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브랜드 무인양품의 성장세가 무섭습니다. 국내에서도 일본 기업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극복하고 승승장구 중인데요. 실제로 2018년 무인양품의 매출은 1378억 원으로 전년대비 25.8% 증가했습니다. 무인양품의 성공은 유행을 타지 않는 간소한 디자인으로 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이 높은 20~30대를 저격한 덕분인데요. 무인양품의 높은 인기에 더불어 이를 벤치마킹한 브랜드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중국과 우리나라가 연이어 내놓은 짝퉁 무인양품의 충격적인 결과를 TIKITAKA와 함께 만나봅시다.
메이드인차이나 인식 바꾼
라이프스타일숍 NOME
무인양품 디자인에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
천하오 대표
NOME는 지난 2017년 광저우에 설립된 브랜드인데요. 설립자는 중국의 대표적인 젊은 CEO로 이전에 이미 KM이라는 남성복 패스트패션 브랜드를 성공시킨 바 있는 천하오 대표입니다.
노미는 주류를 따르지 않겠다는 NO와 자아를 찾는다는 ME가 합쳐진 이름인데요. '과거 익숙했던 방식과 작별하고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모색하라'라는 모토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자 하는 무인양품의 방식과도 매우 유사한데요.
노미 디자이너들과 천하오 대표
실제로 노미 매장을 방문해 보면 무인양품의 분위기가 더욱 물씬 풍깁니다. 노미는 스웨덴의 디자인 오피스에 있는 150여 명의 디자이너들이 제품을 디자인하는데요. 무인양품의 제품들과 표절 이슈가 생길 만큼 간소한 디자인이 무인양품과 흡사합니다. 다만 노미는 스웨덴에서 디자인한 제품을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는데요. 덕분에 중간 유통 마진을 없애 저렴한 가격대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노미는 무인양품급 디자인에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론칭 2년 만에 성공한 브랜드로 자리 잡았는데요. 우리나라 사람들 사이에서도 중국에 가면 반드시 들러야 할 매장으로 꼽히고 있을 정도입니다.
빠링허우 노린 타켓 마케팅
노미는 마케팅 방식 역시 무인양품을 벤치마킹했는데요. 무인양품이 철저한 타겟 마케팅 방식으로 젊은 층을 공략한 것과 같이 노미도 빠링허우 세대를 공략한 것이지요. 빠링허우란 중국에서 1980년대 이후에 태어난 세대를 가리키는 말로 노미의 핵심 소비자층이기도 한데요. 이들은 제품 자체를 넘어 제품에 담긴 스토리와 사회적 이슈나 문화를 연결 짓는 것을 좋아합니다.
때문에 노미는 SNS를 적극 활용하고 노미에 대한 우호적 콘텐츠를 생산해 낼 만한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주력했는데요. 더불어 소비자들의 경험과 의견에 대해 신속하게 피드백하고 제품에 반영하여 만족도를 높이는데도 성공했습니다.
이로써 노미는 론칭 2년도 채 되지 않는 지금 중국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인식 자체를 변화하는 역할을 주도하고 있는데요. 노미의 제품을 접한 사람들이 '중국스럽지 않다.'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은 노미가 무인양품의 짝퉁을 넘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숍으로 확실히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NOME는 되는데 JAJU는 왜?
신세계 정용진 회장이 아낀다는 JAJU
우리나라에도 중국의 노미처럼 무인양품 짝퉁으로 불리는 브랜드가 있는데요. 바로 신세계 그룹에서 야심 차게 내놓은 종합 생활브랜드 JAJU입니다. 자주는 무인양품이나 노미와 마찬가지로 생활용품들을 비롯해 문구류와 옷까지 다양한 상품군을 판매하는 라이프스타일숍인데요.
원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마트의 PB 브랜드였던 '자연주의'를 줄여 자주로 바꾸면서 2012년 새롭게 론칭한 브랜드입니다. 자주는 이마트 매장뿐만 아니라 강남 가로수길에 대규모 플래그십 스토어도 여는 등 신세계 정용진 회장의 정성이 꽤나 들어간 브랜드인데요. 아쉽게도 그 결과는 참혹하기만 합니다.
우리나라 대기업이 일본 기업을 따라 하다니
처음 자주가 등장했을 당시 소비자들의 반응은 충격과 놀라움이었는데요. 제품들의 디자인 요소들이 유사할 뿐만 아니라 초기에는 브랜드 로고까지 무인양품과 흡사하여 짝퉁 논란을 피하기 어려웠습니다. 이에 많은 소비자들은 '대기업이 굳이 일본 기업을 따라 해야 했냐'라는 비난을 쏟기도 했는데요.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온 JAJU와 무인양품 종이백 비교 사진
심지어 무지코리아에서도 '무지가 글로벌 기업에다 디자인이 심플하다 보니 카피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전문 디자이너가 있고 대기업에서 하는 브랜드인데 무지와 유사하게 가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같다.'라며 지적해 왔지요.
다행히 자주는 지난 2016년 온라인몰을 오픈한 이래 오프라인과의 시너지를 통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대기업인 신세계가 주력사업으로 내세운 것에 비하면 저조한 실적이라는 사실은 분명해 보입니다. 게다가 소비자들 사이에는 '간판만 바꿔놓으면 무인양품과 구분이 안 간다.'라고 할 만큼 비슷한 매장 분위기가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왼)무인양품 매장 (오)JAJU 매장
이에 대해 자주는 '자주는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한국적인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메이드 인 코리아다. 무인양품은 대형 가구 위주로 판매를 하는 반면 자주는 소품이나 주방 집기류 등을 판매한다.'라며 차이점을 들어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무인양품 측은 '무인양품이 대형 가구를 중점적으로 판매한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라며 반박했지요.
(왼)무인양품 매장 (오)JAJU 매장
논리적 타당성을 떠나 소비자들 사이에서 자주의 이미지가 일본 브랜드인 무인양품의 짝퉁 수준이라는 점은 명백해 보이는데요. 단순히 벤치마킹을 통해 브랜드를 만들고 저렴한 가격대로 수익을 창출하려는 안일한 생각이었다면 우리나라 대기업의 전략이라고 보기에 처참하기까지 합니다.
신세계가 주장하듯 자주가 우리나라에 증가하는 1인 가구 소비자를 타겟으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숍을 지향한다면 무인양품의 아류를 넘어 진짜 한국형 미니멀 라이프를 찾아주는 브랜드로 성장하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