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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동안 노량진 떠돌던 취준생이 시험준비 2개월 만에 아나운서 될 수 있었던 비결

tikitaka 2020. 10. 22. 06:43

취준생에게 연애는 사치일까요? 물리적 시간만 따진다면 카톡을 주고받고 데이트하는 시간이 아까울 수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 나은 상대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힘이 생긴다는 점에서 연애와 사랑은 긍정적인 작용이 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3수생 시절 만난 여자친구와 연애를 하면서 대학 입시에 성공한 남자는 취업준비 중 헤어지자는 여자친구의 말에 보다 나은 상대로 나타나 재회하기 위해 노력한 끝에 아나운서의 꿈을 이루었는데요. 합격통보를 받은 직후 "다시 만나자"라고 말한 그에게 돌아온 전 여친의 답변은 무엇이었을까요?

대학입시에 3년, 취업준비에 무려 7년의 시간을 보냈다는 집념의 아이콘은 바로 아나운서 장성규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TV에 나오는 사람', '마이크를 든 진행자'에 대한 막연한 환상과 꿈을 가지고 있었다는 장성규는 소심한 성격 때문에 감히 자신의 직업이라고는 생각하지는 못했는데요.

초등학교 시절에는 통통한 체형으로 인해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까지 더해지면서 사소한 친구들의 장난에도 심각한 상처를 받았고, 오해가 쌓이고 소통이 어려워지면서 왕따를 경험했습니다. 당당하고 나서기 좋아하는 성격이다 보니 왕따 경험에 대한 상처는 더욱 커서 수업시간에 무단이탈하는 등 이상행동을 할 정도였지요.

다행히 중고등학교 시절 차츰 자신의 성격을 되찾으면서 고등학교 때는 전교회장을 맡았고, 전국 만담대회에서 1등을 해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대학입시에 연이어 실패하면서 삼수생이 된 장성규는 또다시 자존감이 하락하기 시작했는데요. 당시 장성규에게 힘이 된 사람이 바로 지금의 아내 유미 씨입니다. 초등학교 동창으로 알고 지내던 두 사람은 같은 교회를 다니며 인연을 이어가던 중이었고, 장성규가 먼저 호감을 가지고 고백했지만 유미 씨에게는 그저 "재밌고 유쾌한 친구"일뿐이었지요.

이에 장성규는 "내가 이미 널 여자로 봤으니 친구처럼 전화는 못 할 것 같다"라고 알린 뒤 3개월 만에 20kg을 감량하고 다시 나타났습니다. 당시 유미 씨는 장성규의 날씬해진 모습보다는 자신을 위해 쉽지 않은 노력을 해준 마음에 감동받았고 오랜 친구의 고백을 받아들여 연인으로 발전했습니다.

여자친구에게 잘 보이기 위해 20kg 감량에 성공한 장성규는 기세를 몰아 같은 해 대학 입시에도 성공했습니다. 서울시립대 경제학과에 입학한 장성규는 여전히 마음 한 켠에 진행에 대한 욕심을 가지고 수업 중 발표 기회가 있을 때면 발표 전 날 직접 대본을 써서 글자 하나하나 곱씹으면서 연습하는 열정을 보였습니다. 덕분에 "아나운서 같다"라는 칭찬을 듣기도 했지만 실제로 아나운서 시험에 도전할 용기는 내지 못했지요.


3수 만에 늦깎이 신입생이 된 장성규는 안정적인 직업을 찾아 공무원 시험에 도전했고 회계사 시험을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목적 없이 '남들이 다 하는' 것을 따라 하는 공부는 결과가 좋을 리 없었고 실패의 경험만 쌓이면서 장성규는 또다시 좌절과 패배감에 찌든 일상을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이때 장성규에게 각성의 계기를 준 것 또한 아내 유미 씨. 유미 씨는 오랜 시간 취업을 준비하면서도 열정과 목표 없이 패배감에 찌들어 있는 남자친구에게 "내가 발목을 잡고 하고 싶은 걸 못 찾게 하는 것 같다"라며 이별을 고했고, 결별 후 자신의 진로에 대해 보다 진솔한 고민을 하게 된 장성규는 오랜 시간 회피해 오던 아나운서의 꿈에 도전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당시 7년째 취준생 생활을 이어가던 장성규가 아나운서 시험에 도전하겠다고 하자 부모님 역시 못 미더워하셨는데요. 어머니의 극심한 반대를 무릅쓰고 누나의 신용카드를 몰래 들고나가 아나운서 아카데미에 등록한 장성규는 아나운서 준비 두 달 만에 MBC의 신입 아나운서 선발 오디션 프로인 '신입사원'에 도전했습니다.


공무원 시험과 회계사 시험 등 공부를 하느라 휴학 기간이 길었던 장성규는 당시 28살 나이에도 대학 졸업이 4학기나 남은 고졸 신분이었고, 이런 상황에서 나이도 학력도 안 보는 해당 오디션은 절호의 기회였지요.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오버를 하다가 수많은 악플을 받기도 했지만 오디션이 진행되는 4개월 동안 장성규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렇기에 최종 관문을 눈앞에 두고 탈락했을 때 좌절감도 컸는데요.

해당 방송의 마지막 촬영분이 방영된 다음날 인생이 끝난 것처럼 좌절한 장성규에게 Jtbc 상무이사의 전화가 왔고, "MBC가 왜 장성규를 떨어트렸을까? 실수한 것 같은데, 나랑 손잡고 MBC에 복수하지 않을래?"라는 입사 제안을 해왔습니다.

절망이 환희로 바뀐 순간, 장성규는 바로 유미 씨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나 취업했으니까 다시 만나자"라며 당당히 고백한 장성규에게 유미 씨는 "아나운서가 돼서 다른 여자도 만나볼 수 있는 환경이 됐으니까 다 만나보고 그래도 내가 좋으면 다시 연락해 줘"라며 의외의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7년 차 취준생에서 아나운서가 되어 돌아온 전 남친에게 '다른 여자도 만나보라'라는 쿨한 답변을 내놓는 여자에게 반하지 않을 남자가 있을까요?

멋진 여자 유미 씨에게 돌아간 장성규는 아나운서로 승승장구했고 2014년 결혼에도 골인했습니다. 현재 두 아들을 둔 아빠이자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활약 중인데요.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 '장성규니버스'를 통해 가족과의 일상을 공개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습니다.

해당 채널을 통해 '아빠육아'에 도전을 시작한 장성규는 평소 SNS를 통해 공개한 다정한 아빠의 이미지와 달리 다소 어설픈 육아 실력으로 웃음을 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아내 유미 씨는 "성규가 육아를 하면 일만 벌이고 수습은 내가 하는 편"이라며 폭로를 덧붙였지요.

한편 장성규는 앞서 유튜브 채널 '워크맨'을 통해 서울대 출신 취준생을 만나 남다른 조언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서울대라는 학력을 대단하게 보는 시선이 부담스러워서 숨기게 된다는 취준생에게 장성규는 서울대니까 좋으시겠다는 질문에 "정말 좋습니다. 서울대라서 이름이 좋은 게 아니라 서울대를 가기 위해 했던 제 노력, 그리고 결국 해낸 제 모습이 좋습니다"라고 답변하라며 의미 있는 조언을 내놓았지요.

입시 실패와 취업 실패를 수차례 겪으며 깊은 패배감에 찌들었다가 다시 자존감을 되찾는 시기를 반복했던 장성규의 현명한 조언은 그야말로 진정성 있는 발언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다만 그의 조언에서 생략된 가장 중요한 취업 성공의 비결 하나를 찾자면 바로 '사랑의 힘'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