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카운터에서 받아 든 비행기 보딩패스에 '49B'가 찍혀있다면 운이 나쁘게도 불편한 비행을 예상해야합니다. 49라는 숫자는 대체로 이코노미 클래스 중에서도 엔진 소음이 가장 큰 자리를 의미하며 B는 양 옆의 팔걸이를 옆자리 승객과 함께 써야한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사전 좌석예약으로 좋은 자리를 선점하지 못한 자신을 탓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없겠지요? 이럴 때 우리는 모든 여행자들의 꿈인 좌석승급을 은근히 기대해 보기도 합니다. 혹시나 모르는 실낱같은 희망에 기대감을 걸고 있기보다는 보다 현실적인 방식으로 비즈니스석을 노려보는 건 어떨까요? 항공사 직원들도 인정한 좌석승급의 꿀팁을 TIKITAKA에서 알려드립니다.
1. 비즈니스 승객 코스프레
다소 전통적인 방식이긴 하지만 프리미엄 클래스 손님에 걸맞는 복장과 표정으로 탑승구 주변을 서성거려보라는 것이 항공전문가들의 오래된 추천입니다. 항공사들은 예약을 깨는 이른바 '노쇼'승객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이코노미석의 경우 만석을 조금 상회하는 예약, 즉 오버부킹을 하곤 합니다. 자칫 예측이 잘못되어 예약자 모두가 탑승할 경우 항공사는 어쩔 수 없이 빈 자리가 남은 비즈니스 클래스를 열게 됩니다. 누가봐도 공평하지 않은 좌석승급 사실을 최대한 숨기기 위해 비즈니스석의 외모를 한 이코노미석 승객이 선택되는 경우가 많다는 논리이지요. 다만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황'사건이 터지면서 국토교통부 공무원들이 대한항공으로부터 이러한 무료 좌석승급을 관행처럼 받아왔다는 주장이 사실로 들어나기도 했는데요. 그 후 좌석승급의 기준을 보다 구체적으로 마련한 것으로 보입니다.
2. 좌석 클래스
'같은 값을 지불하고 탑승한 승객은 하나도 없다'는 말은 FACT에 가깝습니다. 같은 이코노미석에도 다양한 요금이 존재하기 때문인데요. 이는 보딩패스에도 표시되어 있습니다. 보딩패스 오른쪽 탑승날짜가 적힌 줄 끝에 알파벳이 적혀있을겁니다. 이코노미석의 경우 Y,W,B,M,H,E,K,X 등의 순으로 Y클래스가 가장 비싼 요금이고 X클래스가 가장 저렴한 요금을 지불하고 산 티켓입니다. 따라서 Y클래스는 항공권의 유효기간도 길고 환불시에 환불수수료, 항공권 일정 변경, 재발행 등 모든 면에서 그 이하 클래스보다 훨씬 유리합니다 . 또한 좌석 승급 시에 가장 큰 비중을 가진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내 보딩패스에 적힌 좌석 클래스가 Y라면 기대해도 좋습니다.
출처-중앙일보
출처-미주중앙일보
3. 항공사 회원등급
시장에 가 콩나물을 한봉지 사더라도 단골이면 한 주먹 더 주는게 장사의 기술입니다. 항공사 역시 단골손님에 대한 대접이 박하지는 않습니다. 만약 좌석 클래스가 같은 승객이 여럿 있는데 승급이 가능한 프리미엄 좌석의 자리가 그에 미치지 못한다면 항공사는 승객들의 회원등급을 보게 됩니다. 회원등급도 같다면 누적탑승횟수를 살피는 것도 단골을 고르는 방법이겠지요. 따라서 평소 같은 항공사를 꾸준히 이용하는 것은 마일리지 적립 측면 뿐아니라 좌석승급의 행운을 노리는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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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체크인 순서
보딩패스의 가장 오른쪽 하단에 보면 작은 글씨로 숫자가 적혀 있을 것입니다. 이는 체크인 순서를 뜻하는 표시인데요. 비행기 탑승 승객 가운데 몇번째로 체크인 수속을 마졌는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좌석승급의 기준 가운데 하나로 일찍 가서 체크인 하는 것이 좌석승급의 행운을 잡는데 보다 유리하겠지요.
5. 땡처리
무료 좌석 업그레이드를 위한 마일리지가 없다면 체크인할 때 업그레이드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이때 항공사들의 프리미엄 좌석이 남아 있다면 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데요. 마감이 임박한 상품을 저렴하게 파는 땡처리 개념과 같다고 보면 됩니다.
6. 경매
공짜는 아니지만 보다 현실적인 좌석승급의 팁이 여기에 있습니다. 2017년 약 60개의 항공사가 도입한 '경매방식'이 바로 그것인데요. 경매인 만큼 행운이 따라야 하지만 비즈니스석을 제값주고 산 사람이 들으면 배가 아플 정도로 저렴한 가격이라고 하네요. 실제로 미국 '플러스그레이드'라는 회사는 비즈니스석이 남은 항공사가 이 좌석을 놀리지 않고 싼값에 팔 수 있도록 연결해 줍니다. 캐세이패시픽, 싱가포르항공, 루프트한자, 에티하드 등 약 50개 항공사가 이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의 방식은 대략 이렇게 진행됩니다. 먼저 항공사가 출발을 일주일 앞둔 승객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하라'고 메일을 보냅니다. 그럼 경매에 참여할 승객은 이름과 예약번호를 입력한 뒤 승급신청버튼을 누릅니다. 그리고 최소-최대금액 안에서 입찰액을 정하는데요. 이때 금액이 너무 낮으며 Poor, 보통이면 Average, 높으면 Strong이라고 뜨는 걸 참고하면 됩니다. 결제를 진행한 뒤 기다리면 출발 이틀 전 성공여부를 메일로 보내주는데 실패했다면 결제금액은 당연히 환불해줍니다. 한편 베트남항공, 에어아시아, 에어인디아 등의 항공사는 '옵션타운'이라는 회사의 시스템을 이용하는데요. 금액이 이미 정해져 있다는 점에서 플러스그레이드와는 다릅니다. 비즈니스석 정상가보다 75% 저렴하다고 하니 충분히 이용할 가치가 있겠지요.
출처-'플러스그레이드' 공식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