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앵커로 활동하며 언론인 꿈꾸던 서울대생, 175 대 1 뚫고 합격한 시험

'서울대 출신'이라는 이력을 가지고 면접에 나선다면 면접관 앞에서 당당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예상과 달리 공채 과정에서 "서울대 졸업하고 왜 여기 왔느냐"라고 면박을 당한 참가자가 있습니다.

면접이 진행되는 동안 심사위원들로부터 수차례 "포기하라"라는 권유를 받았다는 주인공은 바로 KBS 21기 공채 탤런트 출신의 배우 지주연입니다. 멘사 지능검사 시험에서 IQ156을 받으며 합격한 지주연은 학창 시절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고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입시에 성공했습니다. 다만 대학만 들어가면 행복하리라 생각했던 것과 달리 의외의 허무함이 찾아왔고 어린 시절부터 꿈꾸던 배우의 꿈이 되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지주연은 7살 때부터 동화구연대회에 나가면서 초등학교 때 자작 구연동화를 할 정도로 끼가 많은 소녀였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도 늘 친구들 앞에 서길 좋아했고 대학 입학 후에는 연극동아리 활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대학 입학 직후부터 '서울대얼짱', '제2의김태희'라는 수식어를 얻으면서 잡지 모델로 활동하는 등 유명세를 얻기도 했는데요.

당시 지주연은 자연스럽게 기획사의 러브콜을 받기도 했지만 아버지의 완강한 반대로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대신 카메라 앞에 서고 싶다는 꿈을 버리지 못해 방송기자나 아나운서 직종을 목표로 취업을 준비했습니다. 실제로 2007년에는 세명대 저널리즘 스쿨에서 언론 공부를 하면서 '오마이뉴스'의 시민 앵커로 활동했지요.

그러던 중 2008년 우연히 중앙일보 '졸업앨범 얼짱' 기사에 사진이 실리면서 주목받았고, 이후 방송국과 광고대행사 등의 러브콜로 다수 받게 되었는데요. 당시만 해도 지주연은 언론인이 되겠다는 목표 때문에 방송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기자와 아나운서 시험공부에 매달렸습니다.

하지만 배우가 되라는 하늘의 뜻이었을까요? 지주연은 2008년 MBC 공채 아나운서 선발시험의 최종 단계에서 불합격했고, 속상한 마음이 회복되기도 전 언론고시 카페에 올라온 KBS 공채탤런트 시험 공고를 접했습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 언론인을 목표로 공부하면서 갑작스럽게 도전하게 된 탤런트 시험에서 지주연은 마음속에 묵혀두었던 꿈과 열의를 마음껏 펼쳤지요.

3차에 걸친 공채 과정에서 지주연은 심사위원들에게 다섯 차례나 "PD나 하라"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좋은 학교 나와서 왜 연기자가 되려 하냐"부터 "서울대 출신이 여기 왜 왔냐. 연기에 대해 무엇을 아느냐"라고 모진 말을 하는 이들도 있었지요. 이에 지주연은 "배우로 드라마의 정서에 공감하면서 표출하는 것이 나와 더 맞는 일"이라고 확신을 담아 이야기했고 결과는 합격이었습니다.

불과 몇 달 전까지 저널리즘 스쿨을 다니던 딸이 갑자기 탤런트가 되었다고 하자 부모님은 무척 놀랐고 반길 여유도 없었습니다. 결국 지주연은 가족과 지인의 축복을 받지 못한 채 방송활동을 시작했는데요. 공채로 선발되었으니만큼 KBS의 드라마에 다수 출연하는 기회를 얻으면서 연기 경험을 쌓아갔습니다.

하지만 연기자가 되기 위한 공부가 부족했던 데다 '서울대 출신'이라는 꼬리표까지 붙으면서 지주연은 배우로서 쉽게 자리 잡지 못했습니다. 2013년에는 '맥심' 화보를 통해 전과는 다른 이미지로 변신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잠시 이슈에 불과했습니다.

이후 지주연은 연기 활동을 위해 부담감을 느꼈던 '서울대 출신', '엄친아'라는 타이틀을 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였고 각종 예능에 출연하면서 뇌섹녀로서의 이미지를 있는 그대로 선보였습니다. 모범생의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억지스러운 변신과 파격 노출을 감행하는 것보다 훨씬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기도 했지요.

다만 배우로서 성장할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았고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뛰어든 연예계에서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던 지주연은 일이 아닌 가정을 통해 새로운 삶을 설계하고자 했습니다. 2018년 2월 3살 연상의 건설업계 종사자와 결혼한 것. 그러나 도피처럼 선택한 결혼의 결과는 좋지 않았고 지주연은 6개월 만에 이별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대해 지주연은 "배우로서 만족할 만한 성과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시기에 부모님들도 걱정하셔서 섣부른 선택을 했던 것 같다. 무언가에 도피를 위해 결혼하게 되면 서로에 대한 믿음이 없는 상태기 때문에 좋지 않은 것 같다"라고 털어놓았습니다. 또 "스스로 받아들이기 힘드니까 다 엄마 때문이라는 말을 많이 했다"면서 "오히려 엄마가 자책하더라. 나보다 우리 부모님이 더 많이 상처받았을 것"이라고 미안한 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짧은 결혼생활과 이혼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라고 고백한 지주연은 지난해 10월 '엄마 이름은_입니다'라는 제목의 소설을 발간하기도 했습니다. 책에 대해 지주연은 "엄마에 대한 진심 어린 마음을 담고 쓴 글을 많은 분과 교감하고 싶은 바람"이라고 전했지요.

그리고 지주연은 이혼의 아픔을 겪은지 2년 만에 새로운 인연을 찾아 나섰습니다. 리얼리티 예능 '우리다시사랑할수있을까3'를 통해 배우 현우와 가상 커플로 등장한 것인데요. 해당 방송에는 지주연의 부모님도 함께 출연해 딸의 새로운 인연을 응원했습니다.

방송에서 지주연의 어머니는 현우에게 "주연이가 상처가 있지 않나. 싫어할 수도 있을 것 같고 현우 씨도, 현우 씨 부모님도 '왜 그런 애랑 (가상커플을)하냐'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주연이가 이혼한 지 2년이 지났는데 그동안 아무도 만날 생각을 안 했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에 현우는 지주연과 둘만 남은 자리에서 다시 이혼 이력에 대한 걱정이 나오자 "어제 기분 때문에 오늘을 망칠 수는 없니 않냐. 어찌 됐든 지난 일은 지난 일이니까. 우리 잘 지내자"라며 진심 어린 위로를 전했는데요.

시청자들 역시 지난 아픔과 상처를 딛고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고 있는 지주연에게 큰 응원을 보내고 있습니다. 부모님과 주변의 기대에 맞춰 모범생으로 지낸 학창 시절과 대중들이 원하는 모습에 부응하기 위해 이미지를 꾸며오던 지난 방송활동을 내려놓고, 지주연 본인이 원하는 진짜 모습으로 등장한 것이 오히려 대중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간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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