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 엑소 전 멤버 모델로 쓰자" 단톡방 직원 전원 해고시킨 회사

'노이즈마케팅'은 품질과는 상관없이 부정적인 이슈를 일부러 조성해 구설수에 오르도록 함으로써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기법입니다. 특히 시장에 처음 진출하거나 인지도가 낮은 기업들에게는 소란을 부려서라도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죠. 

다만 노이즈마케팅을 노렸더라도 소비자의 관심을 얻는데 성공했다면 이후에는 부정적 이슈에 대한 이미지를 만회할 수 있어야 하는데요. 돌이킬 수 없을 정도의 논란을 불러온 기업은 소비자들에게 낙인찍혀 영영 외면당할지도 모릅니다. 

Neta N01

이와 관련해 최근 한 중국 기업에서는 노이즈마케팅을 계획한 직원들의 '선 넘는 발언'을 문제 삼아 '전원해고'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단톡방의 대화 내용만으로 '전원해고'라는 충격적인 결정을 내린 곳은 중국 전기차 기업 네타오토. 

앞서 네타의 마케팅 직원인 펑강은 직원들이 사용하는 메신저 위챗 단톡방에서 "네타의 정신은 사람들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크리스 우'에게 브랜드 홍보대사를 맡기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내놓았습니다. 엑소의 전 멤버이기도 한 크리스 우는 지난달 31일 강간죄로 중국 공안에 체포되어 현재 구치소에 수감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펑은 "크리스 우를 모델로 기용하면 우리 브랜드는 인터넷에서 5분 안에 유명세를 얻을 것"이라면서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라고 성폭행범을 모델로 기용하는 황당한 노이즈마케팅을 제안한 것이죠. 이어 펑은 "만약 실패하더라도 사과하고 관련 직원을 해고하면 된다"라고 강조했는데, 해당 단체방에 있던 다수 직원들이 그의 아이디어에 동의했습니다. 

크리스우의 성폭행 혐의를 폭로한 두메이주

하지만 회사는 펑을 비롯한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승인하는 대신 해당 단톡방에서 관련 논의에 대해 동의한 직원 전원을 해고했습니다.  네타 오토 측은 "우리 브랜드는 몇몇 개인의 의견이 사회적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며 회사의 원칙과 목적에 나쁜 영향을 불러올 수 있다고 봤다"라며 해고사유를 설명했는데요.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 총 8명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데다 피해자 중 2명은 미성년자로 밝혀진 상황에서 최고 3년 이상 중형을 받을 것으로 전해지는 크리스 우를 모델로 기용하는 것은 노이즈마케팅 정도가 아니라 사회적 매장감이라고 판단한 것. 

Neta Eureka 03 Concept

게다가 네타오토는 이미 중국 전기차 신흥 세력 중 세오펑, 니오, 리오토에 이어 4위에 올라있는 기업으로 시장점유율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국 최대 인터넷 보안 기업 360그룹에게 30억 위안, 한화로 약 5224억 원 규모의 시리즈D를 투자 받아 승승장구 중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무리한 노이즈 마케팅은 독이 될 수 있겠죠. 

이에 대해 네타 오토의 CEO 장양은 "그들은 그들이 한 말에 대해 대가를 치른 것"이라며 "회사의 원칙과 목적에 어긋난다"라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어쩌면 단톡방에서 발언한 내용만을 가지고 '전원해고'라는 강수를 둔 CEO의 결정 역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마케팅 전력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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