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은혜의 간증영상이 화제입니다. 17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윤은혜가 1월 중 한 교회모임에 참석해 간증하는 영상이 공개되었습니다. 영상 속 윤은혜는 단상에 올라 마이크를 들고 "오 주여, 우리가 볼 수 없는 죄까지 볼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거룩한 자가 될 수 있게. 주님의 용사로서, 주님의 자녀로서, 정제되고 불안한 마음이 아니라 새로운 모습으로 당당히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라고 외치며 통성 기도를 했습니다.
기독교인들에게는 평범한 통성기도일 수 있으나 비기독교인들에게는 낯설 수도 있는 모습에 대중들은 당혹스러움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평소 드라마나 예능을 통해 봐오던 윤은혜의 모습과는 달리 다소 격앙된 목소리와 제스쳐로 단상 위에 선 영상 속 모습을 보고 "무섭다"라는 반응까지 나오는 상황.
사실 종교의 자유가 있는 우리나라에서 윤은혜의 간증 영상은 문제의 소지가 전혀 없는 정상적인 신앙생활의 일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영상에 대해 낮섦을 넘어 거부감이 드는 대중이 많은 것은 그만큼 한국 교회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와 관련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더글로리'의 장면이 떠오르기도 하는데요. 해당 드라마는 주인공 문동은이 자신에게 학교폭력을 저지른 가해자들을 찾아가 복수하는 내용입니다. 그중 목사의 딸로 등장하는 가해자 이사라는 개인적인 인성을 넘어 '교회'라는 또다른 부조리 코드를 건드립니다. 극악한 학교폭력을 저지른 후에도 성인이 되어 찾아온 피해자 동은에게 "난 천국갈 수 있거든. 난 너한테 한 짓 다 회개하고 구원받았어"라고 큰소리칩니다. 이에 동은은 "빽이 참 좋네"라고 대응하죠.
또 다른 장면에서 이사라는 "너 당장 회개해. 천벌받기 싫으면"이라고 말하고 이에 문동은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가 뜬 뒤 "방금 하느님이랑 기도로 합의봤어. 괜찮으시대"라고 답하는데요. 도덕적 판단기준이 오롯이 신앙심에만 있는 것을 비꼬는 장면으로, 시청자들의공감을 사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 교회가 말하는 회개와 구원과 같은 복음은 일부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악용되고 있습니다. 정치인이나 법조인 등 공적 영역에서 고위직에 있으면서 범죄를 저지르고도 교회에 출석해서 두 손 모아 화해와 용서를 구하는 모습이 보도되기도 합니다. 한국 교회가 범죄자에게 주는 값싼 용서는 부조리 행위를 부채질하는 역할을 하는 셈이죠.
이렇듯 종교와 믿음, 신앙을 자신의 포장지로 이용하는 일부 사람들 때문에 한국 교회는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 사이의 정서적 거리가 멀어지고 있는 듯합니다. 비기독교인에게 강요하지만 않는다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기독교인들의 신앙생활은 문제될 것이 없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이번 윤은혜의 영상에 대해 부정적 댓글이 주를 이루는 것은 한국 교회가 자처한 일이 아닌지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