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파병까지? 여자판 '가짜사나이' 교관의 정체

세상에서 가장 재미없다는 '군대이야기'가 유튜브를 넘어 방송가까지 점령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UDT 출신 교관들이 등장해 실제와 유사하게 모의훈련을 진행하는 콘텐츠를 다룬 '가짜사나이'가 돌풍에 가까운 흥행에 성공한 후 '특수부대'는 유튜브의 가장 핫한 흥행 키워드가 되었지요. 더불어 실제 훈련 모습과 유사한 장면이 공개되면서 한때 '군바리'로 비하 받던 특수부대 출신들에 대해서도 극한 상황을 이겨내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 인재들이라는 인식이 생기고 있기도 합니다.

다만 특수부대 콘텐츠에 담긴 욕설과 폭력, 강압적 분위기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입니다. 정신력과 체력을 강화하겠다는 목적으로 고문에 가까운 고통을 가하는 방식은 시간이 지날수록 대중들 사이에서도 받아들이기 힘든 '명분'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tvN은 유사한 포맷의 예능 프로그램을 새로 선보였는데요. '여자판 가짜사나이'로 불리는 이 프로그램 속 교관은 좀 다를까요?

tvN이 새롭게 선보이는 예능 '나는 살아있다'는 여성출연진 6명이 특수부대 출신 교관들을 통해 생존기술을 교육받는 내용입니다. '생존기술'이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표방했으나 기본적으로 교관에게 훈련받는 형식이 기존 군대예능과 다를 바 없다는 점에서 '가짜사나이의 아류작'의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한데요. 눈에 띄는 점은 주교관으로 등장하는 박은하 교관의 남다른 이력입니다.

유튜브채널 '은하캠핑'을 통해 이미 50만 이상 구독자를 확보한 박은하 교관은 성별이 여자라는 점 외에도 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주부라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앞서 2018년 6월 SBS '생활의달인'에 출연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박 교관은 해당 방송에서 평소에는 평범한 주부로 살림과 육아를 담당하고 있지만 한 달에 두세 번 시간을 내서 혼자 캠핑을 즐길 때만큼은 베어 그릴스 못지않은 강인한 면모를 드러내 화제가 되었는데요.

사실 박 교관은 마르고 연약해 보이는 외형과 달리 유도 3단, 태권도 2단, 특공무술 2단, 경호무술 등을 섭력한 특전사 예비역입니다. 2001년 미국 911테러 사건을 접한 뒤 '테러를 방지하고 국가에 보탬이 되고 싶다'라는 소신을 가지고 특전사에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육군 특수전사령부 제707특수임무단에 소속되어 훈련했지요.

특히 이라크 파병 당시 각종 생존법을 익히면서 '야생에서 살아가는 법'을 뜻하는 '부시크래프트'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는데요.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군 복무 시절로 꼽지만 여자로서 직업군인 생활을 이어가는 데는 여러 가지 제약이 많았습니다.

은퇴 후 박은하 교관은 본인과 같이 특전사 출신인 직업군인 남편과 결혼했습니다. 특전사 출신답게 결혼식 당일에도 격파이벤트까지 하며 당당히 결혼식장에 들어섰지만 연이은 출산으로 세 아이의 엄마가 된 그는 여느 엄마들과 다름없이 '경력단절 여성'이 되었습니다. 

자신과 똑같이 특수부대 출신인 남편은 여전히 직업 군인으로 활약 중인데 반해 주부가 된 자신은 살림과 육아를 하느라 결혼 전과는 완전히 바뀐 일상을 살아가는 상황이 힘들게 느껴질 때도 있었지요.

세 아이를 키우면서 박 교관은 개울가에서 개구리, 가재를 잡고 새총을 만들던 시절이 그리워졌고 아이와 엄마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아이들과 함께 오토캠핑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에 대해 박 교관은 "밖으로 나오니 육아로 잊고 지낸 야생성이 올라왔다. 특전사 훈련 중, 흙바닥에 피곤한 몸을 누이고 바라본 아름다운 별빛, 무에서 유를 만들어낸다는 희열과 성취감이 생각났다"면서 자연스럽게 부시크래프트 캠핑에 빠져들게 된 계기를 설명했습니다.

다행히 아이들이 꽤 성장해서 한 달에 두어 번이라도 시간을 낼 수 있게 된 박 교관은 가족과의 오토캠핑 대신 혼자 떠나는 오지 캠핑에 나서기 시작했고 생존 노하우가 쌓이기 시작할 무렵 우연치 않게 방송에 출연하게 되면서 주목받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생활의 달인' 출연 후 대중들의 관심이 이어지자 박 교관은 자신의 콘텐츠에 자신감을 얻어 본격 유튜브에 뛰어들었습니다.

특수부대 출신의 군대 관련 콘텐츠들이 많은 와중에도 박은하 교관의 유튜브 채널은 2년 넘게 꾸준히 성장하면서 구독자 5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아이 셋을 키우며 반복되는 육아의 일상에서 하루쯤 벗어나는 캠핑 시간이 일상의 활기를 준다고 말하는 박은하 교관의 콘텐츠는 여느 자극적인 군대 훈련 영상과는 달리 진성성 있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이지요.

스타 유튜버의 반열에 오른 박 교관은 지난해 KBS 예능 프로 '1박2일'을 시작으로 MBC 다큐멘터리 '시리즈M' 그리고 최근 방영을 시작한 tvN예능 '나는살아있다'까지 방송가의 러브콜도 받으며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박 교관은 지난 6월 자신의 유튜브채널을 통해 "(최근 활동을 통해)'나도 살아있구나'라고 느낀다"라고 말했습니다. 결혼 후 육아와 가사를 전담하면서 경력단절을 겪었고 "그 시간 동안 '나도 뭔가 할 수 있는데'라는 갈망이 있었다"면서 그런 부분을 유튜브를 통해 발휘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자녀들 역시 엄마가 나오는 영상을 보고 멋지다고 말하고 '우리 엄마가 군대에서 저렇게 했구나'라고 생각해 주는 것이 고맙다고 덧붙였는데요. 그러면서 "학생 때는 운동도 했고, 특수부대도 나왔지만 제일 힘든 건 아이 키우는 것"이라며 "육아가 제일 힘듭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박은하 교관의 유튜브 영상에는 '자녀들 사춘기 강제 삭제'라는 재미있는 댓글 외에도 '군 복무 시절 기억난다. 존경한다'라는 예비역들의 댓글이나 '아이 셋 육아 대단하다'라는 부부들의 댓글까지 공감의 댓글이 많습니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공감과 힐링을 주는 박은하 교관의 콘텐츠가 앞으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 대중들과 만날 수 있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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