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배달시켰더니 먹다 남은 치킨과 성범죄자가 우리집에 온다고?

얼마 전 중국에서 중국의 인기 배달 앱 '메이투안' 소속 배달기사가 배달하던 음식을 몰래 먹는 장면이 엘리베이터 CCTV에 고스란히 담겨 큰 충격을 주었는데요. 영상 속 배달기사는 엘리베이터 안에 혼자 남게 되자 배달 중이던 음식을 꺼내 먹기 시작했고 심지어 따로 포장된 국까지 뜯어 들이켜는 과감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영상이 공개된 후 해당 배달 기사는 해고되었지만 중국에서는 앞서 한 배달기사가 배달 중이던 국을 먹고 모자란 양을 자신의 오줌으로 채워 적발되는 충격적인 사건도 발생한 바 있어 배달 앱과 배달 기사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기사를 접하고 중국의 문화적 후진성을 탓하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다소 충격적인 소식이 있는데요. 최근 국내의 배달 시스템이 배달 대행업체에게 맡기는 구조로 변화하면서 배달 기사들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신을 배달대행 아르바이트생으로 밝힌 이용자의 충격적인 인증글이 게시되었습니다. 글쓴이는 "나는 배달할 때 (배달음식을) 빼먹기보다 '보온통'을 하나 들고 한두 개씩 담는다. 퇴근하고 집에서 맥주랑 먹는데 꿀맛이다"라는 글과 함께 실제 자신이 사용하는 보온통과 훔친 음식을 인증하는 사진을 게재했습니다.

이외에도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 '고객음식 빼먹기', '무전취식 팁 공유' 등의 제목을 달고 배달대행 기사들이 훔친 고객음식을 인증한 게시물은 종종 눈에 띄는데요. 해당 게시물에는 "허니콤보 배달시켜줘서 고맙다 호구XX들아", "치킨 시켜줘서 고맙다 이 XXXX들아" 등 배달음식을 주문한 고객들을 조롱하는 글도 포함되어 있어 더욱 충격적입니다.

심지어 이들은 "배달음식 티 나지 않게 빼먹는 팁"까지 공유하며 절도의 난이도를 상중하로 구분하기도 했는데요. 순살치킨이나 탕수육은 난이도 '하', 피자 토핑을 빼먹거나 8조각 중 2조각을 먹고 6조각으로 티 나지 않게 붙이는 방법은 난이도 '중', 감자탕이나 닭볶음탕 등 국물 음식을 먹는 것은 난이도 '상'으로 분류되었습니다.

이처럼 황당한 절도가 가능한 이유는 해당 배달 기사들이 음식점에 직접 고용되지 않고 배달대행업체 소속인 만큼 관리 감독이 어렵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배달을 담당하는 기사는 음식점주가 따로 배정하는 것이 아니라 배달대행 기사들끼리 배달원 전용 앱에서 경쟁해 노출된 주문을 따내는 방식입니다.

이 같은 주문 배차 경쟁을 두고 배달 기사들 사이에는 '전투콜'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했는데요. 전투콜에서 승리한 배달기사들이 배달을 맡게 되고 음식점주 입장에서는 해당 기사의 안전의식이나 책임감 등은 확인하지 못한 채 배달을 맡길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때문에 배달기사에 대한 배달 교육이나 안전교육은 배달대행업체에 맡길 수밖에 없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배달대행업체의 고용 기준에 대해 의심을 품게 만드는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한 온라인 육아 커뮤니티에는 자신을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으로 소개한 글쓴이가 배달기사에 대한 고민과 함께 조언을 구하는 글이 게재되었습니다. 해당 글은 "바쁜 일상을 보내다 보니 배달 대행을 이용해 음식을 종종 시켜 먹는다. 그런데 최근 '성범죄자 알림e'우편물로 확인한 성범죄자가 내가 애용하는 배달대행 로고가 달린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모습을 확인했다"라며 "무섭기도 하고 찜찜하다"라는 내용인데요.

 

게시물을 읽은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배달업체에 직접 연락해보라는 의견을 냈고 이에 따라 글쓴이는 실제로 전화를 걸어 업체 사장과 통화를 했습니다. 다만 글쓴이가 받은 대답은 예상과 무척 달랐는데요.

글쓴이의 최근 글에 따르면 해당 배달대행업체의 대표는 처음부터 해당 기사의 성범죄 전과를 알고 있었으며 앞으로도 계속 쓸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오히려 문제를 제기한 글쓴이를 영업방해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고 하네요.

이에 대해 글쓴이는 고소당하고 벌금을 낼지언정 내가 생각할 때 옳다고 여겨지는 일을 하겠다며 의지를 굽히지 않았는데요. 실제로 국토교통부 이륜차 업무 담당자에게 민원을 제기하는가 하면 국회에 연락해 해당 법안을 준비 중인 국회의원 비서관과도 통화하고 문제를 지적했다고 합니다.  

더불어 글쓴이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글을 게재하며 참여를 독려했는데요. 글쓴이가 지난 8일 올린 '배달업체에서 성범죄자가 일을 못하도록 해주세요'라는 글은 현재 2만 명 넘는 사람들이 참여해 응원을 보내고 있습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 역시 집 주소와 전화번호, 얼굴까지 모두 공개되는 만큼 배달 업종 종사자들에게 대한 고용기준이 강력해져야 한다는 입장이 많았는데요. 이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9조 2항에 의거해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자는 최대 20년의 범위에서 해당 업무에 종사할 수 없다'라는 규정에 반하는 것으로 이륜차에 대한 조항이 빠진 법의 허점이 아닌가 하는 의견도 제기되었습니다.

한편 반대로 보험 가입 등 안전장치가 전무한 상황에서 위험천만한 배달 업무를 이어가고 있는 배달 기사들의 안전 문제도 심각한데요. 배달 산업의 폭발적 성장과 달리 배달 산업에 대한 규제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보니 우후죽순 많은 배달대행업체들이 생겨났고, 갑자기 늘어난 배달대행업체들이 경쟁 과열로 인해 배달 기사 확보에만 신경 쓰다 보니 소비자와 음식점주는 물론 배달기사까지 모두가 위험한 상황에 놓인 것입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가장 놀라는 점 가운데 하나가 '배달 서비스'라고 하는데요. 배달 서비스 최강국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규제와 관리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할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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