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설 제기된 웹툰작가의 과거 사진보다 놀라운 아버지 직업

최근 연예인을 비롯한 스타들 가운데는 학창시절 학교폭력에 가담한 정황이 드러나 큰 타격을 입은 이들이 있습니다. 오래전 과거의 일이라 할지라도 피해자가 여전히 당시의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는 상황에서 대중들은 다른 어떤 과오보다도 학교폭력에 대해 무겁고 단호하게 쓴소리를 내는데요.  

고등학교 시절 사진이 공개된 이후 꾸준히 일진설이 제기되면서 마치 사실처럼 소문이 번지자 결국 본인이 직접 해명에 나선 웹툰작가가 있습니다. 일진설에 대한 그의 답변은 무엇이었을까요?


교과서에 그림 그리는

조용한 아이

동창의 목격담이나 증언이 아니라 과거 사진 속 모습 만으로 수차례 일진설에 휘말린 주인공은 웹툰작가 이말년입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는 이말년의 과거 사진과 함께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소시지빵을 전자레인지에 30초 데워서 시원한 스콜과 함께 드려야 할 것 같은 포스"라는 글이 게재되었고 농담처럼 시작한 이 글에는 수많은 네티즌이 공감하는 입장을 보이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사실인 양 번져나갔습니다.

이에 한 네티즌은 이말년에게 직접 온라인 메시지를 통해 "이말년 일진설 사실인가요?"라는 질문을 했고, 그에 대한 이말년의 답변은 "ㄴㄴ병신좁밥이었음"이라는 다소 과격한 설명. 평소 솔직하고 시원시원한 자신의 성격대로 스스로를 비하하며 답변한 것이지요.

실제로 이말년 작가는 중고등학교 시절 소심하고 조용한 성격의 아이였습니다. 공부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시키니까 해야지'라는 순응적인 태도 덕분에 꽤 좋은 성적을 유지했고, 교과서 구석구석마다 그림을 그리는 반마다 하나씩 있는 조용한 아이였지요. 그렇다고 그림 실력이 뛰어난 편도 아니어서 어른들은 물론이고 주변 친구들에게 "커서 뭐가 될까"라는 걱정을 듣는 편이었는데요.

고등학교 2학년 때 뒤늦게 대학 입시를 준비하면서 막연히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그림 그리기'와 관련된 전공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미술학원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02년 건국대 시각디자인과에 차석으로 입학했지요.


말년병장처럼 살고 싶었던

온라인 폐인

하지만 막상 시각디자인과에 입학해서 마주한 것은 광고학개론, 편집디자인, 컴퓨터편집 등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분야의 학문들.  시각디자인이 뭔지도 잘 모르는 채 입학한 이말년은 결국 그림을 그리지 않는 학사과정에 흥미를 잃었습니다. 그러면서도 학점 3.5를 넘어야 주는 장학금을 받기 위해 늘 상위 성적을 유지했고 전체 6학기 가운데 3학기의 등록금을 면제받았는데요.

시험기간에 벼락치기 공부만 할 뿐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는 아들을 본 이말년의 어머니는 이말년에게 "공장 들어가라. 요즘 강성 노조 있는 공장에 들어가면 평생직장이라더라"라며 아들의 먹고 살 걱정을 대신했습니다. 반면 당시 실제로 제과 공장 라인업 설치 컨설팅 업무를 맡으며 공장 사정을 잘 아는 아버지는 "일단 졸업은 하고 결정해라"라며 아들을 한 번 더 기다려주고 싶어 했지요.

부모님의 걱정을 등에 업고 군대에 다녀온 이말년은 제대 후에도 여전히 복학조차 하지 않고 해가 중천일 때 일어나 새벽까지 인터넷 세상에만 빠져들어 있었습니다. 당시 이말년이 빠져있던 온라인 커뮤니티는 DC인사이드. 이말년이라는 필명 역시 본명 이병건 대신에 DC인사이드에서 대화명으로 사용하던 닉네임인데, 말년병장처럼 인생을 편하게 살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담은 이름입니다.

'폐인모드'로 1년의 휴학 기간을 보낸 이말년은 복학 후 다니기 싫은 학교를 하루라도 빨리 졸업해서 끝내고 싶은 마음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치열하게 준비한 졸업작품전이 끝난 뒤 졸업에 성공한 이말년은 다시 폐인으로 돌아갔지요.


온라인 커뮤니티 덕분에

웹툰작가 데뷔

폐인모드로 돌아간 이말년은 자신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DC인사이드에 직접 그린 만화를 연재하기 시작했습니다. 막연히 "언젠가는 웹툰작가가 되고 싶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대학시절 교수님에게 "네 실력 갖고는 졸업 못한다. 미술학원 1년쯤 다니고 복학해서 졸업 작품 내라"라는 소리까지 들었던 이말년은 자신의 그림 실력으로 먹고 살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고, 단순히 '재미로' 연재를 시작한 것입니다.

