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살 고졸사원이 공개한 브이로그 때문에 난리 난 J 제약회사

"회사에서는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의 80%만 발휘해야 한다"
직장 생활 10년 차가 넘어가면 누구나 공감한다는 말인데요. 100%를 쏟아 일하는 순간 회사에서는 120%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다만 열정이 넘치는 20대 시절에는 "내 회사는 내가 키운다"라는 마인드로 자신과 회사를 동일시하기 마련이죠. 이와 관련해 최근 예능 프로 '아무튼 출근'에 출연한 23살 회사원이 공개한 브이로그 영상에는 "제발 열심히 일하지 말라"라는 댓글이 무수히 달렸습니다. 회사 생활 N 연차의 선배들이 안타까워한다는 후배는 J 제약회사 화장품 본부에서 일하는 최성은 씨입니다.

최성은 씨는 세무회계 특성화 고등학교 재학 중에 회계 및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10개 이상 취득해 놓은 그야말로 '준비된 인재'입니다. 덕분에 고등학교 졸업 직후 20살에 현재의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죠.

현재 최성은 씨는 얼마 전 신설된 화장품 본부에서 '영업지원팀'의 업무를 맡고 있는데요. 화장품 본부 자체가 신생 사업부이다 보니 영원 지원팀의 팀원은 단 한 명, 성은 씨 홀로 모든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팀장님의 권유로 홈쇼핑 업무까지 맡게 되었습니다.

홈쇼핑 방송을 위해 새벽 출근한 성은 씨

아침 7시에 진행되는 홈쇼핑 방송 진행을 위해 새벽 5시 30분에 지하철 첫 차를 타고 출근한 성은 씨는 녹화장에 도착하자마자 협력업체에서 준비한 판매 상품과 방송 소품 등을 체크했습니다. 이어 홈쇼핑 방송이 진행되는 현장을 지켜보며 실적을 확인하고서야 회사로 정식 출근할 수 있었습니다.

화장품본부 출고 업무를 혼자 담당한다는 성은 씨

사무실에 도착해서 자리에 앉자마자 성은 씨는 다시 영업지원팀의 업무로 바빴습니다. 당일배송을 원칙으로 하는 상품을 매일 출고하는 업무 역시 성은 씨 혼자 해내야 하는 일인데, 20여 개 쇼핑몰을 통해 들어오는 주문을 모두 취합해서 총 3000여 개의 상품 출고를 늦지 않도록 해줘야 합니다. J 건강 회사의 화장품 상품을 구매하는 모든 소비자들은 성은 씨의 손을 거쳐서 물건을 받게 되는 셈.

때문에 출고업무에 문제가 생기면 그 책임은 오롯이 성은 씨만의 몫입니다. 책임감이 막중한 성은 씨는 오배송이 생기지 않도록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해서 시간 내에 일을 처리했는데요. 상신하고 최종결재까지 성은 씨 혼자 다 해내고 나면 더 큰 업무가 남아있습니다. 바로 월 매출 마감 업무인데, 팀원들이 보낸 매출파일을 취합해서 확인 후 최종적으로 전산에 올리는 일이죠.

월 매출 마감을 독촉하는 성은 씨

월 마감의 경우에는 데드라인이 확실히 정해져 있어서 시간 내에 마감 처리를 해야 하는데, 문제는 팀원들이 매출 파일을 보내주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성은 씨는 자신보다 나이 많은 팀원들에게 일일이 찾아가 매출파일을 독촉했고 마감 시간이 촉박해서 보낸 파일에서 오류를 발견하고는 직접 파일 전체를 확인해서 수정 후 마감을 완료했습니다.

홈쇼핑 실적 보고 모습
우수사원 수상 모습

이날 방송에서 성은 씨는 월례회의를 통해 우수사원으로 뽑히면서 현금 5만 원의 상금을 받기도 했습니다. 시상을 담당한 전무는 성은 씨에 대해 "영업지원 업무에 홈쇼핑까지 병행하면서 최근 라이브실적이 증가되고 있어서 앞으로 더 잘하라는 의미로 시상한다"라고 말했는데요. 실제로 성은 씨는 아침 홈쇼핑 방송 후에 방송실적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서 전무 님에 보고했습니다. 실적에 대한 압박도 만만치 않은 것이죠.

새벽 첫 차를 타고 출근한 성은 씨는 홈쇼핑 방송, 출고업무, 월 매출 마감, 홈쇼핑 실적 보고 등의 업무를 처리하고 출근 11시간 만에 드디어 사무실을 나섰습니다. 하지만 성은 씨는 집으로 돌아가는 대신 회사 내의 휴게실에 들러서 온라인 강의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일을 하다 보니 승진 욕심도 생겼다"는 성은 씨는 "고졸사원과 대졸사원의 승진 체계가 완전히 달라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자 대학에 진학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성은 씨가 근무 중인 J건강회사의 직급별 연봉통계를 살펴보면 고졸사원과 4년제 대졸사원의 평균 연봉은 2020년 기준 각 3,295만 원과 4,232만 원으로 약 1000만 원 가까이 차이납니다.

미디어경영학과 21학번이 된 성은 씨는 코로나로 인해 대면강의를 못하지만 온라인을 통해 성실하게 학업에 매진 중인데, 새벽에 시작한 하루일과가 저녁 늦은 시간까지 이어지는 것은 존경스러우면서도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이날 방송에서 성은 씨는 현재 직장생활에 대해 "고등학교 때 상상하던 그대로다. 선취업을 하고 직장에 적응한 후에 대학에 진학하고 싶었는데 그 꿈을 이뤘다"면서 "지금 밥벌이에 90% 만족한다. 나머지 10%는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채워지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는데요.

반면 방송이 나간 후 성은 씨의 밥벌이에 대해 선배 직장인들이 느끼는 만족도는 무척 낮았습니다. "비교적 연봉이 적은 고졸 출신 신입에게 일 몰빵하는게 정상이냐", "99년생 4년차 사원에게 마감 출고 잡일 혼자 다하게 하다니", "업무량, 시스템 모두 말도 안되는 구조다", "해당 부서에 혼자 있으면 병가도 못내는 거 아니냐", "일 배우려는 욕심 큰 건 알겠지만 인재 알아봐주는 회사에 가야한다", "이직 고려해라", "20개 쇼핑몰 혼자 관리한다는건 말도 안된다"라며 성은 씨의 과도한 업무량에 부당함을 제기한 것.

MBC 아무튼출근

성은 씨 스스로는 "일을 체계적으로 배워야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니까 잠을 줄여서라도 할 일을 해야 행복한 사람이다"라고 표현하지만 결국은 적절한 보상이 뒤따라야 오랜 시간 힘을 낼 수 있지 않을까요? 회사도 성은 씨도 윈윈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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