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사원 출신 SM 총괄이사가 연봉 6억 7천 포기하고 퇴사한 이유

연말이 다가오면서 많은 이들이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집니다. 다만 지난 1년간 내가 맡은 일에 대해 "더 할 수 없을 정도로 최선을 다했다"라고 자부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1년이 아니라 한 달, 단 일주일의 시간도 "이게 베스트"라고 말하기는 어려운데요.

입사 후 18년 동안 "내가 아니라 회사를 위해서 살았다"라고 자부하는 직장인이 있습니다. 덕분에 평사원으로 입사해서 총괄이사의 자리에 오르는 전설적 커리어를 쌓은 주인공은 SM 비주얼디렉터 출신 현 HYBE CBO 민희진 사장입니다.

 

화가인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가까이하고 좋아했다는 민희진 사장은 자연스럽게 미대에 진학했습니다. 두 동생 역시 시각디자인과 영화 연출을 전공했는데, 민희진 사장도 서울여대의 시각디자인학과에서 공부했죠. 대학시절 민희진 사장은 한 광고회사에서 개최하는 대학생 인턴십 과정에 합격해서 1년 정도 광고업계에서 일하기도 했는데요. 졸업 후에는 디자이너로서 펼치고 싶은 아트웍에 대한 욕심이 커서 SM공채에 지원했습니다.

사실 민희진 사장이 평소 좋아하던 음악은 대중가요는 아니었습니다. 되려 생소한 SM스타일의 음악이 호기심을 자극했고 '내가 좋아하는 비주류 스타일을 대중들에게 선보이고 싶다'라는 바람으로 SM을 선택했다고. 덕분에 2002년 SM엔터테인먼트 공채에 합격한 민희진 사장은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음반디자인을 맡았습니다.

당시 민희진 사장이 속한 팀은 신생부서였는데, 음반디자인 업무를 맡아 진행하던 민희진 사장은 '음반디자인은 단순히 음반을 예쁘게 치장하는 작업이라기보다 뮤지션 혹은 제작자의 의도나 해석이 수반되어야 한다'라는 판단으로 앨범과 무대 콘셉트 등을 담당하는 다른 부서들과 협의하고 전체적인 방향을 연결하고자 시도했습니다.

특히 2007년 소녀시대의 론칭 당시 민희진은 소녀시대의 비주얼 방향성과 내러티브를 이미지 맵으로 만들어서 이수만 프로듀서에게 브리핑했습니다. '소녀를 어떻게 표현하는지'가 관건이라는 바탕을 가지고 앨범 콘셉트와 앨범 재킷의 의상, 디자인 등 앨범 전반의 비주얼을 비롯한 전체적인 정체성과 방향성까지 의견을 낸 것. 이에 이수만 프로듀서는 민희진의 브리핑을 듣고 "다른 부서 모든 팀장에게 공유했으면 좋겠다"라고 만족했습니다.

이후 전체적인 콘셉트를 제안하고 비주얼 작업을 진행해 나가는 민희진의 프로세스가 이수만 프로듀서를 비롯한 SM 전체에 어필되면서 민희진 사장은 음반 디자인뿐만 아니라 무대 의상까지 포함한 전체적인 비주얼 디렉팅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전까지 SM뿐만 아니라 대부분 기획사에서는 앨범 콘셉트와 무대의상이 이원화되어 있었고 각자 부서에서 일을 처리했는데요. 민희진이 비주얼 디렉팅을 총괄하면서 앨범과 무대에 대한 권한을 모두 가지고 일관되고 명확한 비주얼라이즈를 보여주게 되었습니다.

음반디자인을 맡던 그래픽 디자이너가 갑자기 각 부서를 다니면서 디렉팅을 시작했을때, 회사 내 모든 구성원들이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는 어려웠겠죠. 하지만 민희진 사장이 비주얼디렉터로 전면에 나서면서 만들어낸 슈퍼주니어의 Sorry Sorry, 소녀시대 Gee가 성공하면서 SM내 민희진의 역할은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2009년 이후 SM은 '민희진의 감성'으로 채워지기 시작했고 샤이니, f(x), 엑소의 데뷔부터 활동의 전반적인 콘셉트를 기획하면서 민희진 자체가 SM이자 K팝으로 대변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민희진 사장은 활동 영역을 더욱 넓혀갔는데, 에프엑스의 Pink Tape Film으로 첫 번째 영상 기획물을 만들더니 이후 뮤직비디오 제작까지도 총괄했습니다. 이에 대해 민희진 사장은 "내 업무영역을 벗어나는 순간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복잡하고 어려운 일에 처할 가능성이 생긴다"라며 조직생활에서의 고충을 털어놓으면서도 "콘셉트를 드러내는 방식에서도 새로운 방법을 제안하고 싶었다"라며 작업 완성도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습니다.

음반디자이너로 시작해서 의상, 무대, 뮤직비디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활약하면서도 늘 "정확하게 무슨 일을 하는거냐"라는 질문을 받아온 민희진 사장은 자신의 일에 대해 "내 본업은 그림을 만드는 일이다"면서 "음악을 듣고 떠오르는 그림 가운데 가장 확신이 드는 방향을 잡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으르렁'을 들었을 때는 '학교 얘기를 하면 재밌겠다'라는 확신을 가지고 의상콘셉트를 교복으로 정한 것이라고 덧붙였죠.

또 최근 출연한 예능에서 "대중들에게 그 수가 먹혔을 때 기분이 어떠냐"라는 질문에 대해 민희진 사장은 "엄청나다"면서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한 번도 비껴나간 적이 없다. 이건 될 거다 해서 했는데 안된 적은 없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는데요. 덕분에 민희진은 평사원으로 입사한 지 15년 만인 지난 2017년 SM의 사내이사가 되는 전설적 커리어를 만들었습니다.  2018년 민희진이 SM에서 받은 연봉은 무려 6억 74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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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10년 넘게 SM의 색깔을 이끌어간 민희진 사장은 "매 작업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 촬영하듯 임했다"면서 "회사에서 자주 잤기 때문에 수년간 후드를 뒤집어쓴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출근했다"고 회상했습니다. 팀원들 휴가는 보내주었지만 정작 본인 휴가는 챙길 수 없었다는 민희진 사장은 "나의 20~30대는 일에 모두 바쳤다. 나를 위해서 살기보다는 남을 위해서 산 거 같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번아웃으로 인해 2018년 퇴사를 결심한 민희진 사장은 "아예 일을 그만둘까 생각도 했다"면서도 '아직 보여줄게 많고 잘 할 수 있는데'라는 마음을 포기하지 못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고 밝혔습니다. 그런 민희진이 선택한 곳은 바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입니다. 방시혁의 러브콜에 응해 합류한 빅히트에서 민희진은 브랜드총괄(CBO)을 맡았는데요. 가자마자 리브랜딩 작업을 맡아 사명을 '하이브'로 변경하고 신사옥 구성을 총괄하면서 지난해 급여 3억 7600만 원에 상여 1억 5000만 원을 더해 총 5억 2700만 원의 연봉을 받았습니다.

민희진 걸그룹 멤버로 알려진 얼굴들

그리고 현재 민희진은 하이브의 새 레이블 '어도어'를 이끄는 사장으로 나서며 새로운 걸그룹 제작에 한창입니다. 내년 데뷔를 앞두고 있는 걸그룹에 대해 민희진은 자신감을 드러냈는데요. 오디션 홍보영상 등을 통해 공개된 걸그룹 멤버들을 두고 K팝 팬들은 "역시 민희진"이라며 기대하는 반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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