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상에서는 블루보틀 한국 매장에 길게 늘어서 줄과 공차 일본 매장 앞 긴 줄을 비교하며 '왜 줄 서서 먹는지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유행인데요. 실제로 일본에서 블루보틀은 매장이 5개나 되며 꽤 대중화된 상황이라 매장 앞의 줄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대신 지난 2015년 문을 연 공차 매장 앞에는 길게 늘어선 줄이 눈에 띄는데요. 공차 일본 매장의 높은 매출이 우리나라로 들어온다는 사실 아시나요? 대만 음료로 만 알았던 공차가 우리나라 기업이 되기까지 그 놀라운 사연을 TIKITAKA와 함께 만나봅시다.
남편 직장생활 하소연에
'내가 가게라도 차려서 도와줘야 하나?'
실제로 공차는 대만에 본사를 둔 로열티 타이완이라는 기업에서 만든 음료인데요. 이를 우리나라에 들여온 사람은 놀랍게도 우리나라의 평범한 주부입니다. 당시 20대 후반이었던 김여진은 결혼과 동시에 직장을 그만두고 남편인 마틴 에드워드 베리를 따라 싱가포르에서 지내고 있었는데요. 경단녀이자 전업주부였던 그는 평소 은행에서 일하는 남편이 직장생활의 어려움을 하소연할 때면 '내가 가게라도 하나 차려서 도와줘야 하나'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김여진이 우연히 딸과 함께 싱가포르에 있는 공차 매장을 들르게 되었는데요. 평소 커피를 마시지 않는 김여진은 물론 딸의 입맛에도 딱 맞아 그 맛에 반했다고 합니다. 때문에 막연히 한국에 공차 가맹점 하나만 내서 운영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데요.
한국주부 열정과 남편의 협상력이 만나
대기업을 넘어서다
현실은 쉽지 않았습니다. 이미 우리나라 대기업 몇 군데서 공차 브랜드를 우리나라에 들여오기 위해 눈독 들이는 중이었는데요. 김여진은 본사를 설득하기 위해 싱가포르 매장 40여 개를 모두 방문해 고객 반응을 확인하고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했고 1년여간 설득 작업 끝에 드디어 한국 프랜차이즈 권한을 따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남편인 마틴의 도움이 컸다고 하는데요. 마틴은 영국 국적으로 31살에 글로벌 금융회사인 스탠다드차타드은행 한국법인 최연소 전무를 역임할 정도로 금융계의 전문가입니다. 덕분에 금융시장의 생리를 알고 있는 마틴이 아내의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역할을 한 것이지요. 실제로 김여진은 '남편의 협상력과 함께 한국인 주부라는 점이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 같다'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이후 2012년 4월 홍대점을 연 부부는 한국 매장만의 특별함을 고민했고 딸아이를 위해 무색소와 무방부제 원칙을 내세우면서 공차의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이루어냈습니다.
덕분에 공차는 한국에 들어온 지 2년 만에 가맹점이 200여 개를 넘어서며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다만 매장이 늘어나고 공차의 몸집이 커지면서 김여진 대표는 사업 운영에 부담을 느끼게 되었는데요. 때문에 공차의 인기가 무르익던 2014년 10월, 부부는 전격적으로 공차 코리아를 매각했습니다. 공차 코리아의 새로운 주인은 사모펀드 운용사인 유니슨캐피털로 매각 가격만 340억 원이었지요.
우리나라 브랜드 된 공차,
일본에서 스타벅스보다 높은 인기
이후에도 공차는 국내 390여 개의 매장을 두고 승승장구했는데요. 2016년 공차 코리아의 주인인 유니슨캐피털이 공차 본사인 대만 로열티 타이완을 인수하면서 공차는 우리나라 브랜드로 거듭났습니다. 해외에서 건너온 브랜드가 역으로 한국 브랜드가 되어 세계시장에 뻗어나가게 된 것인데요.
특히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며 점포당 매출이 스타벅스보다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일본 내 공차 매장은 직영점 7개와 가맹점 19개가 운영되고 있는데요. 모든 매장이 높은 매출 실적을 올리고 있는 만큼 공차는 올해 일본에서 20여 개의 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입니다.
육아하며 접한 사업으로
또 한 번 성공신화 쓴 한국 아줌마의 힘
한편 우리나라에 공차를 들여와 성공신화를 만들어낸 김여진 전 공차 코리아 대표는 2016년 다시 한번 새로운 투자 사업에 도전했는데요. 싱가포르에서 육아를 하며 자연스럽게 접한 트램펄린 실내 체육관입니다. 이곳에서 신나게 노는 아들을 보며 우리나라에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한번 사업화를 추진하게 되었는데요.
2016년 4월 경기 용인시 죽전에 1호점을 낸 이후 큰 인기를 끈 '바운스 트램폴린 파크'는 대구 신세계까지 총 5곳이 오픈하면서 큰 인기를 끌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김 전 대표는 바운스 트램폴린 파크를 들여온 지 1년 만에 이를 아이에스동서에 235억 원에 매각하면서 또 한 번 M&A 홈런을 치게 되었습니다.
이후 김여진은 다시 주부로 돌아가 사업하느라 소홀했던 '좋은 엄마'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하는데요. 다만 최근에는 초등학생이 된 아이들 덕분에 문구 사업에 관심이 생겨 제작 중이라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