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CNN에서는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경제적 이유로 연애를 피하고 있다.'라는 주제의 기사를 보도했는데요. 해당 기사에서는 실제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애쓰느라 데이트를 할 시간이나 돈, 감정적 능력이 부족하다'라고 밝힌 인터뷰를 실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얼마큼의 경제적 능력을 가지면 연애를 넘어 결혼까지 넘볼 수 있는 것인지 TIKITAKA와 함께 만나봅시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진행한 결혼관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해당 조사는 만 25~39세 미혼남녀 3,002명을 대상으로 몇 살 정도에 어떤 조건이 갖춰졌을 때 결혼할 것인지에 대해 묻고 대답한 것입니다.
조사에 따르면 미혼 남성의 경우 10명 중 6명 이상이 결혼하기에 적절한 자신의 월급 수준을 300만 원 이상으로 답했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결혼하기 위해 적절한 본인의 소득에 대한 답으로 남성의 42.2%가 300만~400만 원, 18.6%는 400만 원 이상을 선택했습니다. 나머지 29.9%는 200만~300만 원, 3.5%는 100만~200만 원을 택했는데요. 단 5.9%만이 소득은 상관없다고 답했다고 하네요.
그에 비해 여성들은 결혼하기에 적절한 자신의 월급 수준으로 절반 이상인 53.5%가 200만~300만 원을 택했는데요. 이어 300만~400만 원을 택한 여성이 24.4%, 100만~200만 원을 택한 여성이 10.7%로 뒤를 이었습니다. 여성의 경우에도 3.6%만이 소득은 상관없다는 답을 내놓았는데요.
다만 여성들의 경우 74.2%가 결혼 상대방의 소득에 대해 300만 원 이상이어야 한다고 답해 본인의 소득보다 높길 바라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실제로 설문 여성 중 44.3%는 결혼 상대방의 적정 소득으로 300만~400만 원을 선택했는데요. 이어 400만 원 이상을 바라는 여성이 29.9%였고 200만~300만 원은 21.3%, 그 이하는 1.5%에 불과했습니다.
반면에 남성들은 결혼 상대의 소득 수준에 대해 절반가량인 48.8%가 200만~300만 원을 선택하며 본인에게 보다 적은 수준을 택했는데요. 이어 '소득 상관없음'을 선택한 남성도 18.7%로 2순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 외에 100만~200만 원이 17.9%, 300만~400만 원이 11.9%, 400만 원 이상은 2.6%의 순이었습니다.
또 결혼하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나이에 대한 질문에는 남성은 평균 만 32.7세, 여성은 만 31.4세로 남녀 간 격차가 크지 않았는데요. 더불어 결혼하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상황으로 33.2%가 '결혼할 사람이 생기면'을 택했지만 '본인 또는 상대의 직장이 안정되면'이 27.3%, '어느 정도 결혼 자금이 모이면'이 21%, '결혼 생활을 위한 주거 마련이 해결되면'이 16.4%로 뒤를 이으면서 경제적 여건이 갖추어져야 결혼할 수 있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실제로 이번 조사의 응답자 중 18.9%가 미혼 이유에서 주거문제가 차지하는 비율이 90% 이상 수준이라고 답했는데요. 말하자면 많은 젊은이들이 신혼집이 없어서 결혼을 포기한 것입니다.
한편 여러 지자체에서는 결혼 장려를 위해 미혼남녀의 만남을 주선하는 행사를 열고 있기도 한데요. 지난 1월 인천시 서구에서는 약 1천300여 만 원을 투입해 미혼남녀 50명이 참가하는 미팅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일자리를 구하느라 연애를 포기하고 집이 없어서 결혼을 못 한다는 이번 조사에 빗대어 볼 때 결혼 장려를 위한 행사라는 명목이 다소 허황되게 들리는 면이 없지 않아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