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만큼 비싼 펜션이 투숙객에게 청소 요구하는 건 부당하지 않나요?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자 사회적 거리두기에 임하는 사람들의 태도 역시 변화하고 있습니다. 무조건 외출을 금지하고 활동을 억제하기보다는 방역지침 지키는 수준에서 적당한 외부 활동으로 코로나블루를 예방하는 방향으로 전환한 것. 여름휴가 역시 '포기하기'보다는 '안전하게 즐기기'가 대세입니다. 외부인과 접촉 없이 단독으로 즐길 수 있는 '독채' 형태가 큰 인기인데, 각종 숙박 앱에는 '독채풀빌라', '독채팬션' 카테고리가 신설될 정도였지요. 

실제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파 위험성이 가장 크다는 '취식' 행위를 공용이 아닌 개인공간에서 따로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펜션은 코로나 시기에 좋은 숙박형태로 꼽힙니다. 다만 5성급 호텔 못지않은 가격이 유일한 단점인데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호텔 못지않게 비싼 펜션이 투숙객에게 청소까지 요구하는 건 부당하다"라는 게시글이 올라오면서 네티즌들 사이 갑론을박이 벌어졌습니다. 

글쓴이 A씨는 숙박예약사이트를 둘러보던 중 펜션에만 유독 청소비를 따로 받는 시스템이 많다는 것을 발견하고 의아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숙박비 내에 서비스 비용이 포함된 다른 숙박형태들과 달리 일부 펜션에서 청소비를 별도 청구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지요.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A씨는 게시글을 통해 "문득 모텔, 호텔 등 숙박업은 다양한데, 펜션은 왜 청소를 투숙객이 하고 나와야 하냐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펜션 금액이 절대 호텔에 비해 저렴하지도 않던데, 왜 펜션의 서비스 비용에는 타 숙소들에 비해 많은 청소비가 포함된 건지 궁금하다"라고 네티즌들의 의견을 구했습니다. 

그러면서 A씨는 평소 자신 역시 숙박업체를 이용할 때 사용한 수건을 모아놓고 어메니티나 일회용품 등도 쓰레기통에 모아두는 등 기본적인 정리는 한다고 덧붙였는데요. 음식을 먹고 난 뒷정리라든지 쓰레기정리와 같은 것은 기본 소양으로 여긴다는 것. 다만 펜션에서 투숙객에게 빼곡하게 적은 '고지사항'이나 '숙지사항'을 통해 '분리수거를 하라'든가 '모든 쓰레기를 가지고 가라'는 등 까다로운 규칙을 적용하는 것은 과도한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의 의견은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A 씨처럼 펜션이 과도한 요구를 하는 것이라는 쪽은 "1박에 100만 원씩 받으면서 청소시키니까 짜증 나긴 한다. 키즈펜션풀빌라 가격은 코로나라고 계속 올라가는데 시설은 진짜 호텔에 비하면 뭣도 없으면서 돈만 올라간다. 그렇다고 애 데리고 호텔 가기도 어려우니", "1박에 30만 원 넘게 받으면서 원상태로 해놓고 가라는 건 무슨 심보냐, 펜션 가격부터 좀 양심에 맞게 책정했으면"이라고 비싼 가격에 비해 서비스가 부실하다는 점을 꼬집었습니다. 

또 "퇴실시간도 언제부턴가 11시로 바꿔놓고 아침에 부랴부랴 정리하고 나가기 바쁜데 모든 쓰레기까지 내놓고 싹 치우고 가라는 건 어이없다. 비싼 돈 내고 청소까지 손님이 하는 건 충분히 잘못된 듯", "입실하면 안내문이 A4 몇 장이 되는 곳도 있고, 체크아웃 시 선생님께 청소 검사받듯이 사장이 보는 곳도 있고, 보증금 있는 곳도 있다. 거의 장소만 제공하고 예약 대행업체 수준"이라면서 투숙객에게 책임을 부담시키는 시스템에 대해 비판했는데요.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온 펜션 진상손님

반면 펜션 측의 입장도 이해된다는 네티즌들은 "호텔은 조리해먹지 못해서 덜하지만 펜션은 규정을 정해놓지 않으면 상태가 엉망이다", "설거지하고 분리수거하는 게 그렇게 힘든가", "입실 당시 수준으로 해놓고 퇴실하는 게 맞지", "알바한 경험으로 진짜 별 사람 다 있다"라며 청소도 기본적인 예의라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댓글 중에는 자신을 펜션 운영자로 소개한 이들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커플은 괜찮은데 3~4인 이상은 심각하다. 술 먹고 토하고 난리 난다. 화장대 서랍에다 오줌 싸놓고"라며 진상 손님들이 많다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면서 "분리수거와 뒷정리만 기본적으로 해주면 설거지랑 청소, 소독은 어차피 펜션에서 다시 한다"라고 설명했는데요. 결코 호텔보다 싸다고 할 수 없는 펜션의 숙박비에 청소 서비스가 포함되지 않은 것은 불합리한 방식일까요? 아니면 진상 손님을 방지하기 위해 유지할 수밖에 없는 규정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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