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들에게 불합격 통보는 언제나 가슴 아픈 소식이지만 특히 최종면접에서 탈락 소식을 접할 때면 더욱 충격이 클 수밖에 없는데요. 필기시험 합격 후 면접을 준비하며 가졌던 기대와 설렘이 한순간 무너지기 때문이지요.
한편 경쟁률이 높기로 유명한 아나운서 시험에서 공중파 3사 모두 최종 면접까지 올랐다가 불합격한 이력을 가진 스타가 있는데요. 김태희, 이하늬와 더불어 서울대 미녀 삼총사로 불렸다는 스타를 만나봅시다.
국책은행, 마사회, 방송 3사 아나운서까지
프로 취업러
방송 3사 아나운서 시험은 물론 은행과 마사회까지 취업을 위해 수십 장의 이력서를 썼다는 주인공은 바로 방송인 오정연입니다. KBS 전 아나운서로 유명한 오정연의 학창시절 꿈은 발레리나였다고 하는데요. 오정연은 어린 시절 체형교정을 위해 시작한 발레를 학업에 집중하면서 중도 포기했는데요. 이후 고등학교 때 진로를 고민하며 다시 발레에 도전하고 싶었고 반대하는 아버지를 설득하기 위해 '서울대에 들어가겠다'라는 조건을 걸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서울대 사범대학 체육교육과에 입학한 오정연은 발레를 전공했는데요. 재학 당시 김태희, 이하늬와 함께 스키부 동아리를 하며 미녀 삼총사라는 별칭으로 불린 것은 꽤 유명한 일화이지요. 다만 졸업 시기에는 아나운서가 되고자 목표를 변경했고 대부분의 아나운서 지망생들처럼 공중파 3사의 아나운서직에 모두 이력서를 제출했습니다.
놀랍게도 오정연은 방송 3사 아나운서직 필기시험에서 모두 합격 통보를 받았는데요. 경쟁률이 세기로 유명한 공중파 아나운서 시험을 모두 통과한 셈입니다. 다만 최종면접에서 만난 경쟁자들이 너무 쟁쟁했던 탓일까요? 오정연은 최종단계에서 연이어 고배를 마시게 되었는데요.
MBC에서는 나경은, 이하정에 밀려 2년 연속 최종탈락했고 SBS에서는 김주희를 만나 최종탈락하게 되었습니다. KBS에서도 최종탈락 통보를 받은 오정연은 부모님께 더 이상 짐이 되기 싫은 마음에 대기업부터 은행, 마사회까지 닥치는 대로 이력서를 넣고 면접을 보러 다니기도 했는데요.
다양한 분야에 시험을 준비하다 보니 면접 스킬이 늘었고 국책은행에서 합격통보를 받기도 했습니다. 당시 오정연은 아나운서의 꿈을 접고 은행에서 근무할까 생각도 했는데요. 다행히 바로 다음날 KBS에서 합격 통보를 받았고 꿈꾸던 아나운서가 된 것이지요. .
오정연은 KBS의 합격통보를 받기 전 마사회의 최종면접을 보기도 했는데요. 해당 면접에 KBS 면접 때 본 심사위원이 있어 난감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면접을 치른 후 오정연은 KBS 아나운서 시험 결과가 나오기 전 마사회 시험을 본 것이 문제가 되지 않을까 싶어 크게 걱정했다고 하는데요. 이후 오정연이 들은 바로는 해당 심사위원이 '오정연은 KBS될 거니까 마사회는 떨어뜨리자'라고 말했다고 하네요.
어렵사리 합격한 아나운서
포기한 이유는 루머 때문
오정연과 함께 입사한 KBS 32기 아나운서들은 넘치는 끼와 재능으로 KBS의 어벤저스로 불렸는데요. 다만 최송현을 시작으로 전현무, 이지애가 프리를 선언했고 마지막으로 오정연까지 사표를 제출하며 전원 퇴사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오정연의 경우 2013년부터 KBS 7시 뉴스를 진행하는 등 방송국 내에서 능력을 인정받았고 2014년 12월 최초로 퇴사설이 보도됐을 당시 KBS 측이 이를 부인하면서 오정연을 붙잡고 싶어 하는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습니다.
