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때부터 시작" BTS 불매운동한다는 중국 링링허우 세대가 받은 역사교육 수준

길거리폭행 당했다는 BTS팬(웨이보)

사이버테러를 멈춰달라고 호소한 BTS팬(웨이보)

BTS의 한국전쟁 관련 발언을 둘러싸고 중국에서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BTS 팬이 길거리 폭행까지 당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한 네티즌은 웨이보를 통해 "BTS폰케이스를 끼고 있다는 이유로 길거리에서 폭행 당했다"면서 다리뼈가 골절되고 안면에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는 글을 게재했는데요. 해당 게시물에는 "아직도 BTS를 좋아하다니 맞을만했다"라는 댓글도 있어서 중국 내 반한 감정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같은 반한 분위기는 지난 7일 BTS가 미국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주는 '밴플리트상'을 수상한 자리에서 "올해 행사는 한국전쟁 70주년"이라며 "양국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와 수많은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한 데서 시작된 것인데요. 중국을 언급하지도 않은 이 발언에서 중국인들의 심기를 건드린 부분은 무엇일까?

중국에서는 한국전쟁에 대해 '항미원조'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는 '조선(북한)을 도와서 미국에 대항하다'라는 뜻으로 중국군이 북한을 도와서 미국으로부터 지켜주었다는 의미입니다. 즉, 한국전쟁을 미국과 중국의 대결로 보고 그 싸움에서 20만의 중국 군인이 희생되었다는 것. 그러니 BTS가 말하는 "한국과 미국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는 미국에 대항하다가 희생된 20만 중국 군인을 무시하고 미국 편을 든 정치적 발언이라는 해석이지요.

놀랍게도 '항미원조'라는 논리를 내세워 BTS의 발언을 문제 삼는 이들은 대부분 20대의 젊은 층입니다. 중국에서 2000년부터 2009년 사이에 태어난 링링허우 세대인데요. 이들은 1가구 1자녀 산아제한 때 출생해 부모의 넘치는 애정을 받으며 부족함 없이 자란 '소황제 세대'이기도 합니다.

유치원생들이 중국 국기를 들고 충성맹세를 하는 모습

동시에 링링허우는 시진핑 집권 시기에 교육받으며 중국식 사회주의 사상인 중화사상을 주입받았습니다. 학창 시절 시진핑의 과도한 애국주의 교육을 받으며 자랐는데 "중국이 청 말 이후 외세 침탈로 엄청난 굴욕을 겪었지만 다시 굴기했고 이제는 흔들 수 없는 나라가 되었다"라고 배웠으며, 중국이 미국에 맞서는 세력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자랐기 때문에 중국의 사회주의를 맹신하게 되었습니다.

MBC예능 마리텔에서 대만기를 들었다가 사과한 쯔위

때문에 링링허우는 중국 공산당을 맹신하며 자본주의와 주변국에 대한 적대감이 엄청납니다. 홍콩 등 주권 관련 말만 나와도 흥분하고 해외 기업들에 대한 보이콧을 주도하기도 하지요. 덕분에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쯔위는 자신이 나고 자란 대만의 국기를 들었다가 눈물의 사과를 하기도 했습니다.

MBC예능 놀면뭐하니에서 '마오'라는 단어를 썼다고 악플을 받은 이효리

또 최근 이효리는 한 예능 프로에서 사극톤의 상황극을 이어가던 중 "~마오"라는 말투를 따서 '마오'라는 예명을 사용하면 어떠냐는 농담을 했다가 링링허우의 비난을 받았는데요. 엄연히 우리말 높임법 '하오체'를 사용한 말임에도 중국 네티즌들은 마오쩌둥을 비하했다는 트집을 잡으며 "한국에 진출하려는데 예명은 세종대왕을 하고 싶다"라는 억지 논리를 폈습니다.

2016년 미국 불매운동 당시 아이폰을 부수는 중국인 모습(SBS뉴스)

억지스러운 트집에도 결국 해당 프로는 공식 사과문을 통해 사과했고 해당 장면은 편집되었습니다. 영향력이 막강한 중국 팬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인데요. 연예계 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분야 대부분에서 중국 시장은 워낙 크고 영향력이 높아 대부분의 기업과 단체들이 링링허우의 '갑질'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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