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팔자는 뒤웅박"이라는 말은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전근대적 사고방식으로 취급되는데요. 다만 남녀를 떠나서 배우자의 잘못으로 인해 인생의 고비나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여전히 유효한 말이기도 하지요.
가정폭력으로 힘들었던 결혼생활을 마무리하고 재혼으로 새로운 행복을 찾은 줄만 알았던 이 스타 역시 현 남편의 불찰로 인해 다시 한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요. 남편 때문에 30년 방송 인생까지 흔들리고 있다는 개그우먼의 우여곡절 많은 결혼생활을 들어볼까요?
전 남편과 현 남편 모두 실형을 선고받았다는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은 바로 개그우먼 이경실입니다. 대학교 1학년 때 동국대 캠퍼스 커플로 만난 동갑내기 손 모 씨와 1992년 첫 번째 결혼에 골인한 이경실은 결혼 10년 만인 2003년 파경을 맞게 되었는데요.
이혼까지의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2003년 2월 이경실은 당시 남편이었던 손 모 씨에게 야구방망이로 맞아 한밤중에 병원 응급실에 실려가는 소동을 빚었는데요. 갈비뼈와 골반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고 이전에도 구타를 당해 고막이 터지거나 허리를 다치는 등 폭행이 지속적이었던 만큼 사건 발생 직후부터 "이혼하겠다"라는 의사를 밝혔지요.
하지만 손 씨의 입장은 달랐습니다. "아내 이경실을 사랑하며 가정만은 지키고 싶다"라는 뜻을 밝힌 것인데요. 야구방망이로 폭행한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한 달 동안 각방을 쓰고 오해가 쌓인 상황에서 발생한 사건"이며 "아내를 사랑하는 방법이 잘못된 데서 비롯된 것이었다"라고 전했지요. 폭행 사건의 배경에 대해서도 아내인 이경실의 남자 문제를 의심에서였다며 사건 발생 3개월 전부터 옷을 야하게 입고 밤늦게 다니는 데다 자신을 피해서 전화를 받는 등 이상한 행동을 해서 의심이 커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손 씨는 당시 이경실이 방송을 통해 알게 된 인테리어 업자 한 명을 의심해 통화내역서까지 뽑아봤는데요. 밤늦은 시각에 두 사람의 통화내역이 나오자 의심이 커졌고 이 문제로 인해 이경실과 손 씨는 한 달간 각방을 쓰며 다툼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사건 당일도 해당 문제를 두고 말다툼을 하다가 이경실이 대화를 거부하고 등을 돌린 채 침대에 눕자 손 씨는 순간적으로 무시당하는 느낌이 들어 야구방망이로 때린 것인데요. 이후 이경실이 경비실로 피신한 후에도 쫓아가 복부를 한차례 더 가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폭행 사건 이후 36일간 이혼을 두고 공방을 벌이던 두 사람은 결국 양육권은 모두 이경실이 갖고 금전적 보상을 받지 않는 조건으로 협의 이혼을 마무리했는데요. 이후 이경실을 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손 씨는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400시간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리고 이경실은 사건 이후 2달 만에 기존 출연 중이던 프로그램 녹화에 참여하면서 방송에 당당히 복귀했는데요. "아이들을 위해 노력하다 보면 잊을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이경실에게 많은 대중들은 위로와 함께 응원을 보냈지요.
실제로 이경실은 여자 연예인의 이혼 소식이 다소 부정적 비추던 당시 분위기에도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방송활동을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2006년 열애 사실을 공개하며 남자친구를 자랑하기도 했는데요. 2005년 지인들과의 모임을 통해 처음 만났다는 9살 연상의 최 모 씨를 소개하며 "우리 아저씨가 살림을 잘해요"라거나 "우리 아저씨는 다른 사람을 잘 배려하는 사람이에요"라며 애정을 과시했지요.
