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큰 즐거움 중 하나는 바로 음식인데요. 특히 해외여행 시 그 나라에만 있는 별미를 맛보는 건 아주 중요한 일이지요. 때문에 많은 여행객들이 방문하는 여행지의 소위 먹자골목이나 길거리 음식 골목을 코스로 넣기도 합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길거리에서 음식 먹는 즐거움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는데요. 그 이유를 TIKITAKA와 함께 만나봅시다.
일본 가나가와현의 가마쿠라시는 지난 4월 걸어 다니며 음식 먹는 행위를 금지했는데요. 이는 걸으며 먹는 행동이 위생을 비롯해 주변에 민폐를 주는 행동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가마쿠라시는 도쿄에서 약 50km 떨어진 관광 지역으로 아름다운 해변과 사찰로 유명한데요. 특히 코마치 거리는 일본에서도 유명한 먹자골목으로 수많은 내외국인들이 방문해 일본의 먹거리를 즐기는 곳입니다. 다만 매일 5~6만 명이 방문하다 보니 350m밖에 안되는 이 거리는 사람들이 먹다 남긴 음식과 쓰레기가 넘쳐난다고 하는데요. 때문에 음식물 쓰레기를 먹으려는 야생동물까지 등장해 안전에 위협을 주고 있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가마쿠라시는 '도보취식금지'라는 다소 강경한 입장을 내놓게 되었는데요. 다만 이 규정은 시에서 마련한 공식 조례에 포함된 내용으로 이를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벌금 등의 처벌이 따르지는 않습니다. 이에 대해 가마쿠라 시의 관계자는 해당 조례는 여행객에게 불이익을 주기보다는 문제 자체를 인식하게 하고자 하는 목적이라고 밝히기도 했지요.
가마쿠라시와는 달리 도보 취식을 할 경우 실제로 벌금을 부과하는 지역도 있는데요. 바로 이탈리아의 피렌체입니다. 피렌체에서는 지난 2018년 9월부터 인파가 몰리는 인도, 도로, 상점, 주택 현관 앞 등에서 음식 먹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요. 이를 어길 시에는 최대 500유로(약 65만 원)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심지어 산타 크로체 성당의 계단에는 식사 시간대에 맞춰 물을 뿌림으로써 계단에 앉아 음식물을 먹지 못하도록 하는 고육책도 동원하고 있다고 하네요.
로마 역시 2017년부터 트레비 분수와 스페인 계단 등 유명 관광지에서 먹는 행위를 금지한 바 있는데요. 피렌체와 로마 모두 워낙 유명 관광지다 보니 가마쿠라시처럼 관광객들이 먹고 버린 쓰레기를 감당하기 어려웠던 것이지요. 다만 이러한 조치에 대해 관광지 주변 상인들은 장사를 걱정하며 반대하고 나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주로 테이크 아웃 형태로 장사하는 점포들이 늘어서 있는 관광지에서 대형 체인이 아닌 이상 다수의 손님을 수용할 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인데요.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이러한 조치들에 대해 '좀 심하다'라는 불만이 나오기도 합니다. 여행지에서 맛보는 길거리 간식들은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기 때문이지요.
다만 최근 전 세계 주요 관광지에'관광 공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최소한의 규범도 지키지 않아 주변에 민폐를 끼치는 여행객들이 있는 것이 사실인데요. 몇몇 의식 없는 여행객 때문에 상인들은 생계를 걱정하고 많은 여행객들은 길거리 음식을 맛볼 기회를 잃어 여러모로 아쉽기만 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