오정연 역시 수차례 최종면접에서 탈락했다가 어렵게 입사했기 때문에 퇴사가 쉬운 결정은 아니었는데요. 최근 오정연은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해 2015년 당시 프리랜서를 선택한 이유를 솔직하게 털어놨습니다.
오정연은 '회사를 나온 이유는 굉장히 복합적이다. 언젠가부터 뉴스를 진행하는 게 힘들어진 계기가 있었다'라며 서장훈과의 이혼을 언급했는데요. 이어 '2012년 이혼을 하면서 기사들이 났었다. 우리는 합의 이혼이었는데 처음 기사가 난 게 내가 소송을 걸었다는 기사였다. 그러면서 루머가 양산됐다.'라고 전했습니다.
또 '그 이후로 뉴스를 진행하는데 "오늘 산불이 났습니다"라고 말할 때 "습니다"하면서 문장 끝맺음이 잘 안될 정도로 힘들었다. 뉴스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나 같은 억울한 사람이 생길 수 있겠구나 싶더라'라며 당시 힘들었던 심경을 고백했습니다.
이처럼 이혼 관련한 루머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던 오정연은 마침 기획사에서 온 제의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도전을 감행한 것인데요. 언론의 오보와 억측으로 피해를 입은 당사자가 되면서 언론인으로서 회의와 과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일을 포기하게 된 것이지요.
재미로 시작했다던 카페
수입이 100 이상?
프리선언 후 연기자로 변신하며 새로운 도전을 해오던 오정연은 한동안 방송에서 모습을 보기 어려웠는데요. 오랜만에 언론의 주목을 크게 받은 계기는 바로 한 장의 사진이었습니다. 해당 사진은 2018년 11월 오정연이 한 행사장 포토라인에 선 모습인데요. 발레 전공답게 평소 마른 체형을 유지하던 오정연이 급작스레 후덕한 모습으로 등장해 이슈가 된 것입니다.
당시 오정연은 11kg이나 체중이 늘어난 상태였는데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까지 차지한 오정연은 자신의 SNS를 통해 '과일주스 가게 알바 하면서 손님들 타 드리고 남은 주스 먹으며 많이 찐 것 같다.'라는 해명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오정연은 구직 사이트를 통해 직접 면접을 보고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이었는데요. 당시 오정연은 연인과의 결별 등의 문제로 무기력과 우울을 겪고 있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평소 하고 싶었지만 용기가 없어 포기했던 일들을 해보고자 도전한 것입니다.
취미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카페 일은 오정연에게 힐링과 보람을 주었는데요. 마침 아르바이트를 하던 카페의 사장님이 가게를 접게 되면서 카페 인수를 제안했고 오정연은 해당 카페를 인수할 목적으로 카페 관리와 운영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다만 해당 카페가 마포구의 좋은 상권에 자리하다 보니 권리금이 워낙 높았는데요. 때문에 오정연은 같은 예산으로 상권이 크지 않은 곳에 자신만의 콘셉트와 개성을 지닌 카페를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겼지요.
한 가지에 꽂히면 파고드는 스타일이라는 오정연은 카페 인수 제의를 받은 지 단 3주 만에 창업을 결정했습니다. 현재는 바리스타 자격증까지 갖추고 실제 자신의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어엿한 사장님이 되었지요.
최근 오정연은 KBS 라디오 '박명수의 라디오쇼'에 출연해 카페 수입을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수입에 대한 질문에 '생각보다 잘 번다.'라며 '매출은 매일 다르다. 최근 10일 중 제일 잘 나온 날은 100만 원 이상'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대 출신에 공중파 아나운서로 탄탄대로만 달릴 것 같은 오정연도 살면서 누구나 겪게 되는 인생의 고비를 몇 차례 겪었는데요. 위기의 순간 힐링을 위해 시작한 카페 아르바이트가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이 된 셈입니다. 전화위복이란 이럴 때 쓰는 말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