한 공서영은 공중파와 케이블, 종편을 넘나들면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데요. 현재는 Jtbc '웃고떠들고맛있는하우스'에서 남희석과 함께 메인 MC로 진행을 맡고 있습니다.


투야(2000-2003)
바디프랜드 지점장 안진경

2000년 국내에서 이미 최정상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걸그룹들을 피해 일본에서 먼저 데뷔하는 과감한 도전을 감행한 아이돌이 있습니다. 바로 3인조 걸그룹 투야인데요. 당시 투야를 제작한 기획사는 이영애, 이나영, 김현주, 한고은 등 톱급 배우를 배출한 배우 전문 기획사였고 사업확장을 계획하던 중 신인 연기자로 주목받던 배우 김지혜를 가수로 데뷔시킬 계획을 했습니다.

투야의 결성은 김지혜를 센터로 확정한 후 그를 서포트할 두 멤버를 찾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는데요. 이때 무려 12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멤버가 메인보컬인 안진경입니다. 충주에서 가수를 꿈꾸며 서울로 오디션을 보러 온 안진경은 투야의 멤버로 선발된 지 단 일주일만에 트레이닝을 위해 일본으로 떠나야했는데요. 일본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처음 만난 나머지 멤버들은 가수보다는 연기활동에 꿈이 컸고 간절한 마음으로 가수활동을 바라던 안진경과는 마음가짐이 달랐지요.

게다가 가수활동에 열의도 없던 김지혜가 그룹의 센터를 맡으면서 안진경은 '노래는 내가 다 하는데 카메라는 지혜 언니만 비춘다'라는 생각에 서운함과 질투가 생기기도 했다는데요. 나머지 멤버들의 열정이 부족했던 탓일까요? 투야는 일본진출이라는 과감한 도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1집만 발매하고 해체했습니다. 이후 안진경은 '지니스', '베이비복스리브' 등의 멤버로 활동했으나 큰 주목을 받지 못했고 결국 가요계를 떠났는데요.

슈가맨 투야편 출연 당시 헬스케어전문기업인 바디프랜드 강남 언주로직영점 지점장을 맡고 있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습니다. 꿈꾸던 가수의 꿈은 접어야했지만 여전한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새로운 일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는 모습이 아름다웠지요.


비운의 SM 걸그룹 신비(2002-2002)
대형로펌 변호사 유나

무려 SM에서 기획한 걸그룹 가운데도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사라진 아이돌이 있습니다. 바로 2002년 데뷔해 채 1년도 활동하지 못하고 사라진 걸그룹 신비인데요. 데뷔곡의 뮤직비디오에 신화의 전진이 출연할 정도로 SM에서 공을 들였으나 2002년 4월 데뷔한 후 같은 해 12월에 사라진 비운의 그룹이지요.

당시 그룹에서 막내였던 고등학생 2학년 멤버 유나는 그룹이 해체되자마자 학업에 다시 매진해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는데요. 이후 2010년 28살의 나이에 사법시험 52회에 합격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특히 유나는 당시 사법고시 합격자 600명 가운데 최상위권에 들었고, 덕분에 대형로펌에 스카웃되어 현재는 변호사로 활동 중이지요.

지난 2017년 같은 로펌의 변호사와 결혼에 골인한 것으로 알려진 유나는 멤버들과도 여전히 만나며 소통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과거 가수활동의 경험이 결과적으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지는 모르나 좋은 친구와 인생의 경험을 주었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의미있는 일이겠지요.


에이핑크와 데뷔동기 치치(2011-2013)
공인중개사 백서율

데뷔 10년차의 걸그룹 에이핑크가 특별한 의미의 눈물을 보여 화제가 되었습니다. 최근 Mnet '너의목소리가보여 7'에 출연한 에이핑크는 최종무대에서 실력자와 호흡을 맞췄고 멤버 초롱은 "기분이 이상하다"라며 눈물을 보였는데요. 에이핑크와 마지막 무대를 함께한 실력자는 다름아닌 과거 걸그룹 치치의 멤버로 활동한 백서율이었습니다.

2011년 데뷔 당시 7인조로 활동한 치치는 멤버 2명이 탈퇴하면서 5인조로 재정비하여 일본진출을 시도하기도 했는데요. 이후에도 멤버의 이탈이 잦으면서 활동에 어려움이 컸고 결국 2012년 6월 활동이후 조용히 해체되었습니다. 당시 '샤인'이라는 예명으로 리드보컬을 맡았던 멤버 이시아는 현재 배우로 활동 중인데요.

'아지'라는 예명으로 랩 파트를 담당했던 백서율은 그룹 해체와 동시에 연예계를 떠나 새로운 직업을 찾았습니다. 백서율의 현재 직업은 다름아닌 공인중개사. '너목보7' 출연 당시 패널로 출연한 딘딘이 "자신의 집을 구해준 분"이라며 직업 인증을 하기도 했지요. 딘딘의 제보에 백서율은 "저희 사무실에서 계약하신게 맞다"라며 "사무실이 잘 되는 편"이라고 전했는데요.


가수라는 분야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지 몰라도 공인중개사부터 기업의 지점장과 아나운서, 변호사까지 새로운 분야에서 성공한 이들을 보니, 열정과 간절함을 가진 이들에게 직업의 경계는 의미가 없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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