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기 한 번에 5만 2천 원" 일본에서 난리 난 꽝 없는 복권의 정체

위드코로나의 시대가 성큼 다가왔습니다. 가까운 나라 일본에서는 한걸음 빨리 위드코로나를 준비하고 나섰죠. 지난달 1일 이미 비상사태 선언을 해지했고 이달 들어 도쿄도가 방역을 위해 적용하던 음식점 영업시간제한을 완전히 해제했습니다. 

이처럼 우리나라보다 한발 빨리 진행되고 있는 일본의 위드코로나 전환 열기에 일본의 한 항공사는 '여행복권'이라는 특별한 마케팅 이벤트를 진행해서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뽑기 기계를 통해 비행기 티켓을 받는 것인데, 뽑기 한 번에 5000엔 한화로 약 5만 2천 원인 해당 뽑기 자판기는 일부 지역에서 매진될 정도로 큰 인기입니다. 

복불복으로 목적지가 정해진 비행기 티켓을 뽑는다는 '여행복권' 이벤트를 진행한 곳은 일본의 저가 항공사 피치항공입니다. 코로나로 위축된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키겠다는 목적인데요. 실제로 피치항공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2021년 3월기 결산 295억 엔의 적자를 기록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에 피치항공에서는 행선지를 정하지 않고 추첨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재밌는 콘셉트의 뽑기 행사를 기획했고 지난 8월 오사카에 '뽑기 자판기'를 설치하면서 첫 판매를 실시했습니다. 이후 해당 행사가 '여행복권'이라는 별칭을 달고 SNS 등을 통해 크게 화제가 되자 다른 지역에서도 자판기를 설치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는데요.

뽑기 기계에 길게 늘어선 줄, 일부 매진된 뽑기 기계

성원에 힘입어 도쿄에도 설치된 여행복권 뽑기 기계는 그야말로 대박 흥행에 성공했고 도쿄도 시부야구에 설치된 한 뽑기 기계 1대에서만 2개월 동안 3000개 이상 팔리는 등 완판 행렬까지 이어졌습니다. 

뽑기를 통해 받게 되는 티켓은 도쿄 나리타 공항 출발 훗카이도의 메만베츠, 쿠시로, 삿포로와 오사카, 후쿠오카, 오이타, 나가사키, 미야자키, 가고시마, 오키나와와 이시가키섬 등 일본 내 11개 노선 가운데 무작위로 뽑힌 행선지입니다. 유효기간은 2022년 3월 31일까지인데, 무엇보다 해당 뽑기의 매력은 '꽝'이 없다는 것. 뽑기를 통해 당첨되는 대부분의 비행기 티켓이 뽑기 가격인 5000엔보다 높은 가격인데다 배지 등 소소한 기념품도 포함되어 있어서 금액적으로 손해 볼 일이 없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당겼습니다. 

또 뽑기 캡슐 안에는 여행지에서 수행할 미션이 들어 있어 이를 클리어하고 피치 여행 리뷰 사이트에 게시하면 추첨을 통해 포인트도 지급되는데요. 일본인에게는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일본 현지 여행에 목적지를 무작위로 정해준다는 뽑기의 묘미와 미션수행이라는 재미까지 더해서 국내여행에 대한 매력을 한 층 높인 것이죠. 

이벤트에 참여한 현지 네티즌들은 "국내 여행이 기대되긴 처음이다", "뽑기를 하고 싶어서 여행간다"는 등 무척 만족하는 반응인데요. 위드코로나 열기와 더불어 일본 내 현지여행에 대한 수요가 활발해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한편 피치항공에서는 '여행복권' 외에도 코로나의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자유탑승권' 상품을 개발,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11월 한 달 동안 자사의 33개 국내선 항공기를 자유롭게 탈 수 있는 탑승권을 판매한 것인데요. 코로나 영향으로 항공 수요가 침체한 상황에서 일하면서 휴가도 즐기는 새로운 근무형태인 '워케이션' 수요를 겨냥한 상품이라고. 

두 종류로 나오는 자유탑승권 상품은 2만9천800엔 한화로 약 31만 원짜리 '라이트'와 3만9천800엔 한화로 약 42만 원짜리 '스탠더드'로 나뉩니다. 두 상품의 차이는 자유석인 '라이트'와 달리 '스탠더드' 상품이 지정좌석을 이용하면서 수하물 1개도 무료로 실을 수 있다는 것. 이 같은 자유탑승 상품은 철도 분야에서는 흔하지만 항공업계에서는 무척 드문 형태인데요. 

국내 여행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일본의 저가 항공사가 내놓은 다양한 프로모션이 소비자와 항공업계 모두를 살리는 길이 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