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의사라고 하면 전문적이고 차가운 분위기, 그리고 사회 상위계층에 속하는 단절된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보건복지부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 보건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페이닥터의 평균 연봉은 1억 5600만 원으로 일반 직장인보다 4.6배 이상 높은 수준인데요. 더불어 개인병원을 운영하는 의사의 경우에는 이보다 훨씬 높은 수익이 예상되기 때문에 의사를 두고 고소득자, 상위 1% 직군이라고 부르는 말도 과도한 수식이 아니지요.
더불어 의사 직군의 다소 딱딱하고 폐쇄적인 분위기도 사람들에게 단절감을 주곤 하는데요. 이렇듯 멀게만 느껴지는 의사에 대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주고 있는 의사 부부가 있습니다. 방송에 출연해 자신들의 갱년기 문제를 털어놓는 부부의 모습은 마치 개그맨 부부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친근한데요. 화려한 입담과 친근한 이미지로 보다 쉽게 의학지식을 전달해주는 특별한 의사 부부를 TIKITAKA와 함께 만나봅시다.
금수저 집안에 시집와
가든 파티에서 파리 쫓는 엄마처럼 살기 싫었다는 여에스더
남다른 케미로 방송가를 휩쓸고 있는 주인공은 바로 여에스더와 홍혜걸 부부인데요. 특히 여에스더는 단아한 외모와는 달리 소탈하고 화려한 입담으로 방송가를 사로잡은 투 머치 토커 이지요. 여에스더는 tvN 동치미에 출연해 홍혜걸과의 결혼의 비하인드를 털어놓으며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당시 방송에 따르면 여에스더는 할아버지가 사업을 하셔서 소위 금수저라고 불릴만한 집안이라고 합니다. 때문에 부모님을 비롯해 고모들까지 모두 정략결혼을 했는데요. 정략결혼을 한 고모들이 불행한 헤어짐을 겪는 것을 보고 자신은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 자신의 어머니조차 금수저 집안에 시집을 와서 하는 일이라고는 가든 파티를 할 때 정원에 파리 쫓는 것, 새벽 3시 반에 일어나 밥하는 일이 전부인 것을 보고 그런 삶을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여에스더와 홍혜걸은 영화같이 불타는 연애 이후 결혼에 골인한 부부이기도 합니다.
여에스더와 홍혜걸은 서울대 의대 1년 차 선후배 사이로 여에스더는 레지던트, 홍혜걸은 인턴이던 시절 응급실에서 처음 만났다고 하는데요. 여에스더는 홍혜걸을 처음 보자마자 '저렇게 괜찮은 인턴이 있었나'싶을 정도로 첫눈에 반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당시는 두 사람 모두 바쁜 시기를 보내던 때라 연애를 하지는 못했는데요.
그로부터 3년 후 홍혜걸이 의학전문기자로 전업하고 한 세미나에 취재기자로 갔을 때 두 사람은 운명적인 재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연인으로 발전한 두 사람은 소위 불같은 사랑을 했는데요. 홍혜걸이 미국 출장을 갔을 당시에는 휴대폰도 없고 e-mail도 보낼 수 없는 상황이라 호텔에서 매일 팩스를 보낼 정도였다고 하네요.
당시 팩스로 보낸 러브 레터에는 '질투심 많은 악마마저 감동시킬 수 있는 사랑. 선생님께 드리고자 하는 제 사랑도 그러한 것입니다.'라는 다소 저돌적이고 남성적인 멘트도 담겨있었는데요. 그렇게 열흘 가까이 팩스로 편지를 보내는 정성과 열정에 감동받은 여에스더는 한국에 돌아온 홍혜걸이 교제 단 93일 만에 초고속으로 한 프러포즈에 YES로 답했습니다.
갱년기 부부의 현실 케미
인스턴트 즐기는 의학박사 부부?
영화 같은 러브스토리를 가진 두 사람이 공개하는 결혼생활은 그다지 영화 같은 느낌은 아닌데요. 오히려 현실감 넘치는 갱년기 부부의 케미가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습니다. 부부가 처음 대중들에게 주목받은 계기는 지난 2016년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하면서부터인데요.
당시 두 사람은 의학지식을 전한다는 명목으로 서로에 대한 폭로성 발언을 내놓아 웃음을 주었습니다. 당시 여에스더는 두 사람의 첫 데이트의 비하인드를 털어놓기도 했는데요. 첫 데이트 당시 홍혜걸이 자신이 디스크 환자라는 사실을 고백했다면서 이에 대해 자신은 '디스크 수술 부위가 요추 몇 번인가요'라고 물었고 결론적으로 결혼 생활에 문제가 없는 부위여서 결혼을 결심했다고 전했습니다.