말년을 편히 지내고 싶다는 이름 덕분이었을까요? DC인사이드에 8회쯤 연재되었을 무렵 '야후'에서 연락이 왔고 이말년은 얼떨결에 데뷔했습니다. 대학시절 걱정거리가 되던 이말년 특유의 그림체는 '병맛'이라는 수식어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고 의식의 흐름대로 이어간 스토리는 '고난이도 풍자'로 해석되며 공감과 재미를 이끌어냈습니다.

다만 '웹툰작가'라는 직업명만 생겼을 뿐 야후에서 주는 50만 원 내외의 연재비로는 생계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어머니는 "공장이나 다니라"라고 걱정했지만 어렵게 온 기회를 놓치기 싫었던 이말년은 DVD방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연재를 이어갔지요. 다행히 이후 네이버 웹툰으로 소속을 옮긴 후에는 연재에만 집중할 수 있을 정도의 조건이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금수저?

아버지가 과자공장 사장님이라는데

원고료만 월 500~600을 받는다는 네이버 웹툰 소속 작가가 된 이말년에게 어머니가 더 이상 "공장 다녀라"라는 말씀은 하지 않겠지요. 실제로 이말년은 원고료 외에도 광고 외주 작업이나 인터넷 방송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억대 연봉을 벌어들이는 작가가 되었습니다.

사실 이말년 어머니의 '공장행 권유'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기도 합니다. 제과 공장 라인업 설치 컨설팅 업무를 맡아오던 이말년의 아버지가 2010년부터 직접 과자를 제조하는 식품업체를 운영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지요. 이말년의 여동생 이세화의 이름을 딴 업체 '세화식품'은 일명 라면땅으로 알려진 유탕처리 과자를 만들어 판매했는데요.

'삿뽀로 라멘'이라는 이름의 과자로 학교매점 위주로 판매하면서 꽤 인기를 끈 제품이었으나 2011년 터진 후쿠오카 원전 사고 이후 일본 먹거리로 오인받는 바람에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요. 이후 '핫꼬부리'라는 이름으로 재판매를 시작한 해당 과자는 현재 편의점과 마트 등을 통해 판매되고 있습니다.

만약 이말년 작가가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데뷔하는 행운을 맞지 못했다면 지금쯤 핫꼬부리 과자 회사의 후계자 정도가 되었을까요?


초식남의 마음을 사로잡은

홍대 출신 아내

한편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는 꿈을 실현시킨 이말년은 당시 '일'과 '돈'을 행복의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웹툰작가로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1순위였고 그 외에는 온라인 게임 등 원하는 여가시간을 보내면서 에너지를 충전할 뿐이었지요. 그런 초식남에게 찾아온 '사랑'은 인생의 목표를 완전히 바꿔놓았는데요.

그의 인생을 바꾼 이는 지금의 아내 김나영입니다. 이말년보다 1살 연상인 김나영은 홍익대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여러 잡지에 글을 기고하며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했습니다. 그러던 중 모 잡지의 인터뷰 의뢰를 받아 웹툰작가 이말년을 인터뷰했고  초식남 이말년에게 호감을 느껴 먼저 "한번 만나보자"라고 대시했지요.

당시 이말년은 귀찮아서 여자한테 대시도 하지 않는 남자, 그저 자기 자신만을 위하는 '초식남'의 전형이었는데요. 김나영의 적극적인 대시로 연애를 시작했고 함께 자취하던 기안84와 함께 홍대 쪽으로 이사 오게 되면서 김나영이 사는 곳과 가까워져 자연스럽게 자주 만난 것 또한 연애 감정이 깊어지게 된 계기가 되었지요.

그리고 연애를 시작한 지 단 1년인 2011년 11월 결혼까지 골인하게 되었는데, 이 역시 아내 김나영 덕분. 결혼을 결심한 계기에 대해서도 이말년은 "아내가 날 좋다고 했고, 나는 예스맨이야"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일보다 사랑, 돈보다 가족

딸바보 된 남자 이병건

하지만 적극적인 아내의 푸시로 결혼했다는 이말년은 결혼 후 완전히 바뀐 모습입니다. 특히 딸 소영 양에 대한 사랑은 그 어떤 딸바보 아빠들 못지않은데요. 근래에 개인방송 등을 통해 발언한 내용을 보면 인생에서 행복의 기준으로 삼는 것 또한 일과 돈보다는 '가족' 중심인 듯합니다.

최근에는 드라마 '부부의세계'를 본 이후 딸의 행동에 대해 걱정하는 발언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이말년은 자신의 유튜브채널에서 "요즘 소영이가 내 발을 자꾸 끈으로 묶는다"라며 "엄마가 하지 말라고 하면 '우리는 이어져야 해'라면서 계속 그런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이유가 드라마 '부부의세계' 때문인 것 같다면서 "드라마에서 아이가 부모님과 갈라져 사는 내용이 나오지 않나. 그걸 보고 소영이가 불안한 것 같다"라고 밝혔지요.

딸의 말을 듣고 TV를 끄게 되었다는 이말년 작가. 딸의 말과 행동을 이만큼 관찰하고 피드백하는 아빠가 얼마나 될까요? 지금과 같이 가족 중심으로 인생을 설계해 나간다면 그가 꿈꾸는 '말년이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목표는 충분히 실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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