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대개방 브랜드에서 매출 1800억 원 효자상품이 된 건 모두 이 사람 덕분

스포츠 브랜드 업계는 나이키, 아이다스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워낙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 외 브랜드들 사이 경쟁이 매우 치열한데요. 글로벌 브랜드가 브랜드 고유의 창립 스토리와 역사를 지니고 충성도 높은 팬층을 확보한 반면 그 외 브랜드들은 스토리의 부재로 인해 매번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내놓아야 하는 부담도 떠안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6년 국내 토종 스포츠 브랜드 EXR은 15년 만에 사업을 접고 시장에서 철수했는데요. 앞서 2001년 '캐릭터 스포츠'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한 EXR은 2년 만에 매장 100개를 돌파할 정도로 돌풍을 일으킨 바 있기 때문에 브랜드의 추락은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한편 적절한 마케팅 방식으로 위기를 돌파하고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스포츠 브랜드들도 있는데요. 특히 브랜드 이미지를 단번에 바꿔 준 은인 같은 모델들의 일당백 활약이 눈에 띕니다. 촌스러워 보이던 브랜드를 일순간 핫 아이템으로 변신시킨 모델들을 만나봅시다.


프로스펙스 김연아

1981년 출범한 국내 토종 브랜드 프로스펙스는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 올림픽의 공식 후원 업체로 선정되면서 이름을 알리게 되었는데요. 이후 국내 80~90년대 최고의 스포츠 스타들이 프로스펙스를 선택하면서 최고의 스포츠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다만 너무 승승장구한 탓일까요? 1994년 프로스펙스는 역사에 길이 남을 마케팅 실수를 저지르고 마는데요. 당시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가 된 박찬호는 스프링캠프에서 한국 제품인 프로스펙스 스파이크를 신고 싶어 했고 프로스펙스 측에 스프링트레이닝에 신을 스파이크가 필요하니 LA다저스 고유의 푸른색으로 4켤레를 만들어 보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에 프로스펙스는 푸른색이 없다며 검은색 스파이크 한 켤레만 보내주었는데요. 결국 박찬호는 검은색은 신을 수가 없어 스프링캠프에 자사 제품 홍보를 위해 파견되어 있던 나이키와 리복을 신었고 그중 나이키를 선택했습니다.

2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역대급으로 회자되는 기회를 놓친 이후 프로스펙스는 IMF 사태까지 겪으며 휘청거렸고 결국 나이키 등 글로벌 브랜드에 자리를 내주고 말았는데요. 2000년에 들어서 서태지를 광고모델로 기용하며 OOC라는 캐주얼 브랜드까지 론칭해 젊은 층을 겨냥했지만 그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이후 프로스펙스는 10년 가까이 매출 하락을 이어가며 '과거에 유행하던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굳혀지고 있었는데요. 이를 단번에 깬 모델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국민영웅이자 피겨여왕인 김연아입니다. 박찬호와의 실수를 만회하려는 듯 프로스펙스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이후 나이키와의 스폰서십이 끝난 김연아와 재빨리 스폰서십을 체결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2012년 프로스펙스W가 내놓은 일명 '김연아 워킹화'는 하루 1500켤레, 연간 200만 켤레를 팔며 승승장구했는데요. 덕분에 2011년 980억 원이던 워킹화 매출이 김연아 광고 후인 2012년 1400억 원으로 43%.가량 상승했고 2013년에는 매출 1800억 원을 기록하며 다시 30% 이상 증가했습니다.

당시 프로스펙스는 김연아를 모델로 기용하면서 10억 원 이상의 모델료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의류 매출을 제외하고 워킹화 매출 만 단순 계산하더라고 한 달에 20~30억 원은 거뜬하게 넘어서는 수준이니 프로스펙스의 과감한 모델 비용 투자는 대성공인 셈이지요.


푸마 이효리

독일 브랜드 푸마는 1982년 한국에 진출한 이래 1993년 이랜드그룹과 합작하면서 인지도를 높여갔는데요. 특히 2004년 출시한 '스피드캣'이 연 매출 1000억 원을 넘어서면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당시 스피드캣은 20대 젊은 소비자들에게 핫한 패션 아이템으로 등극하면서 연간 10만족 이상 판매를 기록했지요.

더불어 푸마의 스피드캣은 스포츠 브랜드 제품이 패션 아이템으로 인정받은 최초의 브랜드로 기억되기도 합니다. 다만 이후 새롭게 내놓은 제품들이 큰 주목을 받지 못하면서 푸마는 스포츠 브랜드와 패션 브랜드 사이 어정쩡한 위치에서 매출 하락세를 겪게 되었는데요.

2012년 이를 구제해 줄 구세주가 등장했습니다. 바로 슈퍼스타 이효리이지요. 푸마의 모델이 된 이효리는 푸마의 트레이닝복으로 일상 룩은 물론 클럽룩까지 완성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당시 트레이닝복이 운동을 하지 않는 평상시에도 입을 수 있는 룩이라는 인식이 막 퍼져가던 때에 이효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트레이닝복이 특별한 날 꾸며서 입는 옷이라는 새로운 유행을 만들었습니다.

당시 광고모델로서 이효리의 효과는 이미 여러 광고를 통해 입증된 바 있는데요. 삼성 애니콜은 이효리가 모델을 하는 4년 동안 매출이 300% 이상 성장해 광고 종료 후에도 삼성 측에서 이효리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광고를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소주 '처음처럼' 역시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이효리가 광고를 맡은 후 시장점유율이 11%에서 15%로 급성장했는데요. 밥솥업계에서 점유율 2%에 불과했던 리홈의 쿠첸 역시 이효리가 광고를 맡은 이후 시장 점유율이 79%,까지 상승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가수 활동을 접은 채 지난여름 JTBC '캠핑클럽'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이효리가 한국 기업 평판 연구소가 발표한 '9월 예능 방송인 브랜드 평판'에서 브랜드 평판 지수 2위를 차지했다고 하니 이효리의 영향력은 예나 지금이나 어마어마합니다.


리복 안소희

영국 브랜드로 시작해 아디다스에 인수된 스포츠 브랜드 리복은 한국에서 1990년대 초반 신인 배우였던 이종원이 의자를 타고 넘어지는 전설적인 광고에 힘입어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특히 리복 특유의 인스턴트 펌프 농구화는 그 시절 중고생들에게 필수템이었고 나이키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습니다.

다만 9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농구의 인기가 사그라들면서 농구화로 대표되었던 리복의 인기 역시 자연스럽게 하락세를 맞이했는데요. 대중들의 기억에 리복은 '의자광고'와 '과거에 인기 있던 농구화 브랜드' 정도로만 기억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리복을 핫한 패션 아이템으로 만든 모델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2013년 리복 클래식의 광고모델을 맡은 안소희인데요. 베이비 페이스에 길고 쭉 뻗은 8등신 몸매 덕분에 귀여우면서도 건강미 넘치는 스포츠 웨어의 스타일을 잘 소화했고 광고 속 소희가 착장한 제품들은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지난 1985년 출시된 리복 GL6000은 2013년 복고풍 스타일을 재해석해 내놓으면서 일명 '소희 운동화'라는 이름으로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덕분에 리복클래식 라인은 2013년 10월 전년 동기 대비 200% 상승하며 매출에 급 성장을 보였습니다.

더불어 리복은 농구화 이미지를 넘어 젊은층을 겨냥한 패션 아이템으로 이미지 쇄신에 성공했는데요. 이는 앞서 2012년 세계적인 패셔니스타인 미란다커를 모델로 기용했지만 큰 효과를 이어가지 못한 것과 대비해 엄청난 성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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