이후에도 두 사람은 TV조선 아내의 맛에 출연해 집을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평소 알콩달콩한 케미를 자랑하던 부부가 사실은 싱글베드를 따로 쓰는 갱년기 부부라는 사실에 놀라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또 하나 평소 건강 전도사로 알려진 의학박사 부부인 두 사람이 인스턴트 음식을 즐기는 모습 또한 충격을 주었는데요. 실제로 방송을 통해 공개된 부부의 식단은 편의점 도시락과 골뱅이 캔, 초밥집에서 파는 일회용 미소 소스로 만든 된장국 등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여에스더는 '결국 선택의 문제다. 가장 이상적인 모습은 싱싱한 식재료로 직접 음식을 해먹는 것이지만 이를 위해 치러야 할 희생이 만만치 않다. 누군가는 희생을 해야 하는데 나는 그게 싫었다.'라며 '100점짜리 식사를 포기하면 시간과 비용, 마음의 여유 등 얻는 것이 많고 인스턴트도 잘만 고르면 80점짜리 끼니는 될 수 있다.'라는 소신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홍혜걸 역시 '세상에는 먹는 것 말고도 가치 있는 게 많다. 가령 해외여행을 갔는데 꼭 보고 싶은 공연이 있다면 햄버거로 때우거나 굶더라도 공연을 보는 것과 같은 이치다.'라며 아내의 입장을 지지했는데요. 그런 면에서 아내와 자신이 결이 맞고 비슷한 가치관을 가져서 다행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의사가 콩트 하는 유튜브
여에스더와 홍혜걸 부부의 행보를 보면 두 사람이 서로에게 결이 맞는 배우자라는 사실이 확실하게 느껴지는데요. 사실 일반적으로 의사들은 지식을 독점하고 자신들의 집단 안에서만 공유하는 폐쇄적인 분위기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여에스더와 홍혜걸 부부는 이런 이미지를 완전히 깨버린 의료계의 이단아라고 할 수 있는데요. 홍혜걸은 의학박사 출신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의학전문기자입니다. 현재는 자신을 포함한 8명의 PD가 함께 유튜브의 의학 채널 '비온뒤'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칼럼, 동영상 등 의학 뉴스와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보다 친근한 접근으로 의학지식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해당 채널은 '공기청정기, 국내 소비자가 봉이다', '한예슬 의료사고 집도의 인터뷰' 등 이슈가 되는 단독 보도를 통해 큰 주목을 받았는데요. 덕분에 현재는 구독자가 25만 명을 넘어서며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의사를 대상으로 유튜브 강좌를 개설하며 의사들이 더 이상 지식을 독점하지 않고 개방적인 분위기로 나아가도록 선도하고 있기도 하지요.
여에스더 또한 비온뒤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는데요. 실제로 여에스더는 비온뒤에 출연해 아슬아슬한 투머치 토크는 물론 메디컬 콩트까지 선보이며 물심양면 남편을 서포트하기도 합니다.
연 매출 500억
여에스더 유산균
최근 여에스더의 유산균 사업 매출이 연 500억이라는 사실이 공개되며 큰 이슈가 되기도 했는데요. 여에스더는 실제로 7년 전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시작해 현재 누적 매출 2000억에 달하는 성공한 사업가이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홍혜걸은 여에스더를 두고 '움직이는 캐시카우다. 금이야 옥이야 한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는데요. 남편인 홍혜걸과는 달리 여에스더의 유산균 사업이나 방송활동에 대해 '상업성이 짙다'라는 이유로 부정적인 시선을 주는 대중들도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러 비난에도 불구하고 여에스더는 자신의 신념과 활동에 당당하다고 말하는데요. 여에스더는 본인 스스로 특별한 질병 없이 몸이 아픈 경험을 하면서 영양학적 치료방법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여에스더는 30대 중반에 두 아들을 출산하고 몸이 아파 병원에 갔으나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가시적인 문제는 없지만 본인 스스로 분명히 느끼는 몸의 변화가 있었고 이후 16년간 기능의학을 공부하며 영양과 운동 등으로 건강을 조절하는 것에 큰 믿음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때문에 여에스더가 전달하는 의학적 지식은 쉽고 친근하지만 정확한 사실에 기반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특히 여에스더는 애매모호한 것을 싫어하고 디테일한 것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보다 생활에 가깝고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방법을 전달하고자 노력한다고 합니다. 더불어 자신이 병원 운영을 그만두고 방송에 치중하는 것에 대해 의사의 본분을 잊었다며 비난하는 시선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데요.
다만 방송활동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것 또한 가치 있는 일이며 더 중요한 것은 번 돈을 잘 쓰는 것이라며 자신의 소신을 밝히기도 했지요. 무엇보다 여에스더와 홍혜걸 부부가 서울대 출신 의사라는 타이틀을 넘어 대중들이 의학지식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 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데요. 앞으로도 의료계가 더욱 개방적인 풍토로 바뀌는데 꾸준히 노력해 주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