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 통역 맡은 안현모도 국내파, 동시통역사에게 유학은 필수가 아니다?

기자 출신의 동시통역사 안현모가 KBS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역대급 브레인다운 실력을 자랑했습니다. 북미 정상회담의 방송 보도를 통역해 화제가 된 만큼 MC들은 안현모에게 동시통역에 대한 질문을 이어갔는데요.

특히 안현모는 통역사를 준비한 과정에 대해 "영어는 유학파가 아닌 국내파"라며 "초중고를 모두 한국에서 나왔다"라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습니다. 실제로 안현모는 초중학교는 물론 대원외고와 서울대 언어학과를 졸업한 후 한국외대 통역번역학과 석사를 취득한 국내파 재원입니다.


동시통역사를 꿈꾸다가
보도국 기자가 되기까지

안현모의 경우, 대학원 졸업 직전 교수가 SBS CNBC의 구인 섭외 연락을 받고 안현모를 비롯해 졸업예정자 몇 명을 추천한 덕분에 방송국에서 일하기 시작한 것이 동시통역사로서 첫 번째 업무였는데요. 당시 막 개국한 SBS CNBC는 영어로만 하는 방송이었고 안현모가 맡은 일은 야간에 미국 CNBC 방송 화면을 보고 통역하는 일이었습니다.

아르바이트처럼 시작한 일이었는데 생각보다 업무량이 많았고 대본 작성부터 통역과 진행까지 모두 안현모가 떠맡게 되면서 당시 일은 고되면서도 실력은 부쩍 느는 계기가 되었는데요. 게다가 "한국말도 잘하니까 한국어 방송도 해보라"라는 권유에 SBS CNBC의 한국말 방송도 맡게 되면서 안현모는 이후 SBS 보도국까지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동시통역사를 꿈꾸며 통역번역학과 석사를 취득한 안현모는 우연한 계기로 SBS 보도국의 기자가 되면서 초창기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아나운서국 선배에게 발성을 따로 배워야 할 만큼 전쟁 같은 날을 보냈다고 하는데요. 이후 실력을 쌓아 보도국 선후배들의 인정을 받게 될 즈음 안현모는 진짜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통역보다 한국어 잘하는 게 비결

퇴사한 이후에는 동시통역사로서 보다 본격적으로 일하면서 특히 지난 2018년 빌보드 뮤직 어워드 생중계를 통해 주목받기도 했는데요. 방탄소년단의 수상소감을 끊지 않고 깔끔하게 전달해 시청자는 물론 BTS 팬들 사이에서도 회자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안현모 하면 지난 2월 북미 정상회담 생중계 당시 동시통역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SBS를 퇴사했음에도 불구하고 보도국 선배들은 안현모를 적임자로 여겨 추천했고 안현모 역시 생중계되는 방송 통역의 부담을 안고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스스로를 "통역사로 치면 난 잘하는 통역사가 아니다"라고 밝힌 안현모는 통역사이면서도 기자 출신으로 방송 경험이 많은 덕분에 청자가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말하는 습관 자신의 경쟁력이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북미 정상회담 생중계 당시에도 이 같은 점이 장점으로 작용해 정확한 통역과 더불어 매끄러운 진행으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동시통역사가 되는 길

안현모의 경우에는 다소 특이한 경로를 통해 동시통역사로서 일을 시작했지만 일반적으로 동시통역사가 되는 길은 정해져 있는데요. 안현모처럼 통역번역대학원을 졸업해 꾸준히 트레이닝한 후 졸업시험 친 국제인증시험에 통과하는 것이 첫 번째 관문입니다.

현재 국내에서 통역번역대학원이 개설된 곳은 한국외대를 비롯해 이화여대, 경희대 등이고 특히 대학원 재학 당시 학위 취득을 위한 공부뿐만 아니라 하드 트레이닝을 통해 실제 동시통역을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순차적 통역이 아니라 연사라 말하고 있는 동시에 청중에게 뜻을 전달해야 하는 만큼 언어적인 능력과 더불어 통역을 이어가는 4분이라는 시간 동안 논리적 플로우를 놓치지 않고 따라가는 멀티태스킹 능력이 중요합니다.

때문에 통역번역대학원에서는 숫자를 거꾸로 세는 연상법을 통해 멀티태스킹 연습을 하거나 단어를 기호로 적어 빠르게 번역하는 훈련도 한다고 하는데요. 이외에도 0.1초 간격으로 상대방의 말을 똑같이 따라 하는 섀도잉 연습도 동시통역을 위한 기본적인 훈련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외 유학 필요 없다고?

통역을 위해 외국어 능력은 당연히 기본이 되는 필수요건인데요. 다만 이에 앞서 더욱 중요한 것이 바로 모국어 실력이라고 합니다. 이는 보다 적절한 단어를 선택하고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청중들에게 매끄럽게 통역 내용을 전달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더불어 전문 분야의 통역일 경우 전문가 못지않은 전문지식과 분석력 또한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직에서 일을 하고 있는 대부분의 동시통역사들의 경우 해외 유학이 필수가 아니며 무엇보다 모국어 실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하는데요. 이를 위해서는 훈련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고 하네요.


연봉 2억이라고?

하드 트레이닝을 거쳐 실제 동시통역사로 근무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프리랜서로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최근에는 정부기관이나 기업에서 상시적인 동시통역 프리랜서를 두는 경우도 있어 계약직 프리랜서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완전한 프리랜서와 계약직 프리랜서는 일정 조정이 얼마나 자유로운가의 차이만 있을 뿐 보수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고 하는데요. 동시통역사의 보수는 의사나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 직종들의 보수와 비슷한 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 의사, 변호사의 평균 연봉이 대체로 1억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니 동시통역사도 그에 버금가는 높은 연봉임을 짐작할 수 있는데요. 다만 인지도 있는 유명 통역사의 경우 연봉이 2억 가까이 가는 경우도 있지만 경력이 적은 경우에는 2,000~3,000만 원 선이기도 해 그 편차가 매우 크다고 하네요.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