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조연들의 빛나는 연기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순양그룹의 총수 이성민의 아내 역을 맡고 있는 김현, 신문사 집안의 장녀로 순양가 장손인 김남희와 결혼한 캐릭터를 연기 중인 박지현, 그리고 이성민의 고명딸로 출연 중인 김신록은 주인공 못지 않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이들의 출중한 연기력 덕분에 해당 드라마는 재벌 이야기로는 드물게 여성 캐릭터들의 역할이 도드라지면서 드라마를 한층 풍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배우 김신록은 악랄함으로 시작해서 처절함으로 이어지는 고명딸 진화영의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하는 한편 철 없는 재벌가 고명딸다운 귀여움(?)까지 장착하여 시청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습니다. 진한 화장과 볼드한 엑세서리를 풀창작한 김신록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타고난 진화영을 연기 중이지만 놀랍게도 그녀의 본모습은 서울대 출신으로 10년 동안 강단에 선 이력이 있습니다.
1981년생인 김신록은 서울대 지리학과를 전공했으나 뒤늦게 한양대 대학원에서 연극영화학을 전공하면서 배우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신록은 "아버지가 제가 태어나기 전에 연극배우였다고 하시더라. 초등학교 당시 아버지가 우정 출연하는 걸 딱 한 번 봤다. 중학교 때 아버지가 저를 지역에 있는 극단에 데려가 연기가 아니라 인생을 배우라는 명언을 남기셨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중학생 김신록은 극단원들이 몸 풀고 연습하는 것부터 입시지도와 공연까지 지켜보고 연극배우의 꿈을 어렴풋이 가졌으나 연극이나 연기에 대해 '딴세상 같다'라는 막연한 두려움을 안고 포기했습니다.
서울대 지리학과에 입학한 김신록은 사회대 연극반 활동을 하면서 다시 한번 배우의 꿈에 다가섰습니다. 당시 동아리 활동에서 연기의 즐거움을 깨달은 김신록은 대학로 공연까지 시작했지만 연기실력에서 벽을 느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공부를 택했습니다. 한양대 대학원에 입학한 김신록은 무대연출, 연극 이론 등 전반적인 탐구를 통해 연기의 윤곽을 잡았다고.
이후에는 실무 수업을 더 듣고 싶어서 한예종 연극원 연기과에서 예술전문사(석사)를 취득했고 뉴욕에 가서도 실기학교를 1년동안 다니고서야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이후 김신록은 31살부터 39살까지 강단에 서서 강의를 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신록은 "학교라는 곳을 유치원 때부터 39살까지 다닌거지 않은가. 학교를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던 시기와 드라마 '방법'의 촬영이 맞물렸다. 직업 배우로서의 삶은 39살에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이전까지 연극무대를 중심으로 연기를 이어온 김신록은 영화에서 간간이 얼굴을 내미는 것 외에는 매체 연기를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2020년 드라마 '방법'에서 무당 역을 맡으면서 처음 도전한 TV드라마는 김신록에게 '드라마를 또 하고 싶다'라는 마음을 일으켰고 그 시기 김신록의 연기를 또 보고 싶었던 대중들의 마음과 닿아 JTBC드라마 '괴물', 넥플릭스 '지옥'과 쿠팡플레이 '어느날'까지 연이어 명품 연기를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저스트엔터테인먼터와 계약하고 매체연기를 메인으로 하는 배우로 변신한 김신록은 새로 맡은 작품과 역할마다 매번 인생캐릭터를 갱신 중입니다. 같은 소속사에서 한솥밥을 먹게 된 배우 차승원은 "이제 김신록 배우를 업계에서 가만 놔두지 않을 거다. 아마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이에 대해 "나는 워커홀릭이다. 다양한 일을 함께 동시에 하는 걸 좋아한다. 나는 상호간 시너지와 영감을 준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답한 김신록은 답변에 대한 약속을 지키라고 하는 듯 다작활동으로 대중들에게 스며들고 있죠.,
한편 TV에서는 3년차 신인배우나 다름 없는 김신록의 사생활은 알려진 소식이 드뭅니다. 지난 2016년 배우 박경찬과 결혼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자녀에 대한 정보는 알려진 바 없으며, 깡마르고 단단한 몸매가 눈에 띄지만 167cm에 49kg이라는 신체프로필도 공식정보는 아니라고. 확실한 건 어떤 역할을 맡아도 어울리는 천의 얼굴을 가졌고 시상식에서 보여주는 드레스의 자태는 이전 작품 속 캐릭터가 모두 잊힐 만큼 강렬하고 매력한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오랜 시간 연기에 대한 탐구열을 불태워온 김신록이 쌓아온 내공을 모두 펼치기에는 수십년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