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그림 실력으로 유명한 여배우가 7년째 작업하면서도 전시는 열지 않는 이유는?

하정우, 솔비, 구혜선, 이들의 공통점이 떠오르시나요? 바로 연예인이면서 그림을 그리는 작가로 겸업 중인 스타들이라는 점인데요. 보통은 연예인이라는 직업에서 오는 슬럼프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시작했다가 전시회를 열고 작가로서 데뷔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연예인으로서의 인지도 덕분에 작가로서 이름을 알리는 것도 다소 쉬운 편인데요. 하정우나 솔비 등은 그림 가격이 수천만 원을 호가할 정도로 인정받는 작가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뛰어난 그림 실력으로 이미 유명세를 탄 스타가 무슨 이유인지 전시회를 열지 않고 있는데요. 7년째 작업 중인 여배우를 TIKITAKA와 함께 만나봅시다.


직접 연기한 캐릭터 그리며 감정 컨트롤

그룹 샤크라 출신의 배우 정려원은 이제 가수 출신이라는 사실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연기자로서 입지가 다져진 편인데요. 본인만의 연기 색깔을 지닌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가 되었지요.

배우 정려원이 처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건 영화 '김 씨 표류기' 촬영을 끝낸 후인데요. 당시 작품 속에서 정려원은 좁고 어두운 방 안이 세계의 전부인 히키코모리 역을 맡았고 실제로 촬영하는 한 달 반의 시간을 혼자 세트에서 보냈다고 합니다. 심지어 방 안에 있던 소품이며 옷도 전부 정려원 자신의 물건이었다고 하는데요.

영화 김씨 표류기

때문에 작품이 끝난 후에도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았고 후유증이 컸다고 합니다. 그래서 작품 속에서 연기했던 '여자 김 씨' 캐릭터를 직접 그림으로 그려봤다고 하는데요. 작품에서 빠져나오려고 억지로 노력하기보다 오히려 그림을 통해 기억함으로써 감정 컨트롤을 하고 차분히 정리를 한 셈이지요.

'샐러리맨 초한지' 백여치

이 방법은 정려원에게 꽤 도움이 되었는데요. 이어서 '샐러리맨 초한지'의 백여치, '통증'의 동현도 그림으로 남기며 감정 해소를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취미 삼아 그리던 낙서를 본격적인 작업으로 발전시킨 건 2013년부터인데요. 따로 그림을 배운 적은 없지만 미술 선생님이었던 어머니 덕분에 전시를 자주 보고 그림을 자주 접한 것이 도움이 되었다고 하네요.

작업실에서 하루 종일

정려원은 지난 2014년, 국내 최초의 서바이벌 미술 프로그램 '아트스타 코리아'의 진행을 맡으면서 자신의 작업실을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당시 정려원은 평창동 '가나아뜰리에' 한 쪽에 마련된 자신의 작업실에서 거의 살다시피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해당 작업실은 여러 명의 작가들이 공동으로 사용 중인 건물인데요. 그 가운데 '요아나'라는 이름이 붙은 곳이 바로 정려원의 작업실입니다. 방송을 통해 공개된 작업실에는 대형 작품을 포함해 꽤 많은 작품들이 있었는데요.

실제로 정려원은 다양한 형식의 작품을 많이 시도한다고 합니다. 낙서 형식의 페인팅과 펜화를 좋아하지만 다른 방식도 다양하게 활용하는데요. 특히 연기 활동을 통해 받은 영감을 작품에 녹여내기도 한다고 하네요.

메디컬탑팁 촬영 중에는 시체 해부를 참관하고 인간 장기의 색 배치가 참 아름답다는 인상을 받았는데요. 이후 그 색들을 이용해 그림은 그리기도 했습니다.

7년째 작업 중

현재도 정려원은 아티스트로서의 작업을 멈추지 않는데요. 다만 인스타그램을 통해 작업 모습을 간간이 공개할 뿐 공식적으로 작품을 드러내는 일이 없습니다.

사실 정려원이 그림을 막 그리기 시작했을 2012년에는 작품 두 점을 자선경매에 내놓기도 했는데요. 해당 작품은 100만 원대에 팔려 전액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그 뒤로는 전시도 판매도 소식이 없는데요.

2012년 자선경매에 내놓은 작품 두 점

정려원은 이에 대해 완벽함을 추구하는 자신의 성격을 탓하기도 했습니다. 정려원은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일을 계획할 때 불안 지수가 높고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가 엄청나게 큰 편이다. 친구들이 “이쯤 되면 전시 한번 하는 것도 괜찮지 않아?” 그러기도 하는데 “낫 이너프”라고 받아친다. 아마 내 생에 전시는 죽기 전 딱 한 번일 수도 있겠다 싶다.'라고 전했지요.

친구들과 함께 결성한 아티스트 그룹 '드리머스'

더불어 '이름값이 아니라 그림을 업으로 하는 아티스트들이 인정할 만한 작업들로 채워졌을 때 하고 싶다. 예전에 그림에 미쳐서 연기 생각을 아예 안 할 때가 있었는데, 그런 진짜가 쌓였을 때 하고 싶다.'라며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아트스타 코리아'를 통해 공개한 작품
(왼)세월호 당시 추모작품 (오)심은진에게 선물한 작품

스타 출신 아티스트가 아니라 진짜 작가가 되고자 하는 정려원의 바람대로 진짜가 쌓였을 때 보여줄 작가 요아나의 작품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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