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발레리나의 뒤에는 아픈 발 붙잡고 울어주는 남편이 있었다"

연인 사이 사랑의 크기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잦은 스킨십, 꿀 떨어지는 눈빛, 사랑한다는 달콤한 말, 이 모든 것이 서로를 사랑한다는 증거가 될 수 있지만 오랜 연인 사이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습니다. 바로 상대를 안타깝게 여기는 마음인데요. 특히 부부 사이에서 야근하고 돌아와 잠든 남편의 모습을 보고 눈물이 나거나 육아로 지친 아내의 뒷모습이 왠지 짠한 마음이 드는 건 여전히 상대를 사랑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되지요.

치명적 부상으로 힘들었던 시절
곁에 있어준 단 한 사람

발레리나 강수진은 아름다운 얼굴보다 못생긴 발로 더 유명한데요. 누구나 한 번쯤은 봤을만한 강수진의 발 사진은 사실 강수진의 남편이 찍어준 것입니다. 이는 남편이 강수진의 고된 훈련과 발레리나로서의 고충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는 사람이기에 가능한 것이었는데요.

실제로 강수진의 남편은 강수진과 함께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있던 선배 무용수인 툰치 쇼크멘으로 강수진이 23살이던 때에 처음 만나 오랜 시간 강수진을 지켜봐온 동료이자 팬이기도 합니다. 툰치는 터키 출신으로 발레단에서 강수진을 처음 봤을 때 수줍음 많고 내성적인 동양 여자로 느꼈다고 하는데요.

이후 자연스럽게 연인으로 발전한 두 사람은 특히 강수진이 부상으로 가장 힘들던 시절을 함께 이겨내면서 운명의 짝임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지난 1999년은 강수진이 무용계의 아카데미 시상식이라고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최우수 여성 무용수상을 수상한 감격적인 해인데요. 동시에 정강이뼈에 금이 가는 치명적 부상으로 인해 발레를 중단해야 했던 아픔이 찾아오기도 했습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연습을 해오던 강수진은 연습을 할 수 없게 되자 몸이 굳어 더 이상 춤을 출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고통스러운 날을 보냈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도록 곁을 지켜준 사람이 바로 지금의 남편 툰치였습니다. 당시 툰치는 허리 부상으로 1996년 은퇴를 한 후 발레지도자 과정을 이수하는 중이었는데요.

부상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기에 강수진에게 발레를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과 확신을 주는 한편 요가를 응용한 스트레칭을 고안해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툰치 덕분에 힘든 시간을 무사히 이겨낸 강수진은 재활치료를 거쳐 2001년 성공적으로 무대에 복귀했는데요. 이후에도 툰치는 강수진의 매니저가 되어 그의 활동을 물심양면 도왔습니다. 

부모님 반대로
20년 만에 골인한 결혼

이렇듯 두 사람은 서로를 운명의 짝으로 진즉에 알아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결혼에 골인할 수가 없었는데요. 강수진의 집에서 결혼을 반대했기 때문입니다. 당시만 해도 국제결혼이 흔하지 않았고 강수진이 발레에 보다 집중하기를 원했기 때문이지요.

때문에 툰치는 강수진의 부모님이 결혼을 허락할 때까지 약 7년간을 기다려줬다고 하는데요. 마침내 두 사람은 만난 지 약 20여 년 만인 2002년 혼인신고를 통해 정식 부부가 되었습니다. 또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강수진이 세계적인 스타로서는 드물게 조촐한 결혼식조차 올리지 않고 혼인신고만 했다는 점인데요.

두 사람은 지난 2010년 잡지사에서 기념으로 촬영한 전통 혼례 화보를 제외하면 그 흔한 웨딩 사진도 한 장 없다고 합니다. 두 사람에게 결혼이란 화려한 결혼식이 아니라 인생의 동반자이자 환상적인 파트너를 찾는 행복한 과정으로서 더 의미가 깊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강수진은 지난 2014년 한 예능 프로에 출연해 '죽었다 깨어나도 지금 남편과 결혼하겠다 '라며 '24시간 언어 소통을 계속할 수 있다. 잘 생긴 데다 24시간 같이 있는 동안 나를 웃길 수 있는 사람'이라며 결혼 13년 차 부부의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는데요.

실제로 툰치는 현재도 강수진이 조금만 살이 빠지는 기미가 보이면 입맛에 맞는 음식을 만드느라 여념이 없다고 합니다. 심지어 툰치는 강수진이 3분의 1 이상 먹고 나면 그제야 자신도 먹기 시작할 정도로 극진하게 아내를 챙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지요.

#한국행#무보수#사랑꾼

한편 강수진은 전 세계에 단 4명에게만 주어졌다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종신단원직을 내려놓고 한국으로 돌아와 화제가 되었습니다. 독일에서 활동하는 오랜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국적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는 강수진은 '한국에서 국립발레 단장직을 제안받고 독일에서의 모든 것을 내려놓기까지 결정이 굉장히 짧았다.'라며 '한국에 가서 뭔가 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은 항상 있었다.'라고 밝혔는데요.

더불어 남편한테 같이 가겠냐고 물었더니 네가 원하는 일이라면 좋다며 흔쾌히 동의했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툰치는 무보수 객원코치로 강수진과 함께 국립발레단에서 일하고 있는데요. 혹시나 아내에게 피해가 가기라도 할까봐 무보수를 자처한 툰치의 무한한 배려가 돋보이지요.

강수진이 현역 무용수로 지내던 시절 고된 훈련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남편은 강수진의 아픈 발을 붙잡고 한참이나 울곤 했다고 하는데요. 사랑의 크기를 직접 재어볼 수는 없지만 연인을 위해 흘리는 눈물만큼은 사랑의 증거로 믿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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