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갈이 명품카피 갑질 성희롱까지, 믿었던 언니들의 배신

일명 '호박즙사태'라고 불리는 쇼핑몰 '임블리' 논란의 후폭풍은 생각보다 거셌습니다. 임블리에서 구입한 호박즙에서 곰팡이가 나와 문의했으나 제대로 된 확인 절차 없이 하자가 없다는 식의 답변을 내놓은 것이 논란의 시발점이었는데요. 이후 고객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제품 하자를 인정했으나 판매를 중지하지 않아 다시 한번 논란이 되었고, 뒤늦게 판매를 중단한 이후에도 SNS를 비공개로 전환하며 불통의 모습을 보여 논란이 가중되었지요.

쇼핑몰 모델이자 경영자로서는 최초로 팬미팅을 개최하는 등 워낙 두터운 팬층과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던 임블리이기에 금세 사그라들 줄 알았던 논란은 오히려 '믿었던 언니에 대한 배신감'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실제로 호박즙 사태 이후 임블리의 VIP 고객이었다는 이들이 오히려 폭로계정을 만들면서 임블리 판매 제품으로 피해를 본 사례를 모으고 있기도 합니다.

임블리 자체 제작 상품 글로시백의 양쪽 끈 길이가 다르다는 문의에 '잘라서 사용하라'라는 황당한 대응

이로 인해 임블리는 매출이 급감했을 뿐 아니라 실제로 오프라인 매장을 폐점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인데요. 지난해 7월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과 평촌점이 폐점한데 이어 전국 매장이 줄줄이 철수하면서 현재 임블리 오프라인 매장은 16개에서 8개로 줄었습니다.

임블리 임지현 상무의 성공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활용한 초기 성공 사례이면서 이른 나이에 성공한 워킹맘의 대표로 많은 여성들에게 동경의 대상이기도 했는데요. 일련의 논란에 미비한 대응책을 내놓으면서 아쉬움을 사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 같은 논란이 임블리나 임지현 상무만의 문제가 아니라 유사한 마케팅 전략을 펼친 기업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허점이라는 것이 더 큰 문제이지요.


백화점 귤 사서 택갈이했다?

청담언니 치유 손루미 대표

청담언니 치유는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20만 명이 넘는 인플루언서인데요. 의류 쇼핑몰 '치유의 옷장'과 패션 브랜드 '소누아'를 운영하고 있는 사업가이기도 합니다. 특히 유튜브를 통해 1억 원 상당의 명품을 한꺼번에 열어보는 언박싱 영상을 올리면서 크게 이슈가 되었고, 덕분에 사업도 승승장구하면서 최근에는 여러 매체를 통해 영앤리치의 대표적 사례로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청담언니 치유로 불리는 손루미 대표 역시 임블리 임지현 상무와 유사한 마케팅 방식을 활용한 셈인데요. 유튜브 채널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손루미 대표를 동경하게 된 여성팬들이 그의 영향력을 믿고 그가 파는 제품을 구매하게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최근 청담언니를 믿고 제품을 구매해 온 소비자들에게 창천 병력 같은 소식이 들렸습니다. 쇼핑몰 치유의 옷장을 통해 판매 중인 제주산 귤이 택갈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것인데요.

손루미 대표는 앞서 제주도 농장에서 귤을 직접 받아오겠다며 귤 공동 구매를 제안하는 글을 SNS에 게시했고 실제로 치유의 옷장을 통해 판매했습니다. 1.5kg에 22,000원으로 판매한 귤은 시중 마트에서 파는 물건의 3~5배 가격이었지만 청담언니를 믿는 소비자들 덕분에 적지 않은 물량이 팔려나간 것으로 알려졌지요.

이후 1월 말 한 구매자가  "귤 한 박스를 거의 다 먹었을 때쯤 현대백화점 프리미엄 청과 브랜드의 스티커가 붙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해 달라"라는 글을 올리면서 택갈이 의혹이 제기되었고,  이에 손루미 대표는 자신이 파는 귤이 현대백화점에도 납품되기 때문에 같은 스티커가 붙어 있을 수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현대백화점에 6년째 귤 납품 중이라는 귤 농장 측에서 손루미 대표의 해명에 상반되는 글을 남기면서 의혹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글쓴이는 "현대백화점에 납품하는 귤농장은 모두 한동네에 산다. 그 어디에 여쭤봐도 치유님께 귤을 드린 것이 없다고 한다. (이번 일로) 신뢰에 손상이 왔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는데요. 더불어 어느 농장에서 받은 건지 정확히 말해달라면서 제대로 처리되지 않을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전했지요.

사실 손루미 대표가 논란에 쌓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임블리가 호박즙 사태 이후 명품을 카피한 상품을 자체제작 상품으로 판매한다는 논란에 휘말릴 당시 치유의 옷장에서 판매하는 상품들 역시 명품 카피 제품으로 논란이 되었는데요.

더불어 마약혐의로 구속된 황하나와의 친분, 버닝썬 출입, 반려견 학대 등 다양한 의혹이 제기된 적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황하나와 친분은 인정하지만 자세한 사생활은 알지 못한다, 버닝썬이 핫한 클럽이라서 해시태그를 달았을 뿐이다 등 유튜브를 통해 해명 영상을 게재했습니다. 다만 명품 브랜드 표절 논란 등 고객들이 실질적으로 궁금해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요.


갑질은 아니고 학폭은 맞다?

