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은 3.1 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100번째 3.1절이 다가오며 나라를 위해 싸운 독립투사들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회자되기도 하는데요. 당시 독립을 염원하는 열망은 남녀노소, 지위 고하를 막론하였습니다. 여기에 독립군에게 정보 제공과 자원 지원을 해 주던 기생들이 있습니다. 천한 신분이지만 그 기개만큼은 고귀했던 기생 '산홍'과 그를 뒤따른 '조선의기단'의 이야기를 TIKITAKA와 함께 만나봅시다.
재색을 겸비한 미인
산홍은 진주 기생으로 현재 그의 본명을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항일 순국지사 매천 황현이 남긴 '매천야록(1906)'에 산홍에 대한 기록이 있는데요. '진주 기생 산홍은 얼굴이 아름답고 서예도 잘하였다.'라며 산홍의 뛰어난 외모와 예능에 대해 서술하였습니다. 실제로 진주성 의기사(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7호)에는 산홍이 쓴 '의기사감음'의 시판이 걸려있습니다.
역사에 길이 남을 진주의 의로움
두 사당에 또 높은 다락 있네
일 없는 세상에 태어난 것이 부끄러워
피리와 북소리 따라 아무렇게 놀고 있네
출처-두산백과
산홍을 기리는 진주
진주성 의암 옆 바위에는 한자로 '山紅'이 새겨져 있는데요. 기록은 없으나 아마 산홍의 충정에 감복한 사람이 새겼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또한 진주 출신 작곡가 이재호는 1940년 산홍에 대한 가사가 포함된 '세세년년'이라는 노래를 짓기도 하였는데요. 이 노래는 1940년 마산 출신 가수 반야월이 부르며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산홍아 너만 가고 나는 혼자 버리기냐
너 없는 내 가슴은 눈 오는 벌판이다
달 없는 사막이다 불 꺼진 항구다
출처-국립중앙도서관
매국노 이지용 거부한 기개
매천야록(1906)에는 '이지용이 천금을 가지고 와서 첩이 되어줄 것을 요청하자, 산홍은 사양하기를 "세상 사람들이 대감을 오적의 우두머리라고 하는데 첩이 비록 천한 기생이긴 하지만 사람 구실하고 있는데 어찌 역적의 첩이 되겠습니까."라고 하였다. 이에 이지용이 크게 노하여 산홍을 때렸다.'라고 기록되어 있는데요. 실제로 1906년 이지용이 진주를 방문했고 산홍에게 반해 많은 돈을 주며 첩으로 삼으려고 했다가 거절 당한 일이 있다고 합니다. 이지용은 1905년 을사늑약에 서명한 을사오적 중 한 사람인데요. '대한매일신보'는 1906년 11월 22일 2면에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권세 앞에 당당함은 일개 기생이 아니라 절대 권력에 용감하게 맞서 싸운 기개 어린 항일투사로 보는 게 마땅하다'라는 기사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온 나라 사람이 다투어 매국노에게 달려가
노복과 여비처럼 굽신거림이 날로 분분하네
그대 집 금와 옥이 집보다 높이 쌓였어도
一點紅인 산홍은 사기가 어렵구나
출처-위키백과
죽음으로 지킨 정신
유학자 양회갑은 시문집 정재집에 '기녀 산홍이 매국노의 죄를 나무라며 잠자리를 거절하고 스스로 죽다'라는 시를 지어 기록했습니다.
촉석루 곁 의기의 벗들
평양성 안에 충랑의 이름
산홍이 한낱 유곽에 남았으나
누군들 열녀의 정렬로 일컫지 않으랴
어느 역적 부엌에도 요리상 올리라 하니
큰 소리로 도마치며 문밖으로 나갔네
가련하다 그날 여러 역적들 살려 두었으나
개들도 주인 마음 알아 남은 음식 먹지 않았네
만세운동에 참여한 기생들 출처-오마이뉴스
산홍을 잊지 않는 진주
일본군 위안부 기념상 건립을 추진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진주 기림 사업회'는 결성 선언문을 통해 '진주는 항일의 역사가 남강과 함께 면면히 흐르고 있는 고장'이라며 '민족반역자 이지용을 꾸짖은 진주 기생 산홍의 기개가 남아있다.'라며 그 정신을 이어가자고 호소했습니다. 또한 시인 박노정은 '산홍'이라는 시를 지어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그대 미모에 혹하고
그대 예능에 취한 사내들이
권력도 돈꾸러미도 흘리지 못했네
길 잃은 조국에 피눈물 흘리고
덧 없는 세월에 한 맺힌
진주 기생 정신 한 가락
남강가 대숲대이파리 끝에
카랑말짱하게 빛나고 있으리
출처-KNN뉴스
뮤지컬 '의기'로 재탄생
'의기'는 진주 기생들의 독립만세운동을 주제로 한 창작 뮤지컬인데요. 논개의 정신을 이어간 기생 '산홍'과 그를 첩으로 삼으려다 죽음으로 몰고 간 을사오적 이지용, 그리고 전국 최초로 3.1 독립 만세운동에 참여해 체포된 진주 기생들의 삶과 역사적 기록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뮤지컬입니다. 특히 이 작품은 진주 기생들이 '조선의기단'이라는 비밀 조직을 만들어 독립 만세운동을 벌인 역사적 기록을 바탕으로 해서 더욱 흥미로운데요. 진주교방 검무와 오광대의 팔선녀 춤을 비롯한 진주문화유산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에 볼거리도 충분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출처-미디어팜
공연정보
일시 : 2019. 3. 8. - 2019. 3. 9.
장소 : 경남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요금 : 홈페이지 무료 예약(1인 2매)
홈페이지 : http://artcenter,gyeongnam.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