그리고 2007년 재혼을 통해 정식 부부가 된 이후에는 예능 프로를 통해 부부의 일상을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나누는 모습이나 함께 자녀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은 이경실이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고 있는 듯 보여 행복하게 보였지요.
하지만 다정다감하게 보이던 최 씨가 의외의 사건을 일으키며 이경실은 다시 한번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됩니다. 2015년 최 씨가 지인의 아내인 A 씨를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되었기 때문인데요. 당시 최 씨는 A 씨를 집에 데려다주겠다며 자신의 차 뒷좌석에 태운 뒤 성추행했고 사건 직후 문자메시지를 통해 "죽을죄를 지었다"라며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지요.
하지만 A 씨가 고소하자 태도를 바꾸어 전화로 욕설을 퍼붓고 자녀를 언급하며 협박까지 했는데요. 재판장에서는 혐의를 인정하고 술에 취해 심신미약 상태였음을 강조하면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억울하다는 입장을 내세워 논란을 가중시키기도 했습니다. 특히 인터뷰 과정에서 A 씨 부부와의 금전적 문제를 언급하며 사건을 돈 문제로 연결하려는 모습까지 보였는데요.
이에 대해 재판부는 "사건 초기엔 범행을 부인하다 법정에 와서야 죄를 자백하고 여러 가지로 피해자를 힘들게 한 점에 대해선 무거운 처벌이 불가피하다"라며 최 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습니다. 선고문에는 "10여 년간 알고 지낸 지인 아내의 민소매 옷을 젖히고 목 부분을 혀로 핥고, 손으로 가슴 등을 만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 피해자의 고통에 공감하거나 사과하기는커녕, 피해자 부부와의 금전 거래 관계를 부각하고, 평소 행실 문제를 대중에 유포함으로써 2차 피해를 일으켰습니다. 이는 피해자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안겨줬다는 측면에서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하겠습니다"라며 구체적 범행 수법까지 묘사되어 있었지요.
또 한 가지 선고문에서 눈길을 끈 대목은 "최 씨는 사기죄 등으로 15차례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으나 성범죄는 처음"이라는 부분인데요. 이전까지 건축 관련 사업가로 알려졌던 최 씨는 사실 웨이터 생활부터 시작해 직접 단란 주점을 차려 운영 중인 유흥업 사업가로 전과 15범의 범죄 전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해당 사건의 재판 과정에서 이경실 역시 남편을 옹호하는 입장을 고수했고, 피해자가 돈을 노리고 남편을 음해하는 것이라는 취지의 글까지 게재해 논란이 되었는데요. 이경실은 자신의 SNS를 통해 "A 씨 가족들이 쫓겨나다시피 이사를 해야 할 형편이었다. 어렵지만, 보증금과 아이들 학원비까지 도와줬다"라며 사건과 관련 없는 돈 문제를 연결 지었고, 결국 명예훼손 혐의로 5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아내 이경실의 입장에서는 언론과의 인터뷰까지 하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남편을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을지도 모르겠으나 그렇다고 해서 피해자를 꽃뱀으로 몰고 간 언론 플레이가 용서받을 수는 없는 일이겠지요.
그래서인지 이경실은 첫 번째 이혼 이후 두 달 만에 방송에 복귀한 것과 달리 해당 사건 이후 오랜 기간 방송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습니다. 사건 이후 4년여 만에 토크쇼에 출연한 이경실은 "1987년부터 30년간 쉼 없이 일했다. 그 일이 있고 나서 방송국에서 섭외 전화가 뚝 끊겼다"라며 힘든 현실을 고백했는데요.
이어 "남편 사건만 떠올렸다면 우울증 걸리고 정신병에 결렸을거다"라며 운동을 하고 도를 닦듯 살았다"라고 전하는 한편 "제 소원이 있다면 여느 여자들처럼 남편과 오래오래 건강하게 지내는 거다"라며 남편에 대한 여전한 믿음과 사랑을 드러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