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존재는 어린아이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어른이 되어 사회생활에서 다양한 어려움을 겪을수록 기댈 수 있는 '엄마'가 소중해지지요. 내가 잘하든 못하든 어떤 이유나 설명도 없이 그저 '나'라는 존재 자체에 대해 절대적 사랑을 베풀어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일까요?
태어나자마자 엄마가 아닌 할머니의 젖을 물게 된 아이가 있습니다. 부모님의 결별로 친어머니의 얼굴조차 알지 못하는 아이는 "TV에 나오면 엄마를 찾을 수 있을 거야"라는 막연한 희망을 안고 연예인이 되었습니다.
엄마를 찾기 위해 가수가 되었다는 주인공은 그룹 신화의 멤버 전진입니다. 친어머니가 자신을 낳자마자 아버지와 헤어지고 친정으로 돌아가는 바람에 갓난쟁이로 홀로 남겨진 전진은 할머니 손에 자랐는데요. 전진이 태어날 무렵 미 8군 무대에서 색소폰 연주자로 데뷔한 아버지 찰리박은 돈을 벌겠다며 집을 비우는 날이 많았고 가끔 할머니 집에 들러 생활비만 전해주고 나가는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생모는 얼굴도 모르고, 아버지는 집에 없는 데다 연로한 할머니 밑에서 자란 전진은 큰 상처를 안고 유년기를 보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소풍 때 김밥을 주러 온 할머니가 부끄러워 집에 가라고 상처 주는 말을 하기도 했지만 전진이 의지할 곳은 할머니뿐이었습니다.
그러다 초등학교 4학년 무렵 아버지가 '엄마를 만들어주겠다'라며 재혼했고 전진은 새엄마와 새로운 가족이 되었습니다. 이때 4살 터울의 여동생도 생겼는데, 전진은 갑자기 나타난 동생의 존재가 이해되지 않아서 5학년 즈음 등본을 찾아봤고 친동생으로 믿던 여동생이 이복동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핏줄과 상관없이 전진에게는 유일하게 마음을 나눌 가족이 된 여동생은 그야말로 보물이었습니다. 전진은 여동생을 아끼며 매번 등하교를 함께했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챙겼지요. 하지만 얼마 안 되어 부모님 사이 불화가 시작되면서 남매는 어른들의 싸움 사이에 큰 상처를 받았고 부모님 이혼으로 인해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이후 전진은 중학교 2학년 무렵 아버지의 세 번째 결혼으로 또 다른 새엄마를 맞이했습니다. 전진 아버지의 세 번째 결혼 역시 2016년 파경을 맞았지만 전진은 새어머니를 '마미'라고 부르며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최근 한 예능 프로를 통해 안타까운 가정사를 털어놓은 전진은 마미를 직접 소개하며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해당 방송에서 마미와 전진은 두 사람의 첫 만남에 대해 회상하기도 했는데, 마미는 "그냥 길고양이. 인상 찌푸리고 먼 산 쳐다봤다. 그런데 이상하게 처음부터 날 따르더라"라고 말했고 전진 역시 "너무 좋은 분이고 기대고 싶었는지 금방 가까워지고 친해졌다. 가장 예민했을 시기였는데 어머니 때문에 마음을 열었다"라고 밝혀 감동을 주었습니다.
이어 마미는 "사실은 당시 결혼할 생각이 없었다. 내심 부담됐는데 아빠가 얘를 데리고 왔다. 충재가 '왜 아빠랑 결혼 안 하냐'라는 거다. 학교 갔다 와서는 스킨십을 하더라. 내가 얘한테 뭔가 할 일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결혼까지 연결됐다"면서 "이놈 아니면 결혼 안 했다"라고 과격한 애정표현도 덧붙였지요.
중학생 시절 새 가족이 된 마미 덕분에 사춘기 시절을 잘 극복했다는 전진에게 또 하나 안식처가 된 것은 '춤'이었습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마이클 잭슨의 춤을 따라 하며 안무가의 꿈을 키운 전진은 고등학교 시절 댄스팀에 들어가 활동하며 송파 일대에서는 '오금고 쫄바지'라는 별칭이 생길 정도로 유명 인사였는데요.
이후 고등학교 선배인 강타와 문희준이 HOT로 데뷔해서 유명해지는 모습을 보고 "나도 TV에 나와서 유명해지면 친어머니를 만날 수 있을까"라는 막연한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SM 오디션을 통해 연습생이 된 후 춤에 대한 열정과 친모를 만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노력한 끝에 아이돌 그룹 '신화'의 멤버로 성공적인 데뷔를 했지요.
