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예계는 잘 자란 아역출신 배우들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데요. 실제로 최근 종영한 SBS '의사요한'의 여주인공인 이세영, 현재 KBS '녹두전' 주연을 맡고 있는 김소현, TV조선 ‘레버리지:사기조작단’ 방영을 앞두고 촬영 중인 김새론은 모두 아역배우로 데뷔해 주연급 연기자로 성장한 케이스입니다.
다만 모든 아역배우가 성인 연기자로 자리 잡는 것은 아닌데요. 아역의 꼬리표를 떼지 못해 이미지 변신에 실패하고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어린 시절 연기에 도전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꿈이 바뀌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2년 최장수 드라마인 전원일기 역시 수많은 아역과 신인 연기자들이 거쳐갔는데요. 이들 중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성공적으로 제2의 인생을 설계한 이들의 모습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계인 아들 노마
한의사 김태진
최근 SBS예능플러스 '밥은 먹고 다니냐'에서는 '전원일기' 속 이계인의 아들 노마 역을 맡았던 아역 출신 김태진이 등장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날 방송에서 김수미는 전원일기에서 자신의 손녀 복길이로 출연했던 김지영과 대화를 나누던 중 뒤이어 등장한 김태진을 보고 깜짝 놀랐는데요. 24년 전 노마 역을 하던 꼬마가 현재는 한의사가 되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한의사가 되었다는 김태진의 소식에 김수미는 "극 중에서 영특한 캐릭터를 맡았는데 실제로도 공부를 잘한다는 소문이 많았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는데요. 6살의 나이로 EBS 딩동댕유치원을 통해 데뷔한 김태진은 다수 단막극에서 아역배우로 활발히 활동하던 중 초등학교 3학년 때 전원일기에 합류해 1996년까지 연기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다만 김수미의 증언대로 김태진은 학창시절 공부에 재능이 드러나기 시작했는데요. 각종 수학경시대회에서 수상하고 국제수학올림피아드 한국 대표로 선발되는 등 학업에 열중해 결국 2009년 원광대학교 한의과를 졸업하고 한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해 현재는 한의사가 되었습니다. 2009년 졸업과 동시에 공주 지역에 공중보건의로 근무할 때는 전원일기의 노마로 알아보시는 어르신들에게 큰 사랑을 받기도 했다고 하네요.
김용건-고두심 아들 영남이
CEO 김기웅
전원일기 속 김회장네 첫째 손자로, 김용건과 고두심의 큰 아들 영남이 역을 맡은 김기웅의 소식도 특별합니다. 김기웅은 말문이 트이기도 전인 3살 때 엄마와 방송국에 갔다가 원래 출연하기로 한 아기가 우는 바람에 즉석에서 교체되어 전원일기에 출연하게 되었는데요.
이후 무려 15년 동안 영남이로 살던 김기웅은 1996년 11월에 성인 영남이 역의 남성진으로 교체되면서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오랜 방송국 생활로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대학 입시를 준비하며 절에 들어가기까지 한 김기웅은 경영학과에 진학했는데요.
졸업 후에는 대우증권에 입사해 파생상품 트레이더로 활약하다가 2014년 퇴사해 도시락집을 차렸고, 식당을 운영하면서 자영업의 비효율적 시스템을 인지해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사업을 고안했습니다. 여러 식당이 함께 사용해 비용을 낮추는 서비스인 '위쿡'을 고안한 김기웅은 현재 해당 사업을 키워 심플 프로젝트 컴퍼니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창업자들의 시장 조사나 브랜딩을 돕고 창업자가 만든 음식을 유통하는 경로를 심플 프로젝트 컴퍼니는 2016년 연 매출 8억 이상을 달성할 만큼 성공했습니다. 연기자에서 직장인 그리고 사업가로 변신한 김기웅은 창업자 폐업률이 높은 외식 산업 생태계를 바꾸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유인촌 아들 수남이
e스포츠 감독 강현종
김회장네 둘째 아들인 김용식(유인촌)과 고순영(박순천)의 큰 아들 김수남 역을 맡아 1996년 11월부터 2002년 드라마 종영까지 출연한 강현종은 촬영 당시 실제로 군대에 다녀와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1999년 9월 19일 '진짜 사나이'편에서 극중 대학 2학년인 수남이가 군대에 가는 장면이 방영되었고 실제 100일 휴가 나왔을 때는 극중 100일 휴가 나온 수남이로 등장한데다, 이등병으로 군 생활하던 때에는 부대로 면회 오는 장면을 촬영하게 되어 부대의 병장들까지 다 나와 청소를 하는 등 부대가 발칵 뒤집어진 일도 있다고 하네요. 이후 2002년 5월 26일 '아주 오래된 인연'편에서 제대하는 장면이 방영되면서 드라마에 복귀했습니다.
전원일기를 통해 군대까지 다녀온 강현종은 전원일기 종영 후에도 연기활동을 이거갔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고 평소 자신의 재능을 살려 2005년 'MBC 게임 전문 MC 선발대회'에서 해설 위원 부문 우수상을 차지하며 게임 해설자로 데뷔했습니다.
다만 워크래프트 3의 해설을 맡으며 게임 연구를 위해 만든 클랜 소속의 선수들이 다른 사람의 아이디를 사용해 대회 출전권을 얻은 것이 논란이 되면서 경위서를 쓰고 방송계를 떠나는 위기를 겪게 되었는데요. 이후 일반 회사에 취직해서 밤에는 대리운전을 하며 생계를 꾸려가다가 우연히 MBC 게임의 '스타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의 출연이 확정되며 다시 e스포츠의 세계로 돌아왔고 리그오브레전드의 해설자 자리를 노렸습니다.
해설자를 꿈꾸던 그는 우연한 기회에 WCG 2011 한국 대표 선발전에 나갈 팀을 꾸리고 있는 장건웅 선수와 인연이 되어 장선수가 속한 LOL게임단의 감독이 되었습니다. 현재는 한화생명 e스포츠팀의 감독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금동이 아내 이남영
무용학과 교수 조하나
아역 출신은 아니지만 전원일기를 통해 주목받았던 신인배우로 조하나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1991년 KBS 공채 탤런트 14기로 데뷔한 조하나는 전원일기에서 임호가 연기한 금동이의 아내 이남영 역을 맡아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출연했습니다.
특히 전원일기 출연 당시 '심은하 닮은 꼴'로 불리며 단아한 외모가 크게 주목받았는데요. 다만 전원일기 이후 연기 활동을 접고 무용가로 전향해 현재는 무용학과의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무려 국가무형문화제 제27호 승무의 이수자이기도 한 조하나는 지난 2월 방학을 맞아 SBS '불타는 청춘'을 통해 오랜만에 방송에 모습을 드러내 큰 이슈가 되기도 했는데요. 20년 가까운 세월을 역행하듯 변함없는 동안 미모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