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서서 먹던 가게들 신기루처럼 사라진 이유가 백종원도 피 봤다는 미투 때문?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는다는 뜻의 소확행은 최근의 소비 트렌드를 설명하기에 적합한 표현 중 하나인데요. 사람들은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시간과 노력, 그리고 적정 수준의 경제적 사치까지 감안하며 소비활동에 임합니다.

특히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행복의 요인 중 큰 부분인 먹거리에 관해서도 작은 사치를 감수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소문난 음식, 트렌디한 먹거리를 찾아 발품을 팔고 줄을 서는 일은 소확행을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감내하는 일이지요. 다만 최근 줄 서서 먹는다고 소문난 먹거리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경우가 생겨 의아함을 자아내기도 했는데요. 얼마 전에 줄 서서 먹었는데 어느새 사라지고 없는 신기루 같은 먹거리들을 TIKITAKA와 함께 만나봅시다.

고발 프로 보도로 망했다고?
대만 대왕카스테라

지난 2016년 겨울 대만에서 온 간식이 전국을 휩쓸었는데요. 바로 대왕 카스테라입니다. 대왕 카스테라는 기존의 카스테라보다 수십 배 거대한 모양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는데요. 이후 크게 흥행해 2016년 하반기부터 생기기 시작한 대왕 카스테라의 매장은 단 1년도 채 되지 않아 전국에 총 400여 개의 가게가 대왕 카스테라를 판매했습니다.

대왕 카스테라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초기 그 인기는 상상을 넘어설 정도였는데요. 전국의 대왕 카스테라 매장에 30분 이상 줄을 서서 구입하는 것은 기본이고 일부 매장에서는 카스테라 판매 개수를 1인당 1개로 제한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대왕 카스테라는 단기간에 큰 인기를 끈 만큼 쇠락도 빨랐는데요. 처음 위기를 맞게 된 것은 채널A의 먹거리 X파일에서 대왕 카스테라 관련 보도를 한 이후였습니다. 해당 방송에서는 대왕 카스테라에 과다한 양이 식용유가 들어간다며 문제를 제기했는데요. 이후 많은 전문가들이 제빵 과정에 사용하는 식용유는 큰 문제가 아니라며 반박에 나섰지만 돌아선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때문에 이후 대왕카스테라 제조사 측에서는 해당 보도를 내놓은 채널A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기도 했는데요. 결과는 원고 패소 판결되었고 개업 한 달 만에 사건이 터지면서 매출이 감소해 가게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가맹점주에게 일부 패소해 가맹비를 일부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1인자만 살아남았다
명랑쌀핫도그

2016년 전국을 휩쓴 또 하나의 간식은 바로 핫도그인데요. 특히 쌀가루를 입혀 튀긴 쌀핫도그를 기본으로 하는 명랑핫도그는 단돈 천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성공했습니다. 거기에 500원만 더 내면 모짜렐라치즈나 먹물치즈 핫도그처럼 보다 트렌디한 입맛도 만족시킬 수 있는데요.

덕분에 2016년 7월 부산대 본점이 문을 연 이후 전국 대학가를 중심으로 가맹점이 생기기 시작해 반년만인 2017년 1월에는 350개가 넘는 매장이 오픈했습니다. 수많은 매장이 생겨났음에도 불구하고 명랑핫도그의 인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추운 날씨에도 줄을 서서 사 먹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요. 저렴한 가격 덕분인지 오랜 기다림에 허기진 탓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너 개 이상 포장을 해 가는 분위기였습니다.

게다가 명랑핫도그는 창업 비용이 여타 브랜드에 비해 현저하게 낮아 창업 열기가 뜨거웠는데요. 실제로 7평 기준 창업 비용은 3천만 원으로 그마저도 가맹비 500만 원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인테리어 비용뿐입니다. 매달 내는 가맹비 역시 20만 원의 로열티가 전부인데요.

문제는 명랑핫도그의 인기를 발판으로 유사 업체가 범람한 것입니다. 실제로 명랑핫도그 이후 유사한 핫도그 전문 브랜드가 10개 이상 생겨났는데요. 이들 업체는 모두 기본 핫도그의 가격을 천원으로 책정하는 것은 물론 인테리어와 콘셉트까지 따라 했습니다. 더불어 이들 업체가 내놓은 가맹점의 수만 해도 1000여 개가 넘었는데요. 소비자들은 원조 격인 명랑핫도그를 구분하기 어려웠고 자연스럽게 핫도그 열풍은 사그라들게 되었지요.

다만 단기간에 콘셉트만 베껴 만든 업체들과 기존 명랑핫도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 수준에서 차이가 나타났는데요. 명랑핫도그는 반짝 열풍을 넘어 꾸준히 신제품을 출시하고 2018년 하반기에는 미국에도 진출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유사 브랜드를 내놓으며 단기간에 수십 개의 가맹 계약을 맺은 업체들은 가맹점주들에게 큰 피해를 입히고 업계를 떠나고 말았지요.

백종원도 쓴 맛 본
프랜차이즈 미투

앞서 살펴본 대왕 카스테라의 흥망성쇠는 우리나라 외식업계에서 역사상 남을 정도로 단기간에 이루어진 일종의 사건과도 같은 일인데요. 이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고발 프로가 아니라도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프랜차이즈 미투 관행 때문인데요. 이는 시장에서 인기를 끈 브랜드나 경쟁 브랜드를 모방해 출시한 상품을 이르는 말로, 인기만 끌면 너도나도 뛰어들어 유사한 브랜드가 난립하는 문제이지요. 때문에 베껴서 생겨난 유사업체는 물론 기존에 있던 원조격 브랜드 역시 차별화에 실패하고 함께 망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대왕 카스테라는 17개의 유사 브랜드가 생겼고 이외에도 압구정봉구비어로 시작된 용구비어, 봉쥬비어, 봉구비어, 달봉비어 등의 스몰비어 열풍 또한 원조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유사 브랜드가 난립하여 다 함께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저가 커피 전문점의 가격 경쟁도 이와 유사한 경우로 볼 수 있는데요. 저가 커피 전문점의 원조 격인 이디야는 밥값 못지않게 비싼 커피전문점 사이에서 2천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합리적 커피 가격의 이미지를 쌓았고 뒤이어 백종원의 빽다방이 1500원짜리 커피를 내놓으며 저가 커피의 열풍을 이끌게 되었습니다.


이후 커피에 반하다, 봄봄, 커피만, 매머드커피, 더벤티 등 천원대의 초저가 커피전문점이 우후죽순 늘면서 다함께 고비를 맞기도 했는데요. 외식업계의 금손으로 불리는 백종원의 빽다방 역시 위기를 겪어야 했습니다. 때문에 백종원은 빽다방을 만든 지 20년 만인 지난 2018년 1월 처음으로 언론사들에 보도자료를 돌리며 홍보를 부탁하기도 했지요.

백종원은 SBS 골목식당을 통해 '취업 준비하듯이 공부해서 창업을 고민하라'라고 조언하는데요. 반짝 유행하는 아이템에 솔깃해 창업하는 이들에게 새겨들을만한 조언이겠지요. 특히 현 가맹사업 법상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신고제로 되어 있어 가맹본부가 직영점을 운영하지 않아도 신고만 하면 가맹점을 내놓을 수 있는데요. 이러한 제도가 무분별한 창업 시도를 조장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어 재고가 필요한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