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과 미모를 갖춘 여자 아나운서들의 가운데 재벌가로 시집을 가거나 재력이 상당한 사업가를 만나 결혼한다는 소식을 전해올 때 소위 '취집 성공'이라는 조롱 섞인 반응을 받기도 하는데요. 특히 수백 대일의 경쟁률을 뚫고 어렵게 입사한 아나운서직을 결혼과 동시에 포기할 때면 결혼 스펙을 쌓기 위해 입사했느냐는 비난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지요.
그래서인지 동료 아나운서와 인연을 맺고 결혼까지 골인한 여자 아나운서들의 소식에는 때아닌 박수가 나오기도 하는데요. 일하라고 월급 줬더니 연애에 결혼까지 하고 박수받는 여자 아나운서들의 사내 결혼 스토리를 만나봅시다.
25년만 MBC 사내커플
문지애♥전종환
MBC 아나운서국의 원조 사내커플은 무려 1987년 결혼에 골인한 손석희와 신현숙 부부인데요. 1984년 MBC 아나운서로 동시에 입사한 두 사람은 1년 7개월간 사내연애 끝에 정식 부부가 되었습니다. 이후 뜸하던 MBC 사내커플은 25년만에 문지애와 전종환 아나운서가 뒤를 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각각 2005년과 2006년 나란히 입사한 선후배 사이로 전종환이 문지애에게 먼저 고백하면서 연인으로 발전했는데요. 4년간 사내연애를 이어오면서 아나운서국에 눈치챈 동료들도 많았지만 모른 척 눈감아주었다고 하네요.
특히 전종환 아나운서는 2011년 사내 직종전환공모에 도전해 사회부 기자로 전직했는데요. 결혼을 앞두고 아내가 될 문지애와 함께 근무하는 것이 불편할까 봐 배려해 내린 결정이었고 이후 2012년 두 사람은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다만 문지애가 MBC 파업 사태 이후 2013년에 프리랜서를 선언하면서 두 사람은 함께 근무하고 있지는 않지요.
사내 연애 때문에 퇴사 결심
박지윤♥최동석
사내연애로 인해 전직이 아닌 퇴사까지 간 커플도 있습니다. 바로 KBS의 박지윤과 최동석 부부인데요. 2004년 KBS 30기 아나운서로 입사한 두 사람은 비밀연애를 이어오다가 2006년 연말 시상식에서 박지윤이 수상소감을 통해 '최 기사'라고 언급한 것이 계기가 되어 열애설이 번졌고 2007년 공개 연인이 되었습니다.
이후 박지윤은 2008년 퇴사를 결심하고 프리랜서로 전향했는데요. 이에 대해 박지윤은 "당시 KBS 아나운서가 사내연애를 하면 두 사람 중 한 명은 떠나야 하는 분위기가 있었다"라며 결혼을 위해 퇴사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정을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다만 2009년 9월 결혼에 골인한 이후 박지윤은 프리랜서 진행자로서 각종 예능과 행사에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고 최동석 역시 지난 4월 아나운서 1부 팀장으로 승진했다고 하니 결과적으로 성공한 선택이 아닌가 싶습니다.
무려 5년간 사내 비밀연애
조우종♥정다은
사내 연애를 하면 둘 중 한 명이 그만둬야 한다는 암묵적 지침은 사실인 듯합니다. 이 때문에 조우종과 정다은 커플은 무려 5년 동안이나 비밀연애를 이어왔는데요. 각각 31기와 34기 KBS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한 두 사람은 선후배에서 연인 사이로 발전했지만 섣불리 연애 사실을 밝히지 못했고 그 과정에서 헤어졌다 만나기를 반복하기도 했습니다.
사귀다가 헤어진 시기에는 마주치는 상황이 불편해 라디오 섭외도 피했다고 하는데요. 어쩔 수 없이 업무차 다시 만날 기회가 생기고 이를 계기로 재회하기도 했다고 하네요. 특히 대기실이나 사무실에 단둘만 남을 때 남몰래 즐긴 데이트는 사내연애 만의 재미였지요. 긴 비밀연애 끝에 두 사람은 2017년 결혼에 골인했고 앞서 조우종이 2016년 프리를 선언하면서 함께 근무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입사도 퇴사도 부부동반
조충현♥김민정
지난 2011년 38기 KBS 아나운서로 나란히 입사한 조충현과 김민정은 5년여간의 비밀연애 끝에 2016년 결혼에 골인했는데요. 입사 동기이자 정식 부부가 된 두 사람은 지난 2019년 4월 동시에 퇴사를 결정했습니다. 부부가 동반 퇴사를 하는 것이 무척 이례적인 일이라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이에 대해 조충현은 인터뷰를 통해 "동기로 입사해 나란히 커리어를 쌓았고 마침 같은 시기 비슷한 고민을 시작했다. 민정 씨는 앵커로서 이미지가 강하지만 그 뒤 감춰진 면모가 있다. 굉장히 다양한 매력을 갖고 있고 앞으로 방송에서 잘 펼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아내를 향한 응원을 담았습니다. 실제로 두 사람은 최근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전속계약을 마쳤고 조충현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구독자들과 먼저 만나고 있는데요. 부부가 함께하는 콘텐츠를 통해 전직 아나운서 부부의 퇴사 후 일상을 공개하고 있기도 합니다.
사내연애라기에는 조금 특별한 케이스도 있습니다. KBS 32기 아나운서 이지애와 MBC 32기 아나운서 김정근의 만남인데요. 두 사람은 2005년 이지애가 아나운서 지망생이던 시절 김정근이 먼저 입사한 아나운서 선배로서 후배들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처음 만나게 되었고, 이후 우연히 마주치면 인사만 나누는 사이였다가 2010년 급격히 관계가 발전해 교제 단 4개월 만에 결혼을 결정했습니다.
이어 이지애는 2014년 퇴사를 결정하고 프리랜서로 전향했는데요. 뒤이어 남편 김정근 역시 2017년 퇴사했으나 2018년 재입사하면서 현재 MBC 아나운서국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지난 7월 둘째 아이를 출산한 아내를 위해 밥을 차려주다 팔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기도 했지요.
같은 뉴스룸 안에서 진정한 사내커플
앵커 김현우♥기상캐스터 이여진
아나운서국은 아니지만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사랑이 싹튼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사내커플 아닐까요? 김현우 앵커와 이여진 기상 캐스터는 SBS 8 뉴스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었는데요. 프로그램 구성상 뉴스 진행 후 기상예보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서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화면 속 서로의 모습에 반했던 걸까요? 사내연애를 이어온 두 사람은 오는 12월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가 되었는데요. 특히 앵커와 기상 캐스터의 러브스토리를 그린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앵커 역을 맡은 조정석이 캐릭터 분석을 위해 만난 실제 앵커가 김현우라고 밝혀져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