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사랑의 도피 떠났던 책받침 여신이 연 매출 25억 CEO가 되기까지

화려해 보이는 연예인 삶의 이면에는 의외의 고충이 있습니다. 대중과 언론의 주목을 받는 직업인 만큼 엉뚱한 루머에 시달리기도 하고 늘 대중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는 부담도 피할 수 없지요. 또 사랑을 주는 팬이 있는 반면 악플을 달거나 물리적. 심리적으로 괴롭힘을 가하는 안티팬들도 있는데요.

때로는 이러한 고충으로 인해 연예계 활동 자체에 회의를 느끼고 심각한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스타들도 있지요. 오늘의 주인공 역시 데뷔 직후부터 큰 인기를 끌었으나 그에 못지않은 안티팬들의 괴롭힘 때문에 고통을 겪은 스타입니다.


19살 책받침 여신

활동 당시 안티팬들에게 껌 테러까지 당했다는 주인공은 바로 원조 하이틴 가수 이지연입니다. 이지연은 1988년 19살 나이로 가요계에 데뷔하자마자 정상의 자리를 차지했는데요. 발라드를 부르는 긴 생머리 여고생에 대한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고 데뷔곡 '그 이유가 내겐 아픔이었네'와 후속곡 '난 아직 사랑을 몰라'는 연이어 대히트를 쳤습니다.

데뷔한 해 연말 KBS 가요대상에서 신인가수상을 차지한 이지연은 이미연, 이상아, 김혜수와 더불어 책받침 여신이 되었는데요. 다만 청순한 이미지로 활동한 탓에 남성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한편 일부 여성 팬들에게는 시기 어린 질투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요.

그 때문인지 2집 활동을 시작하면서 이지연은 황당한 루머 두 가지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동갑내기 가수 이상은을 때렸다는 것과 라디오방송 중 욕설을 했다는 내용인데요. 인터넷도 없던 시절이었지만 소문은 일파만파 번졌고 심각성을 인지한 이상은이 직접 나서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소문은 커지기만 했습니다.

때문에 2집 타이틀곡 '바람아 멈추어다오'가 가요톱텐 5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큰 인기몰이를 할 때도 이지연은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지방 행사를 가면 관객들이 야유를 보냈고 사인을 해달라고 다가와 머리카락에 껌을 붙이고 가는 껌 테러도 당했는데요. 스트레스로 몸무게는 48kg에서 40kg으로 빠졌고 대인기피증까지 생겼습니다. 1989년은 이지연에게 KBS와 MBC에서 10대 가수상을 차지하는 영광을 주었지만 노래와 무대, 연예계가 싫어지는 계기가 된 해였지요.


10살 연상 이혼남과
사랑의 도피

껌 테러를 당해도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긴 생머리를 고수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휘발유로 머리를 감던 이지연은 1990년 3집을 발매하면서 숏컷으로 변신했습니다. 그리고 그보다 더 파격적인 소식을 전했는데요. 바로 언더그라운드 가수 '히파이브'의 멤버 정국진과의 깜짝 결혼 소식이었지요. 10살 연상 이혼남과의 결혼은 대중과 부모 모두에게 충격이었고  두 사람은 부모님의 반대에 맞서 미국으로 사랑의 도피를 떠났습니다.

미국에 자리 잡은 후 정국진은 사업을 하고 이지연은 주부로서 가정을 이끌었는데요. 다만 노력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 사이에 아이는 생기지 않았고 결혼 18년 만인 2008년 두 사람은 이혼했습니다. 이후 만난 지 6개월 만에 미국으로 떠나며 결혼한 것에 대해 이지연은 "나는 사랑할 때는 다한다. 그때는 그냥 눈이 뒤집혔다"라며 "연예계, 방송, 유명한 것이 싫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사랑의 도피인 줄로만 알았던 미국에서의 결혼 생활이 사실은 루머에 시달려온 연예계에 대한 도피였던 것이지요.


마흔, 진정한 홀로서기

연예계 생활이 싫어서 떠났지만 큰 인기를 끌며 활동하던 가수가 오랜 시간 사회활동을 하지 않고 주부로 지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요. 그래서인지 이지연은 이혼하기 1년 전인 2007년 프랑스요리학교 르 꼬르동 블루에 진학했습니다. 30대 후반이 되어서야 진정한 홀로서기에 나선 것이지요.

뒤늦게 꿈을 찾은 이지연은 하루 4시간씩 자며 요리 공부에 열중했는데요. 학자금 대출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마흔이 다 된 나이에 레스토랑에 막내로 들어가 허드렛일을 하면서도 늘 즐거운 마음이었지요. 그리고 열정을 가지고 일한 끝에 애틀랜타에서 레스토랑 에어룸 마켓을 운영하며 월 2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유명 셰프가 되었습니다.

이지연의 레스토랑은 바비큐전문점으로 특히 한국식 소스와 퓨전요리들이 호평을 받고 있는데요. 2014년 USA투데이가 선정한 '애틀랜타 톱 6'에 꼽히고 2016년 이터닷컴이 선정한 '미국의 대표적인 바비큐 요리 23'에 소개된 요리 역시 훈제 돼지갈비를 고추장에 양념한 뒤 김치코울슬로를 올린 '스파이시 코리안 포크 샌드위치'입니다. 올해 에어룸 마켓은 푸드네트워크가 선정한 '미국 최고 바비큐 레스토랑 리스트'에 포함되기도 했는데요. 에어룸 마켓을 최고의 바비큐 식당으로 꼽은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좋은 고기에 매콤한 한국식 소스가 별미라고 입을 모아 칭찬했습니다.


힘든 시간 함께 보내며
찾아온 새로운 사랑

이지연이 다소 늦은 나이에도 이처럼 셰프로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데는 지난 아픔을 극복하고 새롭게 시작한 사랑의 힘도 컸습니다. 이지연의 새로운 짝이자 사업 파트너는 꼬 르동 블루에서 요리 공부를 하던 당시 만난 동창 코디 테일러인데요. 이지연은 9살 연하인 코디 테일러에게 의지해 힘든 학업을 마칠 수 있었고 졸업 후 함께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 마음이 잘 맞는다는 점을 알고 결혼까지 골인하게 되었지요.

지난해 이지연과 테일러는 컬리너리 로컬에서 선정한 '애틀랜타 100대 셰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지연에게 테일러는 남편이자 동업자이면서 힘든 시기를 거쳐 함께 성공을 일구어 낸 동지로, 인생의  동반자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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