신화의 멤버로서 또 시트콤과 예능 등을 통해 개인 활동을 이어가면서 수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으면서도 전진은 늘 가족이라는 울타리에 대해 갈망했습니다. 앞서 부모님 이혼으로 인해 헤어진 여동생의 고등학교 졸업식에 찾아가 여전한 애정을 드러냈고 오랜 시간 무명 연예인 생활을 한 아버지를 위해 함께 방송 출연을 하면서 가수 활동까지 지원했습니다.
이런 전진의 허전한 마음을 알아준 건 세 번째 어머니 마미였습니다. 마미는 과거 전진이 "친엄마가 나를 버렸다"라고 말한 것을 기억하고 버림받았다는 오해를 풀어주기 위해 전진의 생모를 찾아 나섰습니다. 수소문 끝에 찾은 생모를 먼저 만나서 전진과 만나기를 제안했고 생모의 남편까지 설득해서 만남을 주선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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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얼굴도 모르던 생모와 만난 전진은 한 시간 내내 눈물을 흘릴 정도로 감정이 북받쳤지만 어쩐 일인지 그날 이후 어머니와의 연락을 다시 끊었습니다. 전진의 아버지와 헤어지고 친정으로 돌아갔던 어머니가 뒤늦게 결혼해서 당시 초등생 자녀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 자신을 닮았다는 그 아이가 어린 나이에 자신과 같은 혼란을 갖게 되는 것이 미안하고 두려워 전진은 자발적으로 친모와의 연락을 끊은 것입니다.
그로부터 20년 후인 최근 전진은 친모와 연락을 끊은 것에 대해 후회했습니다. 초등생이라던 이부형제가 성인이 되면 이해를 구하고 다시 만나겠다고 생각한 것이지만 친어머니와 친해질 수 있었던 20년의 시간을 버린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요. 때문에 출연 중인 방송을 통해 친모의 연락을 기다린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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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방송이 나간 지 단 일주일 만에 전진의 생모가 방송국에 연락을 취해왔고 제작진의 중재로 어머니와 통화를 하게 된 전진은 "충재니?"라는 말 한마디에 오열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식이 엄마 보고 싶은 건 당연한 거 아닌가"라며 애틋했던 그리움을 표현했는데요. 두 사람은 실제로 만나 두 시간 넘게 이야기를 나누며 오랜 그리움의 마음을 풀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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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전진이 걱정하던 이부형제 역시 이제 33살이 되었는데, 전진의 생모는 이번 만남 전에 전진이 형이라는 사실을 알렸고 아들이 놀라면서도 좋아하더라고 전했습니다. 전진이 꿈꾸던 친어머니와의 만남에 새로운 동생까지 생겨 든든한 새 가족이 만들어진 셈.
한편 전진에게 세 명의 어머니를 만들어준 아버지 찰리박은 최근 놀라운 근황으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지난 12월 한 르포 프로에 등장해 2016년 이혼 이후 혼자 지내는 일상을 공개한 것인데요. 사업에 실패하고 세 번째 이혼을 한 후 학원과 집 등 모든 재산을 처분하고 연습실로 사용하던 반지하에서 홀로 지낸다는 찰리 박은 2017년 11월 뇌졸중으로 쓰러져 편마비와 언어장애를 겪게 된 사연을 전했습니다.
이날 방송에서 찰리박은 화장실도 없는 곳에서 지역복지센터에서 가져다준 음식으로 식사를 하는 등 어려운 일상을 공개하는 한편 아들, 며느리와 연락을 끊고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입이 두 개라도 말을 못 한다. 내 탓이 크기 때문에 아들을 원망할 일이 없다"면서 "계속 사업에 실패하니까 가정에 신경을 못썼다. 안양 호프집이 망해 8~9억 원 빚을 졌다. 아들이 금전적인 지원과 투자를 해줬었다. 그래서 항상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고백했지요.
TV특종 놀라운세상
또 "내가 아프니까 건강한 모습을 못 보여줘서 더 미안하다. 병원비도 2천만 원이 넘었는데 아들이 다 냈다. 아들이 재활병원 가라고 했는데, 내가 가지 않겠다고 했다"고 말하면서 전진에게 "아버지는 신경 쓰지 말고 앞으로 본인 인생, 미래만 신경 쓰고 이서하고 행복하게 살라"라고 말했는데요. 해당 방송이 나간 후 대중들은 "아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면 방송에 나와서 부담 주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복여동생과 세번째어머니
가정불화로 인해 가족이라는 울타리의 보호를 받지 못한 전진의 사연은 들을수록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반면 낳자마자 헤어진 친모에게도 원망보다 애틋한 마음을 표현하고 이복 여동생과 이부형제에게까지 사랑과 배려를 베푼 전진은 핏줄을 넘어선 진정한 가족 사랑을 나눈 것 아닌가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