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인 2명 이상이 모이면 빠질 수 없는 주제가 바로 주식이지요. 초보 주식투자자일수록 우량주를 선택해서 장기투자로 가는 것이 안전하다고 하지만 당장 수익실현이 없으면 불안하고 흥미가 떨어지는 것도 사실인데요.
특히 주부들은 직장인과 달리 시간을 보다 자유롭게 쓸 수 있다 보니 장의 흐름을 꾸준히 지켜볼 수 있는 장점을 활용해서 단타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주식 관련 예능으로 핫한 카카오TV '개미는오늘도뚠뚠3'에도 한 주부 단타꾼이 출연해 자신의 주식 경험담을 들려주었습니다.
하지만 욕심내지 않고 소박하게 하루 1% 수익만을 목표로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는 이 주부에게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쓴소리를 냈습니다. 전문가들이 거품을 물고 반대하는 주부의 주식매매법은 바로 종가매매단타입니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고 본의 아니게 백수생활을 시작했다는 주부 배한나 씨는 친정 오빠의 권유로 지난해 9월부터 주식투자에 뛰어들었습니다. 주식에 대해 전혀 모르던 배 씨는 친정 오빠가 알려준 방식만을 정석으로 알고 종가매매단타를 시작했습니다.
종가매매단타란 장마감 10분 전인 오후 3시 20분부터 3시 30분 사이에 동시호가 거래가 이루어지는 시간에 종목을 골라서 매수했다가 다음날 아침 장이 시작하는 9시에 바로 매도하는 방식입니다.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의 시세는 오전에 상승이 가장 많고 오후에는 하락하기 때문에 전날 상승탄력이 예상되는 종목을 매수하여 다음날 오전에 상승탄력이 붙을 때 매도한다는 논리인데요.
이와 같은 매매법은 추세적으로 상승 중인 종목에서는 성공확률이 매우 높지만 갑작스럽게 급락하는 종목에 물렸을 경우 타격이 매우 큰 방식입니다. 다음날 추가 상승확률이 놓은 종목을 골라내는 안목이 주요한데 이를 구별해내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 함정.
이에 대해 배한나 씨는 "목표가 거창하지 않다. '하루에 딱 1%만 벌자'는 생각이다"라고 말했습니다. 1% 수익률을 목표로 한다는 말에 대부분의 패널들은 "그럴 바에는 한 군데 쭉 놔두는 게 낫지 않느냐"라며 답답해했고 배 씨는 "치고 빠지고 하는 게 못 보겠더라. 빠질 때 못 참겠고"라며 단타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지요.
반면 전문가들은 배 씨의 목표가 절대 소박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매일 1%면 한 달에 20% 이상일 텐데 복리로 따지면 수익이 엄청나다는 것. 실제로 1억을 가지고 26% 수익을 10번만 성공하면 10억이 됩니다.
'복리의 마법'을 가장 쉽게 이해하려면 원금이 두 배가 되는 시간을 알기 위해 72를 수익률로 나누면 되는데, 배 씨의 목표대로 매일 1% 수익률을 낸다면 원금이 두 배가 되는 시간은 '72÷1=72' 즉, 하루에 1%씩 72일만 반복한다면 원금은 두 배가 됩니다. 결국 배 씨가 말한 '하루에 소소하게 1%씩'은 주식시장에서 어마어마한 눈덩이였던 것이지요.
무엇보다 최근처럼 상승세가 꺾이고 하락세가 시작된 장에서는 계속해서 물려 들어가서 큰 손해를 입을 위험성도 있습니다. 실제로 배한나 씨는 올해 1,2월부터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바뀌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앞서 배한나 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지난해 9월 150만 원을 종잣돈으로 종가매매단타를 시작한 후기를 공개했는데요. 첫 달 수익은 29만 원 정도로 하루 1%씩 한 달 20% 가까운 수익을 내는데 성공했고, 지난해 11월까지만 하더라고 700만 원을 투자해서 58만 원 정도 수익을 내면서 10% 정도 수익률은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2월 배 씨의 투자일지는 우울합니다. 종가에 매매한 신풍제지가 다음날 아침 장 시작하자마자 10%이상 급락하면서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했고 '손절해야 하나 기다려야 하나'를 고민하는 사이에 28%까지 추락했습니다. 그날 밤 잠도 자지 못하고 '내일 아침에 팔아야 하나'를 고민한 배 씨는 다음 날 아침 '에라이 모르겠다'라는 마음으로 시초에 매도 버튼을 눌렀는데요. 배 씨가 팔자마자 해당 종목은 10% 이상 회복하며 한 번 더 상처를 주었지요.
수익을 낼 때는 1% 내외로 적은데 한 번 손해를 볼 때는 크게 나다 보니 전문가들이 만류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또 단타의 최대 장점 중 하나가 종목을 오랫동안 보유하지 않아서 장이 마감되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 '오버나잇'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인데 종가매매단타는 단타인데도 불구하고 밤새 미국장을 보며 걱정을 이어가야 하니 그 역시 단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운용자금을 늘려서 규모 있는 돈으로 종가를 계속 만들다 보면 종가를 만드는 계좌로 의심받아서 조사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주가조작의 3대 수법 중 하나인 마감 동시호가 때 종가를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것인데요.
주식투자에서 100% 성공하는 묘수는 없는 만큼 각자의 자금 사정과 투자성향을 잘 고려해서 자신만의 투자법을 만드는 것이 좋겠지요. 다만 인터넷에 떠도는 수많은 투자법들에 현혹되지 말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점은 명심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