뷰티 유튜버 하늘

속옷 쇼핑몰 '하늘하늘'의 대표이자 뷰티 유튜버인 하늘은 과거 TV프로그램 '얼짱시대'와 '팔로우미' 등에 출연하기도 한 얼짱 출신 인플루언서인데요. 직접 속옷 쇼핑몰의 모델로 나서 사업에 성공했고 유튜브 채널 '오늘의하늘'을 운영하면서 구독자 88만 명을 보유한 인플루언서로 거듭났지요. 28살에 성공한 사업가이자 유튜버인 하늘 역시 많은 여성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특히 하늘은 자신이 운영 중인 회사에 대해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의 회사다. 직원 모두 20대로 구성되어 있는 젊고 활기 넘치는 회사이다"라며 "슬리퍼에 츄리닝을 입고 와도 괜찮다. 연차가 아닌 성과로 보상받는 회사다"라고 설명하며 함께 일하자고 홍보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최근 익명으로 기업 정보를 공유하는 사이트 '잡플래닛'에 하늘하늘의 전 직원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하늘의 갑질을 폭로하면서 논란이 시작되었습니다. 글쓴이는 쇼핑몰 하늘하늘에 대해 "1점도 아깝고 사장 뒤치다꺼리 받아주는 회사"라며 "직원을 본인 노예 정도로 생각한다. 새로 들어온 직원 기 잡는다고 회의실로 불러 내 볼펜으로 머리를 쳤다"등의 리뷰를 작성했는데요. 이에 대해 하늘은 사실이 아닌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며 논란을 일축했고 91%에 달하는 하늘하늘의 퇴사율에 대해서도 물류센터를 이전하면서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지요.

중학교 졸업사진

다만 하늘은 이후 제기된 학폭 관련 논란에 대해서는 해명이 아닌 사과를 선택했습니다. 하늘의 동창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SNS를 통해 학창시절 하늘에게 돈을 뺏기고 여러 차례 폭행당했다는 폭로를 내놓았고 이에 대해 하늘은 자필편지로 사과의 뜻을 밝히며 자숙하겠다고 선언했지요.


편지를 통해 하늘은 "어렸을 때 철없이 행동했던 과거가 부끄럽다"라며 "저에게 상처받은 분들에게 과거의 상처로 저를 마주하시기 힘드실 수도 있겠지만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싶다"라며 사과의 뜻을 전했는데요.

하늘의 사과에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거세지는 분위기입니다. 하늘의 동창으로 알려진 한 네티즌은 "늘아 너 망할까봐 사과문 올렸어? 너 유명했잖아"라며 "너 주도적으로 애들 괴롭히고 다니고 돈 뜯고 순한 애들한테 위협 조장하고 다녔잖아. 넌 혼자지만 피해자는 다수이니 그만큼의 업보는 받아야지"라며 일침을 가했고, 또 다른 하늘하늘의 전 직원은 월 130만 원씩 받고 야근 수당과 식대는 일절 받지 못했던 근무환경을 폭로했지요. 심지어 해당 직원은 자신을 감시하기 위해 CCTV를 설치한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아 퇴사했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사실을 접한 네티즌들은 "너무 충격적이다", "다신 안 봤으면 좋겠다" 등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팀워크를 위해서 남직원과 포옹해라?
안다르 신예련 대표

요가강사 출신으로 직접 요가복을 만들어 판매하면서 큰 성공을 거둔 안다르 신예련 대표는 성공한 워킹맘의 표본으로 불렸습니다. 24살의 나이에 스포츠 의류 사업에 도전한데다 사업초기에 결혼해 육아와 일을 병행해오면서도 해마다 10배 가까운 매출 성장을 달성한 덕분에 워킹맘 CEO의 신화와 같은 존재였지요.

특히 신 대표는 자신도 워킹맘으로서 고충을 이해하기 때문에 직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한다고 밝혀왔는데요. 야근을 지양하고 월별 회식비를 지원하며 협력업체에도 4대 보험금을 지급하는 등 직원들의 복지에 힘쓴다고 강조했지요.

하지만 최근 안다르에서 발생한 직장 내 성추행 사건은 신 대표가 강조해 오던 직원복지나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 향상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안다르에 경력직으로 입사한 7년 차 필라테스 강사 A씨는 지난해 신체접촉을 강요당하는 등 직장 내 성희롱을 폭로한 뒤 결국 부당 해고됐다고 주장했는데요.

지난해 7월 안다르에 경력직으로 입사한 해당 직원은 '강남 필라테스 센터' 교육개설 관리 경력직으로 채용되었으나 9월 회식자리에서 상급자에게 동료 남성 직원과 포옹을 지시받았고 이후 워크숍에서도 잠들어 있는 방에 남성 직원이 무단 침입하는 등 일련의 성희롱 사건을 겪으며 고통받았습니다. 이후 이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자 공지사항을 못 받는 등 업무에서 배제당했고 인사평가를 핑계로 부당 해고되었다는 것이지요.

이에 대해 안다르 측은 직장 내 성희롱 사건과 A씨의 해고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성희롱 가해자를 징계조치했으며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는 것인데요. 하지만 이후 경찰조사를 통해 회식자리의 성추행 문제가 사실로 밝혀지고 부당 해고 논란이 이어지자 2차 사과문을 통해 A씨의 복직을 밝혔습니다.
이번 사과문에서 신 대표는 "피해 여성에게 머리 숙여 사죄한다"라며 "복직 및 해고 기간 임금 지급을 결정했다"라고 전했는데요.

이에 대해 피해 여성은 법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사항을 마치 회사에서 결정한 것인 양 포장했다며 "(사과문에 대해) 생각할수록 화가 난다"라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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